[심층취재] 갈림길에 선 개성공단 사업

입력 2008.09.03 (21:53) 수정 2008.09.03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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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남북 교류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 사업이 갈수록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공장은 계속 완공되고 있지만 인력 충원은 더디고 여러가지 남북간 합의도 이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위기를 맞고 있는 개성공단 문제를 김정환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개성공단 곳곳에서 새 공장을 짓는 공사가 한창입니다.

현재 가동에 들어간 79개의 기업 가운데 두 곳이 증축 공사에 나섰고, 50곳은 신축 공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녹취> 동명한(중소기업 실장) : "중국에 진출한 기업들이 생산 기지를 개성으로 옮기는 기업들이 많습니다."

개성공단의 올해 생산액은 지난달까지 1억 4천 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 늘었습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그렇게 장미빛 만은 아닙니다.

'인력과 3통문제'에 대한 합의를 남북 당국이 무시하고 있어, 조만간 생산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남북은 지난해 정상회담과 총리회담 등을 통해 만 5천 여명 규모의 숙소를 짓기로 합의했고, 당시 정부는 올해 천 백억 원 가량의 예산을 들여 착공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정권이 바뀌고 당국간 대화가 끊기면서, 숙소 문제는 논의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7월 가동에 들어간 한 업체는, 천 팔 백여 명의 인력을 신청했지만 2백 명 남짓 받았을 뿐입니다.

<녹취>정기섭(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 : "각종 고정비용이라든지 남측의 인력들은 다 가 있거든요. 고정비용들 다 나가는 상태에서 아예 사업을 시작을 제대로 못하고 있죠."

이달과 다음달에만 팔 천여 명 가량이, 올해 말까지 2만여 명 정도의 신규 노동력이 필요하지만, 현재로선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개성에서 동원할 수 있는 인력이 바닥나, 개풍군 등 다른 지역에서 데려와야 합니다.

통행과 통신 문제도 진전이 없습니다.

<녹취>이임동(개성공단 기업협의회 국장) : "오전에 한 3~4차례 나올 수 있었는데, 오전에 나올 수 없게 됐습니다. 대신 오후 2시부터 개성에서 서울로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해 총리회담에서 수시 통행과 인터넷 사용에 합의했지만, 말 뿐이었습니다.

특히 새 정부 출범 뒤 군 통신 자재 장비 지원이 이뤄지지 않아 통행은 이전보다 더 불편해졌습니다.

통일부는 이 문제들에 대해 입장을 밝히는 게 적절치 않다며, 인터뷰를 거절했습니다.

지난해 11월부터 운행에 들어간 남북 화물 열차는 개성공단 물동량이 많지 않아 여전히 빈 차로 갔다 빈 차로 돌아옵니다.

실용과 상생 공영을 내세우는 현 정부의 대북 정책이 개성공단을 남북 화해와 협력의 성공적인 현장으로 만들어낼지 주목됩니다.

KBS 뉴스 김정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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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 갈림길에 선 개성공단 사업
    • 입력 2008-09-03 21:22:26
    • 수정2008-09-03 22: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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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남북 교류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 사업이 갈수록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공장은 계속 완공되고 있지만 인력 충원은 더디고 여러가지 남북간 합의도 이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위기를 맞고 있는 개성공단 문제를 김정환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개성공단 곳곳에서 새 공장을 짓는 공사가 한창입니다. 현재 가동에 들어간 79개의 기업 가운데 두 곳이 증축 공사에 나섰고, 50곳은 신축 공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녹취> 동명한(중소기업 실장) : "중국에 진출한 기업들이 생산 기지를 개성으로 옮기는 기업들이 많습니다." 개성공단의 올해 생산액은 지난달까지 1억 4천 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 늘었습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그렇게 장미빛 만은 아닙니다. '인력과 3통문제'에 대한 합의를 남북 당국이 무시하고 있어, 조만간 생산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남북은 지난해 정상회담과 총리회담 등을 통해 만 5천 여명 규모의 숙소를 짓기로 합의했고, 당시 정부는 올해 천 백억 원 가량의 예산을 들여 착공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정권이 바뀌고 당국간 대화가 끊기면서, 숙소 문제는 논의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7월 가동에 들어간 한 업체는, 천 팔 백여 명의 인력을 신청했지만 2백 명 남짓 받았을 뿐입니다. <녹취>정기섭(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 : "각종 고정비용이라든지 남측의 인력들은 다 가 있거든요. 고정비용들 다 나가는 상태에서 아예 사업을 시작을 제대로 못하고 있죠." 이달과 다음달에만 팔 천여 명 가량이, 올해 말까지 2만여 명 정도의 신규 노동력이 필요하지만, 현재로선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개성에서 동원할 수 있는 인력이 바닥나, 개풍군 등 다른 지역에서 데려와야 합니다. 통행과 통신 문제도 진전이 없습니다. <녹취>이임동(개성공단 기업협의회 국장) : "오전에 한 3~4차례 나올 수 있었는데, 오전에 나올 수 없게 됐습니다. 대신 오후 2시부터 개성에서 서울로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해 총리회담에서 수시 통행과 인터넷 사용에 합의했지만, 말 뿐이었습니다. 특히 새 정부 출범 뒤 군 통신 자재 장비 지원이 이뤄지지 않아 통행은 이전보다 더 불편해졌습니다. 통일부는 이 문제들에 대해 입장을 밝히는 게 적절치 않다며, 인터뷰를 거절했습니다. 지난해 11월부터 운행에 들어간 남북 화물 열차는 개성공단 물동량이 많지 않아 여전히 빈 차로 갔다 빈 차로 돌아옵니다. 실용과 상생 공영을 내세우는 현 정부의 대북 정책이 개성공단을 남북 화해와 협력의 성공적인 현장으로 만들어낼지 주목됩니다. KBS 뉴스 김정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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