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는 ‘무법천지’

입력 2008.10.05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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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서해가 무법천지로 변해버렸습니다.

불법 조업을 하는 중국 어선들이 우리 어민들을 위협해 해적질을 하는가 하면, 단속 중인 해경을 숨지게하는 사건까지 일어났습니다.

우리 바다에서는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걸까.

3천 톤 급 해경 경비함을 타고 전쟁 아닌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서해 바다에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국토 최서남단 가거도 북서쪽 30km 해상. (3일 오전 11시)

다른 나라 배가 운항 중 멈춰서는 안 되는 구간.

1시간 넘게 서 있다 우리 경비함이 나타나자마자 움직이기 시작한 중국 어획물 운반선이 포착됩니다. 이상 징후입니다.

비상이 걸렸습니다.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고...

결국 검문검색 결정이 내려집니다. 고속 단정에 탑승할 검문 검색 요원들이 속속 집결하고... 무기가 지급됩니다.

불법 어획물 검사와 함께 다른 불법 사항에 대해서도 중점 검문하라는 지시가 내려집니다.
빠른 속도로 중국 배로 다가가는 고속정.

선박 주위를 선회하자 걱정스런 눈빛으로 이쪽을 쳐다보는 중국 선원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별 이상이 없어 보이는 배. 배 측면으로 고속정을 대고 승선을 시도합니다.

<인터뷰> 최유란(경장)

가장 먼저 조타실을 제압하고 선명과 항해일지, 운반물 선원들의 신원을 확인합니다.

리고 이어지는 내부 검색.

선실 하나하나, 배 밑부터 맨 위까지 밀수품 은닉 여부, 밀입국자 탑승 여부 등을 수색합니다.

책상과 옷장까지 뒤지는 정밀 수색입니다.

30여 분 동안 이뤄진 검문검색.

다행히 이상 물품이나 불법 조업 등은 하지 않은 것으로 판명됐습니다.

<인터뷰> 한태찬(경사) : “밀수품 은닉 여부 등을 중점으로 봤습니다.”

해경이 보유하고 있는 가장 큰 경비함인 3000톤 급 3008함이 지난 3일까지 7박 8일 간
검색한 중국 배는 모두 5척.

다행이 별다른 충돌은 없었지만 매번 이번처럼 손쉬운 검문검색이 이뤄지지는 않습니다.

유자망 어선들이 어구를 손질하며 출항 준비를 서두릅니다.

이들 어선들 가운데 중국 어선에 피해를 입지 않은 어선은 단 한척도 없다는 것이 어민들의 말입니다.

먼 바다에서 만나는 중국 어선들은 곧잘 무법자로 변해버린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임한임(선장) : “칼이면 칼 돌이면 돌 병이면 병 막 배로 던집니다...”

최근 많이 잡히고 있는 어종은 조기.

중국에서는 조기가 인기 어종이 아니지만 한국에 수출 할 목적으로 우리 영해에 들어와 싹쓸이 해가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임한임(선장) : “중국배는 45미리나 47~8미리 이렇게 좁은 그물로 다 어장을 하기 때문에 고기가 많이 멸종된다고도 봐야죠.”

유자망 조업을 하고 있는 조성진 선장은 8월 중순 경 제주 서쪽 해역으로 조업을 나갔다 중국 어선들이 그물을 망쳐 낭패를 겪었습니다.

<인터뷰> 조성진(선장) : “무조건 우리 어망 누르고 자르고 우리보다 수가 많으니까... 우리는 한군데 조업하면 배가 7~10척이렇게 되면 자기들은 그 근방에 몇 백 척 있어요. 손대지도 못하고 건들지도 못하고.”

우리 어선이 쳐 놓은 그물을 잘라 가져가버리는 일은 약과에 속합니다.

아예 해적질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인터뷰> 조성진(선장) : “작년에 돈 주라 로프 주라 해서 다 줬잖아요. 어떻게 접근하고 위협했나요? 자기들은 철선이잖아요. 우리는 FRP선이잖아요. 받아버린다고... 돈 안주면 받아버린다고... 해적이랑 똑같죠.”

어민들은 해경에 신고도 해보지만 넓은 바다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받기란 힘든 일입니다.

<인터뷰> 조성진(사장) : “중국 배는 워낙 많고 단속 배는 적고 그러니까 잘 안되더라고요... 그리고 신고하면 뭐합니까. 신고하면 오는 사이에 모든 일 끝나고 그 애들 가버리는데...”

우리 어선에는 레이더가 2대인 경우가 대부분.

조업을 위한 것이 아니고, 만나기만 하면 해를 끼치는 중국 어선들을 빨리 발견해 미리 피하기 위한 것들입니다.

휴어기가 끝나고 지난달 1일부터 중국 유자망 어선들에 대한 조업이 다시 시작된 상황. 불법 어로 작업이 가장 기승을 부리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우리 해경이 희생당하는 사고가 있은 뒤 중국 배들의 조업은 눈에 띄게 감소했습니다.

하지만 오는 16일부터 중국 저인망 어선이 본격적으로 고기잡이에 나서게 되면 다시 불법 조업이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우리나라 배타적 경제수역 안에서 어로 작업을 허가 받은 중국 배는 모두 1900여 척.

이들 배들은 모두 식별이 가능한 허가 번호판을 달고 있습니다.

문제는 허가 받지 않은 불법 중국 어선들.

<인터뷰> 안경민(경장/고속단정장)

지난달 25일 단속 과정에서 사고로 숨진 고 박경조 경위도 허가 받지 않은 불법 어선을 추격하다 변을 당한 경웁니다.

불법 중국 어선은 우리 해경에 적발돼 나포될 경우 4~5천 만원의 벌금을 내야합니다.

지난해까지 2천 만원 정도이던 벌금이 올해 들어 처벌이 크게 강화되면서 중국 어선들의 저항도 더 극렬해지고 있습니다.

대게 우리 해경이 나타나면 도주하기에 바쁘던 과거와는 다른 양상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뷰> 한태찬(경사) : “옆에 같이 조업하는 어선들이 우리가 검열하기 위해 접근을 하면 자기들끼리 무전으로 연락을 해서 옆으로 접근을 못하게끔 그런 방해를 많이 합니다.”

지난달 23일 발생한 중국 어선의 단속 해경 납치, 폭행 사건도 이미 선장이 붙잡혀 제압된 중국 어선에 주변 다른 중국 배들이 합세해 벌어진 일로 과거에는 없던 조직화된 양상을 띠고 있습니다.

전체 단속 건수는 조금씩 감소하고 있지만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 강도는 더욱 세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우리 배타적 경제 수역 경계 근처 흑산도 부근 해상입니다. 중국 어선들은 우리 배타적 경제 수역을 넘나들면서 게릴라 식으로 불법 조업을 일삼습니다.

해경이 희생당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장비에 개선에 대한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단속 고속정에 지급되는 개인화기 들입니다.

가스총은 바람이 강한 바다 위에서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없고, 고무탄이나 발사용 전기 충격기도 파도 등으로 정조준이 어렵습니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삼단봉은 1대 1 대응 무기.

삽이나 낫 등 흉기를 사용하는 중국어선 선원들을 제압할 만한 장비 도입이 시급합니다.

<인터뷰> 강희룡(경장) : “저희가 5명 씩 올라가잖습니까? 그럼 상대방은 2~3배가 된단 말입니다. 그 인원이 한 번에 덤벼버리면 아무리 숙달이 잘 되어 있더라도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그 인원들 한꺼번에 포위할 수 있는 그물총 같은게 있으면 아무래도...”

특히 중국 어선을 나포한 뒤 우리 항까지 호송하는 과정에서는 단 3명의 대원들이 중국 선원 전체를 통제하며 길게는 10시간 넘게 배를 운항해야하기 때문에 위험성이 상존합니다.

가을철 꽃게잡이가 시작된 연평도.

그물 가득 꽃게가 올라옵니다.

지금은 평온해 보이는 이 바다에서 지난달 27일에는 북한 경비정이 함포까지 발사하는 전쟁 같은 상황이 있었습니다.

<인터뷰> 김동원(꽃게잡이 배 선장) : “폭탄 소리가 두 번인가 들렸다고... 그리고 나서는 어제서야 알았지... 어제 안내방송 하더라고...”

중국 어선이 북한 측에 피격된 사고가 있고 난 뒤 중국 어선들이 조업을 많이 중단한 상황.

중국 어선들이 많을 때는 오기조차 겁났던 해역에서 오랜만에 마음 놓고 꽃게를 잡습니다.

하지만 풍어의 기쁨이 언제 중국 어선에 의해 깨질지 알 수 없습니다.

<인터뷰> 김종건(어민) : “여기가 진짜 꽃게 어장터인데 우리는 알면서도 못 온 거예요. 수년간... 여기를 오지를 못했어요. 중국 어선들 때문에... 위험해가지고... 눈으로 일단 위협을 느끼니까...”

북한 영해에서 조업을 하던 중국 어선들은 수시로 우리 영해를 침범합니다.

<인터뷰> 정광철(선장) : “육안으로 봐도 다 보이니까. (아 그정도로 가까이 와요?) 네. 여기서 해경이 쫓아가면 도망가고...”

조업철이 되면 우리 해경 특공대도 쉴 틈이 없습니다.

<인터뷰> 해경 연평도 : “지금 중국 어선이 NLL 안쪽으로 불법 조업하고 있어서 나포하려고 준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최근 더욱 흉포해지고 있는 중국 어선들의 저항을 제압하기 위해 해경은 헬기를 선상에 배치하는 등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인터뷰> 박정수(3008함 함장) : “해경 특공대를 태우고... 헬기를 배에 둬서 입체 작전을 펼칠 계획이다.”

끝없이 펼쳐진 바다.

이 바다 위에서 삶을 가꾸어 가는 어민.

그리고 어민들과 우리 바다를 지키기 위해 불철주야 바다를 살피는 해경 무법천지로 변하는 걸 막기 위해 오늘도 서해에선 전쟁 아닌 전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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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해는 ‘무법천지’
    • 입력 2008-10-05 19:35:30
    취재파일K
<앵커 멘트> 서해가 무법천지로 변해버렸습니다. 불법 조업을 하는 중국 어선들이 우리 어민들을 위협해 해적질을 하는가 하면, 단속 중인 해경을 숨지게하는 사건까지 일어났습니다. 우리 바다에서는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걸까. 3천 톤 급 해경 경비함을 타고 전쟁 아닌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서해 바다에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국토 최서남단 가거도 북서쪽 30km 해상. (3일 오전 11시) 다른 나라 배가 운항 중 멈춰서는 안 되는 구간. 1시간 넘게 서 있다 우리 경비함이 나타나자마자 움직이기 시작한 중국 어획물 운반선이 포착됩니다. 이상 징후입니다. 비상이 걸렸습니다.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고... 결국 검문검색 결정이 내려집니다. 고속 단정에 탑승할 검문 검색 요원들이 속속 집결하고... 무기가 지급됩니다. 불법 어획물 검사와 함께 다른 불법 사항에 대해서도 중점 검문하라는 지시가 내려집니다. 빠른 속도로 중국 배로 다가가는 고속정. 선박 주위를 선회하자 걱정스런 눈빛으로 이쪽을 쳐다보는 중국 선원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별 이상이 없어 보이는 배. 배 측면으로 고속정을 대고 승선을 시도합니다. <인터뷰> 최유란(경장) 가장 먼저 조타실을 제압하고 선명과 항해일지, 운반물 선원들의 신원을 확인합니다. 그 리고 이어지는 내부 검색. 선실 하나하나, 배 밑부터 맨 위까지 밀수품 은닉 여부, 밀입국자 탑승 여부 등을 수색합니다. 책상과 옷장까지 뒤지는 정밀 수색입니다. 30여 분 동안 이뤄진 검문검색. 다행히 이상 물품이나 불법 조업 등은 하지 않은 것으로 판명됐습니다. <인터뷰> 한태찬(경사) : “밀수품 은닉 여부 등을 중점으로 봤습니다.” 해경이 보유하고 있는 가장 큰 경비함인 3000톤 급 3008함이 지난 3일까지 7박 8일 간 검색한 중국 배는 모두 5척. 다행이 별다른 충돌은 없었지만 매번 이번처럼 손쉬운 검문검색이 이뤄지지는 않습니다. 유자망 어선들이 어구를 손질하며 출항 준비를 서두릅니다. 이들 어선들 가운데 중국 어선에 피해를 입지 않은 어선은 단 한척도 없다는 것이 어민들의 말입니다. 먼 바다에서 만나는 중국 어선들은 곧잘 무법자로 변해버린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임한임(선장) : “칼이면 칼 돌이면 돌 병이면 병 막 배로 던집니다...” 최근 많이 잡히고 있는 어종은 조기. 중국에서는 조기가 인기 어종이 아니지만 한국에 수출 할 목적으로 우리 영해에 들어와 싹쓸이 해가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임한임(선장) : “중국배는 45미리나 47~8미리 이렇게 좁은 그물로 다 어장을 하기 때문에 고기가 많이 멸종된다고도 봐야죠.” 유자망 조업을 하고 있는 조성진 선장은 8월 중순 경 제주 서쪽 해역으로 조업을 나갔다 중국 어선들이 그물을 망쳐 낭패를 겪었습니다. <인터뷰> 조성진(선장) : “무조건 우리 어망 누르고 자르고 우리보다 수가 많으니까... 우리는 한군데 조업하면 배가 7~10척이렇게 되면 자기들은 그 근방에 몇 백 척 있어요. 손대지도 못하고 건들지도 못하고.” 우리 어선이 쳐 놓은 그물을 잘라 가져가버리는 일은 약과에 속합니다. 아예 해적질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인터뷰> 조성진(선장) : “작년에 돈 주라 로프 주라 해서 다 줬잖아요. 어떻게 접근하고 위협했나요? 자기들은 철선이잖아요. 우리는 FRP선이잖아요. 받아버린다고... 돈 안주면 받아버린다고... 해적이랑 똑같죠.” 어민들은 해경에 신고도 해보지만 넓은 바다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받기란 힘든 일입니다. <인터뷰> 조성진(사장) : “중국 배는 워낙 많고 단속 배는 적고 그러니까 잘 안되더라고요... 그리고 신고하면 뭐합니까. 신고하면 오는 사이에 모든 일 끝나고 그 애들 가버리는데...” 우리 어선에는 레이더가 2대인 경우가 대부분. 조업을 위한 것이 아니고, 만나기만 하면 해를 끼치는 중국 어선들을 빨리 발견해 미리 피하기 위한 것들입니다. 휴어기가 끝나고 지난달 1일부터 중국 유자망 어선들에 대한 조업이 다시 시작된 상황. 불법 어로 작업이 가장 기승을 부리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우리 해경이 희생당하는 사고가 있은 뒤 중국 배들의 조업은 눈에 띄게 감소했습니다. 하지만 오는 16일부터 중국 저인망 어선이 본격적으로 고기잡이에 나서게 되면 다시 불법 조업이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우리나라 배타적 경제수역 안에서 어로 작업을 허가 받은 중국 배는 모두 1900여 척. 이들 배들은 모두 식별이 가능한 허가 번호판을 달고 있습니다. 문제는 허가 받지 않은 불법 중국 어선들. <인터뷰> 안경민(경장/고속단정장) 지난달 25일 단속 과정에서 사고로 숨진 고 박경조 경위도 허가 받지 않은 불법 어선을 추격하다 변을 당한 경웁니다. 불법 중국 어선은 우리 해경에 적발돼 나포될 경우 4~5천 만원의 벌금을 내야합니다. 지난해까지 2천 만원 정도이던 벌금이 올해 들어 처벌이 크게 강화되면서 중국 어선들의 저항도 더 극렬해지고 있습니다. 대게 우리 해경이 나타나면 도주하기에 바쁘던 과거와는 다른 양상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뷰> 한태찬(경사) : “옆에 같이 조업하는 어선들이 우리가 검열하기 위해 접근을 하면 자기들끼리 무전으로 연락을 해서 옆으로 접근을 못하게끔 그런 방해를 많이 합니다.” 지난달 23일 발생한 중국 어선의 단속 해경 납치, 폭행 사건도 이미 선장이 붙잡혀 제압된 중국 어선에 주변 다른 중국 배들이 합세해 벌어진 일로 과거에는 없던 조직화된 양상을 띠고 있습니다. 전체 단속 건수는 조금씩 감소하고 있지만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 강도는 더욱 세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우리 배타적 경제 수역 경계 근처 흑산도 부근 해상입니다. 중국 어선들은 우리 배타적 경제 수역을 넘나들면서 게릴라 식으로 불법 조업을 일삼습니다. 해경이 희생당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장비에 개선에 대한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단속 고속정에 지급되는 개인화기 들입니다. 가스총은 바람이 강한 바다 위에서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없고, 고무탄이나 발사용 전기 충격기도 파도 등으로 정조준이 어렵습니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삼단봉은 1대 1 대응 무기. 삽이나 낫 등 흉기를 사용하는 중국어선 선원들을 제압할 만한 장비 도입이 시급합니다. <인터뷰> 강희룡(경장) : “저희가 5명 씩 올라가잖습니까? 그럼 상대방은 2~3배가 된단 말입니다. 그 인원이 한 번에 덤벼버리면 아무리 숙달이 잘 되어 있더라도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그 인원들 한꺼번에 포위할 수 있는 그물총 같은게 있으면 아무래도...” 특히 중국 어선을 나포한 뒤 우리 항까지 호송하는 과정에서는 단 3명의 대원들이 중국 선원 전체를 통제하며 길게는 10시간 넘게 배를 운항해야하기 때문에 위험성이 상존합니다. 가을철 꽃게잡이가 시작된 연평도. 그물 가득 꽃게가 올라옵니다. 지금은 평온해 보이는 이 바다에서 지난달 27일에는 북한 경비정이 함포까지 발사하는 전쟁 같은 상황이 있었습니다. <인터뷰> 김동원(꽃게잡이 배 선장) : “폭탄 소리가 두 번인가 들렸다고... 그리고 나서는 어제서야 알았지... 어제 안내방송 하더라고...” 중국 어선이 북한 측에 피격된 사고가 있고 난 뒤 중국 어선들이 조업을 많이 중단한 상황. 중국 어선들이 많을 때는 오기조차 겁났던 해역에서 오랜만에 마음 놓고 꽃게를 잡습니다. 하지만 풍어의 기쁨이 언제 중국 어선에 의해 깨질지 알 수 없습니다. <인터뷰> 김종건(어민) : “여기가 진짜 꽃게 어장터인데 우리는 알면서도 못 온 거예요. 수년간... 여기를 오지를 못했어요. 중국 어선들 때문에... 위험해가지고... 눈으로 일단 위협을 느끼니까...” 북한 영해에서 조업을 하던 중국 어선들은 수시로 우리 영해를 침범합니다. <인터뷰> 정광철(선장) : “육안으로 봐도 다 보이니까. (아 그정도로 가까이 와요?) 네. 여기서 해경이 쫓아가면 도망가고...” 조업철이 되면 우리 해경 특공대도 쉴 틈이 없습니다. <인터뷰> 해경 연평도 : “지금 중국 어선이 NLL 안쪽으로 불법 조업하고 있어서 나포하려고 준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최근 더욱 흉포해지고 있는 중국 어선들의 저항을 제압하기 위해 해경은 헬기를 선상에 배치하는 등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인터뷰> 박정수(3008함 함장) : “해경 특공대를 태우고... 헬기를 배에 둬서 입체 작전을 펼칠 계획이다.” 끝없이 펼쳐진 바다. 이 바다 위에서 삶을 가꾸어 가는 어민. 그리고 어민들과 우리 바다를 지키기 위해 불철주야 바다를 살피는 해경 무법천지로 변하는 걸 막기 위해 오늘도 서해에선 전쟁 아닌 전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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