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사람] 팔순 시인-10대 시인, 시조를 말하다!

입력 2008.09.13 (21:37) 수정 2008.09.13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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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시조, 학창시절 국어 교과서에서 배웠지만 요즘 시조를 짓는 사람은 드물죠.

시조의 부활을 꿈꾸는 팔순의 노시인과 10대 소녀 시인을 조성훈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시조를 노래로 옮긴 이 가곡의 노랫말 기본은 2음절과 3음절.

우리가 흔히 쓰는 우리 말의 최소 단위가 그대로 녹아 나 있습니다.

이처럼 간결하고 아름다운 우리말은 3장 6구라는 시조의 전통적 형식과 잘 맞아떨어져 어느새 노래가락이 되고 흥까지 실리게 됩니다.

우리 민족의 입에서 입으로 시조가 천년을 이어온 까닭도 여기에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시조는 자유시에 비해 고루하고 딱딱하다는 느낌 속에서 그저 옛날 노래로만 기억되고 있습니다.

<녹취> "아까워라 아까워 보배를 모르다니 한국의 혼불인 시조를 버리다니"

반평생 시조 살리기 운동에 힘써 온 노 시인에게 시조는 단순한 옛날 문학이 아닙니다.

그 속엔 반만년 이어져온 우리 민족 고유의 멋과 즐거움이 배어있는 살아있는 문화입니다.

스무해 전 시인이 사재를 털어 시조 잡지를 내고, 백일장을 열어 시조 알리기 운동에 나선 것도 바로 이런 이유때문입니다.

<인터뷰> 유성규(시조 시인) : "예술가의 입장이 아니라 민족의 정기와 국민의 정서를 바로 잡기위한 방법으로서 무엇을 수단으로 쓸까... 그게 시조인 거예요."

<녹취> "내복차림 내 모습이 거울속에 서있다."

13살 소녀 시조 시인의 탄생도 이렇게 시작됐습니다.

7살 때 엄마 손을 잡고 시조 백일장에 나가 상을 받으며 시작된 서윤이의 시조 사랑은 한 권의 동시조집으로 묶여 나왔습니다.

시조 고유의 율격을 고수하되, 자신의 눈높이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만큼을 꾸밈없이 풀어 쓴 서윤이의 시조는, 우리시대에도 얼마든지 어울리는 시조 짓기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서윤(초등6년) : "영어로도 시조를 번역하고 또 다른 외국어로도 시조를 번역해서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에 시조를 알릴 수 있도록 그렇게 하고 싶어요..."

세대와 세대를 넘어 천여년 동안 이어져온 시조의 생명력이 꺼져가고 있는 즈음, 60여년 세월의 간극을 딛고 두 시인은 함께 시조의 부활을 노래합니다.

<녹취> "아이들은 알밤줍고 어른들은 송편빚어 오색과일 차려놓고 차례를 마친뒤엔 식구들 웃음소리가 방안 가득 찬대요"

노래속에 떠오르는 정겨운 풍경처럼, 잃어버린 우리의 시조도 어쩌면 우리곁에 아주 가까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KBS 뉴스 조성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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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와 사람] 팔순 시인-10대 시인, 시조를 말하다!
    • 입력 2008-09-13 21:15:38
    • 수정2008-09-13 21:4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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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시조, 학창시절 국어 교과서에서 배웠지만 요즘 시조를 짓는 사람은 드물죠. 시조의 부활을 꿈꾸는 팔순의 노시인과 10대 소녀 시인을 조성훈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시조를 노래로 옮긴 이 가곡의 노랫말 기본은 2음절과 3음절. 우리가 흔히 쓰는 우리 말의 최소 단위가 그대로 녹아 나 있습니다. 이처럼 간결하고 아름다운 우리말은 3장 6구라는 시조의 전통적 형식과 잘 맞아떨어져 어느새 노래가락이 되고 흥까지 실리게 됩니다. 우리 민족의 입에서 입으로 시조가 천년을 이어온 까닭도 여기에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시조는 자유시에 비해 고루하고 딱딱하다는 느낌 속에서 그저 옛날 노래로만 기억되고 있습니다. <녹취> "아까워라 아까워 보배를 모르다니 한국의 혼불인 시조를 버리다니" 반평생 시조 살리기 운동에 힘써 온 노 시인에게 시조는 단순한 옛날 문학이 아닙니다. 그 속엔 반만년 이어져온 우리 민족 고유의 멋과 즐거움이 배어있는 살아있는 문화입니다. 스무해 전 시인이 사재를 털어 시조 잡지를 내고, 백일장을 열어 시조 알리기 운동에 나선 것도 바로 이런 이유때문입니다. <인터뷰> 유성규(시조 시인) : "예술가의 입장이 아니라 민족의 정기와 국민의 정서를 바로 잡기위한 방법으로서 무엇을 수단으로 쓸까... 그게 시조인 거예요." <녹취> "내복차림 내 모습이 거울속에 서있다." 13살 소녀 시조 시인의 탄생도 이렇게 시작됐습니다. 7살 때 엄마 손을 잡고 시조 백일장에 나가 상을 받으며 시작된 서윤이의 시조 사랑은 한 권의 동시조집으로 묶여 나왔습니다. 시조 고유의 율격을 고수하되, 자신의 눈높이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만큼을 꾸밈없이 풀어 쓴 서윤이의 시조는, 우리시대에도 얼마든지 어울리는 시조 짓기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서윤(초등6년) : "영어로도 시조를 번역하고 또 다른 외국어로도 시조를 번역해서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에 시조를 알릴 수 있도록 그렇게 하고 싶어요..." 세대와 세대를 넘어 천여년 동안 이어져온 시조의 생명력이 꺼져가고 있는 즈음, 60여년 세월의 간극을 딛고 두 시인은 함께 시조의 부활을 노래합니다. <녹취> "아이들은 알밤줍고 어른들은 송편빚어 오색과일 차려놓고 차례를 마친뒤엔 식구들 웃음소리가 방안 가득 찬대요" 노래속에 떠오르는 정겨운 풍경처럼, 잃어버린 우리의 시조도 어쩌면 우리곁에 아주 가까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KBS 뉴스 조성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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