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일제고사, 팽팽한 찬반…갈라진 학생들

입력 2008.10.15 (08:45) 수정 2008.10.15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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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어제와 오늘, 초중고등학교 학업성취도 평가가 진행되고 있는데요~

전국의 학생들이 동시에 같은 시험을 보는 건 지난 1998년 이후 처음입니다.

정지주 기자, 찬반 논란이 거세죠?

<리포트>

네, 일부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이번 일제고사가 사교육을 가열시키고 학생과 학교를 서열화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시험을 보는 대신 체험학습을 가는가 하면, 등교 거부 시위를 한 학생들도 있었고, 일제고사를 반대하는 촛불문화제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그런가하면, 일각에선 일제고사의 순기능을 얘기하며 학생의 본분을 지키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데요, 논란 속에 치러진 일제고사 첫 날 모습, 살펴봤습니다.

어제 오전, 서울시 교육청 앞입니다. 3~40명의 학생들이 일제고사를 반대한다는 현수막을 들고 등교 거부 시위를 벌입니다.

<현장음> “우리는 시험보는 기계가 아니다. 일제고사 중단하라.”

반대편에선 한 학부모 모임 단체가 학생들에게 학교로 돌아가라고 외칩니다.

<현장음> “여러분들은 학교로 돌아가서 친구들과 일제고사를 치르기 바랍니다.”

어제와 오늘, 전국 초중고등학교 총 1만 1천 80여곳에서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가 치러집니다.

<인터뷰> 심은석(교육과학기술부 학교정책국장) : “우리 학생들이 학력 검토를 정확히 측정해서 우리 교육정책을 수립하거나 학력이 부족한 학생들을 지도하는 그런 자료로 활용하게 될 것입니다.”

이 시험은 지난해까지는 해당 학년의 3%만 시험을 봤지만, 올해는 전체 학생으로 대상이 확대됐습니다. 시험 결과는 학생 개인에게 우수와 보통학력, 기초학력, 기초학력 미달 등 4단계로 통보됩니다.

그러자 일부 학생과 학부모들이, 일제고사는 학생과 학교를 서열화 해 사교육과 경쟁만 심해질 뿐이라며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인터뷰> 정경희(평등교육실현 학부모회 사무국장) : “그거는 딱 한 가지죠. 전국 학생들의 서열화죠. 1등부터 100등까지 너는 몇 등이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드러내서 보여주겠다. 이거예요.”

<녹취> 학생 : “일제고사라는 게 성적순으로 학생들을 줄 세우려고 하는 거잖아요. 줄을 세우는 것부터가 학생들한텐 부담감이 더 크고...”

서울에서는 일제고사에 반대하는 학부모와 학생들이 교실에서 시험을 보는 대신 경기도의 한 식물원을 찾았는데요, 학생들은 일제고사에 대한 부담감을 털어놨습니다.

<녹취> 학생 : “성적이 잘 못 나오거나 다른 친구들보다 못 나오면 엄마들끼리 경쟁하고 비교를 하고... 이해가 안 되고 부담스럽고 그래요. 스트레스 받고...”

학생들을 따라 체험학습에 참여한 학부모들도 일제고사에 불만이 많았는데요.

<녹취> 학부모 : “(전국에서) 똑같은 시험지로 똑같은 날짜에 전체를 다 본다는 것은 지역격차나 또는 경제력에 따라서 학습의 격차가 나는 건데 그런 시험을 애들한테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건 부당하다...”

<녹취> 학부모 : “160억이라는 예산을 이 시험에 쏟아 붓는 게 과연 바른 것이냐, 필요한 부분에 적재적소에 쓰이는 것이 정말로 학생들이 우리나라에서 잘 배우고 정상적으로 교육을 받고 잘 자랄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이 되거든요.”

일제고사 반대를 외치는 학생들의 목소리는 밤 늦게까지 계속됐습니다. 오후 4시 30분 쯤에는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시험지와 문제지 등으로 모자이크 퍼포먼스를 벌였구요, 저녁 6시 30분부터는 청계광장에서 일제고사를 반대하는 촛불문화제가 열렸습니다.

<현장음> “시험만 쳐서 되는 게 아닌데 무조건 시험으로만 판단하려고 하는 게 너무 싫고...”

촛불 문화제에는 학생들과 학부모 뿐 아니라 일제고사에 반대하는 시민들도 참여했습니다.

<녹취> 시민 : “경쟁만 이렇게 됐을 때 아이들은 어디로 가며, 교사들은 또 교사로서 거기서 무슨 보람을 찾겠으며, 부모님들은 허리가 휘게 자책에 빠져야 하고...”

그런가하면 일제고사의 순기능을 외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한 학부모 단체는 일제고사가 교육격차를 줄이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최미숙(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 상임대표) : “이 일제고사를 통해서 차이 나는 원인을 찾아서 학교에다가 행정적 지원을 해서 교육환경을 좋게 만들든지. 아니면 교사부분에도 우수한 교사를 지원해주는 방향으로 해서 오히려 아이들의 사교육비를 오히려 감소시킬 수 있고 교육의 양극화를 해소시킬 수 있다고 저는 더 그렇게 생각을 해요.”

하지만 일제고사가 정말 학생들의 학력격차를 줄일 수 있을지, 일각에서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습니다.

<인터뷰> 임병구(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 : “시험만 봤다고 저희는 의심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일제고사도 그런 오류를 반복하는 게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편 교과부는 이번 시험을 거부한 학생은 전국적으로 188명이며, 시험 거부를 유도한 교사 6명을 징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일제고사가 학생의 학력을 신장시킬 것이다, 아니다 단지 학생들을 무한경쟁 속으로 몰아넣을 뿐이다. 극단으로 갈린 두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데요. 10년 만에 부활한 일제고사가 교육환경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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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어제와 오늘, 초중고등학교 학업성취도 평가가 진행되고 있는데요~ 전국의 학생들이 동시에 같은 시험을 보는 건 지난 1998년 이후 처음입니다. 정지주 기자, 찬반 논란이 거세죠? <리포트> 네, 일부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이번 일제고사가 사교육을 가열시키고 학생과 학교를 서열화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시험을 보는 대신 체험학습을 가는가 하면, 등교 거부 시위를 한 학생들도 있었고, 일제고사를 반대하는 촛불문화제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그런가하면, 일각에선 일제고사의 순기능을 얘기하며 학생의 본분을 지키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데요, 논란 속에 치러진 일제고사 첫 날 모습, 살펴봤습니다. 어제 오전, 서울시 교육청 앞입니다. 3~40명의 학생들이 일제고사를 반대한다는 현수막을 들고 등교 거부 시위를 벌입니다. <현장음> “우리는 시험보는 기계가 아니다. 일제고사 중단하라.” 반대편에선 한 학부모 모임 단체가 학생들에게 학교로 돌아가라고 외칩니다. <현장음> “여러분들은 학교로 돌아가서 친구들과 일제고사를 치르기 바랍니다.” 어제와 오늘, 전국 초중고등학교 총 1만 1천 80여곳에서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가 치러집니다. <인터뷰> 심은석(교육과학기술부 학교정책국장) : “우리 학생들이 학력 검토를 정확히 측정해서 우리 교육정책을 수립하거나 학력이 부족한 학생들을 지도하는 그런 자료로 활용하게 될 것입니다.” 이 시험은 지난해까지는 해당 학년의 3%만 시험을 봤지만, 올해는 전체 학생으로 대상이 확대됐습니다. 시험 결과는 학생 개인에게 우수와 보통학력, 기초학력, 기초학력 미달 등 4단계로 통보됩니다. 그러자 일부 학생과 학부모들이, 일제고사는 학생과 학교를 서열화 해 사교육과 경쟁만 심해질 뿐이라며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인터뷰> 정경희(평등교육실현 학부모회 사무국장) : “그거는 딱 한 가지죠. 전국 학생들의 서열화죠. 1등부터 100등까지 너는 몇 등이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드러내서 보여주겠다. 이거예요.” <녹취> 학생 : “일제고사라는 게 성적순으로 학생들을 줄 세우려고 하는 거잖아요. 줄을 세우는 것부터가 학생들한텐 부담감이 더 크고...” 서울에서는 일제고사에 반대하는 학부모와 학생들이 교실에서 시험을 보는 대신 경기도의 한 식물원을 찾았는데요, 학생들은 일제고사에 대한 부담감을 털어놨습니다. <녹취> 학생 : “성적이 잘 못 나오거나 다른 친구들보다 못 나오면 엄마들끼리 경쟁하고 비교를 하고... 이해가 안 되고 부담스럽고 그래요. 스트레스 받고...” 학생들을 따라 체험학습에 참여한 학부모들도 일제고사에 불만이 많았는데요. <녹취> 학부모 : “(전국에서) 똑같은 시험지로 똑같은 날짜에 전체를 다 본다는 것은 지역격차나 또는 경제력에 따라서 학습의 격차가 나는 건데 그런 시험을 애들한테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건 부당하다...” <녹취> 학부모 : “160억이라는 예산을 이 시험에 쏟아 붓는 게 과연 바른 것이냐, 필요한 부분에 적재적소에 쓰이는 것이 정말로 학생들이 우리나라에서 잘 배우고 정상적으로 교육을 받고 잘 자랄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이 되거든요.” 일제고사 반대를 외치는 학생들의 목소리는 밤 늦게까지 계속됐습니다. 오후 4시 30분 쯤에는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시험지와 문제지 등으로 모자이크 퍼포먼스를 벌였구요, 저녁 6시 30분부터는 청계광장에서 일제고사를 반대하는 촛불문화제가 열렸습니다. <현장음> “시험만 쳐서 되는 게 아닌데 무조건 시험으로만 판단하려고 하는 게 너무 싫고...” 촛불 문화제에는 학생들과 학부모 뿐 아니라 일제고사에 반대하는 시민들도 참여했습니다. <녹취> 시민 : “경쟁만 이렇게 됐을 때 아이들은 어디로 가며, 교사들은 또 교사로서 거기서 무슨 보람을 찾겠으며, 부모님들은 허리가 휘게 자책에 빠져야 하고...” 그런가하면 일제고사의 순기능을 외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한 학부모 단체는 일제고사가 교육격차를 줄이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최미숙(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 상임대표) : “이 일제고사를 통해서 차이 나는 원인을 찾아서 학교에다가 행정적 지원을 해서 교육환경을 좋게 만들든지. 아니면 교사부분에도 우수한 교사를 지원해주는 방향으로 해서 오히려 아이들의 사교육비를 오히려 감소시킬 수 있고 교육의 양극화를 해소시킬 수 있다고 저는 더 그렇게 생각을 해요.” 하지만 일제고사가 정말 학생들의 학력격차를 줄일 수 있을지, 일각에서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습니다. <인터뷰> 임병구(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 : “시험만 봤다고 저희는 의심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일제고사도 그런 오류를 반복하는 게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편 교과부는 이번 시험을 거부한 학생은 전국적으로 188명이며, 시험 거부를 유도한 교사 6명을 징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일제고사가 학생의 학력을 신장시킬 것이다, 아니다 단지 학생들을 무한경쟁 속으로 몰아넣을 뿐이다. 극단으로 갈린 두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데요. 10년 만에 부활한 일제고사가 교육환경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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