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현장] 증시 또 폭락…“백약이 무효”

입력 2008.10.23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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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우리 금융시장이 불안에서 공포로 빠져드는 모습입니다.

코스피지수는 1050선이 무너졌고 코스닥은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환율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1400원대로 올라섰습니다.

경제과학팀 최영철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1>

금융시장이 좀처럼 안정되지 않고 있군요? 우리 주식시장, 바닥이 보이지 않아요?

<답변 1>

네, 주가가 끝을 모르고 추락하면서 코스피지수 하락세가 이젠 1000선도 위협하고 있습니다.

개장부터 1100선이 무너지며 시작한 코스피지수는 한 때 1030선도 뚫렸었는데요.

결국, 80포인트 이상 떨어지며 1049선에서 거래를 마쳤습니다.

3년 3개월 만에 최저치입니다.

코스닥지수도 308.95로 급락하며 지난 97년 코스닥시장이 생긴 이후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코스닥시장에선 지수가 10% 이상 떨어진 상태가 1분 이상 계속될 때 20분 동안 거래가 정지되는 서킷브레이커가 사상 세 번째로 발동되기도 했습니다.

주가 급락으로 오늘 하루 주식시장에서만 46조 원이 사라지면서 우리 주식시장의 시가 총액은 580조 원대로 줄어들면서 1년 전에 비해 반 토막이 났습니다.

시장 대표주인 삼성전자 주가도 3년 3개월 여 만에 50만 원 아래로 떨어진 47만 2천5백 원에 마감됐습니다.

<질문 2>
외환시장에서도 원화 환율이 크게 올랐죠?

<답변 2>
네, 지난 사흘 동안에만 93원 이상 오르면서 1400원 대가 됐는데요.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환율도 급등해 어제보다 1달러에 45원 이상 오른 1408원대까지 치솟았습니다.

외환위기 직후인 98년 9월 이후 10년 1개월 만에 환율이 1400원 대를 넘어섰습니다.

<질문 3>
정부도 시장 안정 대책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는데 그야말로 백약이 무효한 건가요?

<답변 3>
네, 사실 정부도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우리 금융시장으로 전이되는 것을 미리 막기 위해 여러 대책들을 내놨는데요.

정부가 지난 일요일 급하게 내놓은 금융시장 안정대책을 보면, 은행들의 대외 채무에 대해 정부가 천억 달러, 우리 돈 100조 원에 달하는 보증을 서주기로 했고요.

증시 안정책으로 장기 펀드 가입자에게 세제 혜택도 주기로 했습니다.

다음으로 나온 게 건설부분 지원대책, 자금난을 겪고 있는 건설업체로부터 미분양 주택이나 보유 토지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9조 원 안팎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또 투기지역을 단계적으로 해제해 LTV라고 하는 주택담보대출비율과 DTI라고 부르는 총부채상환비율 등 금융 규제가 크게 완화돼 주택 거래를 활성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오늘은 한국은행이 총액한도대출을 9조 원으로 늘려서 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을 좀 더 늘릴 수 있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금융시장 안정에 전혀 약발이 먹히지 않고 있습니다.

아무리 자금을 공급해도 경기가 수축국면에 접어들면서 신용이 줄어들게 돼 생기는 이른바 돈맥경화를 풀지 못하는 것입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의 설명을 들어보시죠.

<인터뷰>김세중(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정부 대책이 주로 유동성 지원 확대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지만 이것이 금융기관 간에 거래 상대방 위험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질문 4>
지금까지 대책들이 사실 먹히지 않는 것은 해외발 악재가 너무 크기 때문 아닐까요?

<답변 4>
네, 세계 금융위기가 확산되면서 위기감에 현금확보에 나선 외국인들은 이달 들어서만 우리 금융시장에서 주식은 4조 원, 채권은 3조 원 어치 넘게 팔았습니다.

또 코스피지수가 1000선도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사실상 현실화되고 있고, 환율도 1400원을 넘어가면서 그야말로 공포감이 우리 금융시장을 지배하는 분위기입니다.

아르헨티나 국가 부도설에 파키스탄 구제금융 신청, 중국의 경제성장률 둔화 등 예상치 못하고 끊임없이 들려오는 해외발 악재도 정부의 시장 안정 대책을 무색하게 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한국은행은 은행에 이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에도 유동성을 공급하는 방법도 검토하고 있는데, 이런 공포감 속에서 실효성에는 여전히 의문이 들고 있습니다.

<질문 5>
문제는 여전히 바닥이 언제인지 알 수 없다는 점 아닙니까? 전망은 점점 나빠지고 있는데요?

<답변 5>
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오늘 국감장에서 내년 성장률이 3%대를 기록할 것이라는 견해를 처음으로 밝혔는데요.

국내외 경제연구기관도 잠재 성장률을 밑도는 3%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는 등 경기 하강이 상당기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일단 내일 한국은행이 발표할 지난 3분기 성장률을 보면 우리 경기 하강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가늠해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문제는 세계 경기 둔화가 본격적인 침체로 이어지는 단계여서 최소한 내년까지는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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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8-10-23 22:4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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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우리 금융시장이 불안에서 공포로 빠져드는 모습입니다. 코스피지수는 1050선이 무너졌고 코스닥은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환율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1400원대로 올라섰습니다. 경제과학팀 최영철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1> 금융시장이 좀처럼 안정되지 않고 있군요? 우리 주식시장, 바닥이 보이지 않아요? <답변 1> 네, 주가가 끝을 모르고 추락하면서 코스피지수 하락세가 이젠 1000선도 위협하고 있습니다. 개장부터 1100선이 무너지며 시작한 코스피지수는 한 때 1030선도 뚫렸었는데요. 결국, 80포인트 이상 떨어지며 1049선에서 거래를 마쳤습니다. 3년 3개월 만에 최저치입니다. 코스닥지수도 308.95로 급락하며 지난 97년 코스닥시장이 생긴 이후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코스닥시장에선 지수가 10% 이상 떨어진 상태가 1분 이상 계속될 때 20분 동안 거래가 정지되는 서킷브레이커가 사상 세 번째로 발동되기도 했습니다. 주가 급락으로 오늘 하루 주식시장에서만 46조 원이 사라지면서 우리 주식시장의 시가 총액은 580조 원대로 줄어들면서 1년 전에 비해 반 토막이 났습니다. 시장 대표주인 삼성전자 주가도 3년 3개월 여 만에 50만 원 아래로 떨어진 47만 2천5백 원에 마감됐습니다. <질문 2> 외환시장에서도 원화 환율이 크게 올랐죠? <답변 2> 네, 지난 사흘 동안에만 93원 이상 오르면서 1400원 대가 됐는데요.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환율도 급등해 어제보다 1달러에 45원 이상 오른 1408원대까지 치솟았습니다. 외환위기 직후인 98년 9월 이후 10년 1개월 만에 환율이 1400원 대를 넘어섰습니다. <질문 3> 정부도 시장 안정 대책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는데 그야말로 백약이 무효한 건가요? <답변 3> 네, 사실 정부도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우리 금융시장으로 전이되는 것을 미리 막기 위해 여러 대책들을 내놨는데요. 정부가 지난 일요일 급하게 내놓은 금융시장 안정대책을 보면, 은행들의 대외 채무에 대해 정부가 천억 달러, 우리 돈 100조 원에 달하는 보증을 서주기로 했고요. 증시 안정책으로 장기 펀드 가입자에게 세제 혜택도 주기로 했습니다. 다음으로 나온 게 건설부분 지원대책, 자금난을 겪고 있는 건설업체로부터 미분양 주택이나 보유 토지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9조 원 안팎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또 투기지역을 단계적으로 해제해 LTV라고 하는 주택담보대출비율과 DTI라고 부르는 총부채상환비율 등 금융 규제가 크게 완화돼 주택 거래를 활성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오늘은 한국은행이 총액한도대출을 9조 원으로 늘려서 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을 좀 더 늘릴 수 있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금융시장 안정에 전혀 약발이 먹히지 않고 있습니다. 아무리 자금을 공급해도 경기가 수축국면에 접어들면서 신용이 줄어들게 돼 생기는 이른바 돈맥경화를 풀지 못하는 것입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의 설명을 들어보시죠. <인터뷰>김세중(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정부 대책이 주로 유동성 지원 확대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지만 이것이 금융기관 간에 거래 상대방 위험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질문 4> 지금까지 대책들이 사실 먹히지 않는 것은 해외발 악재가 너무 크기 때문 아닐까요? <답변 4> 네, 세계 금융위기가 확산되면서 위기감에 현금확보에 나선 외국인들은 이달 들어서만 우리 금융시장에서 주식은 4조 원, 채권은 3조 원 어치 넘게 팔았습니다. 또 코스피지수가 1000선도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사실상 현실화되고 있고, 환율도 1400원을 넘어가면서 그야말로 공포감이 우리 금융시장을 지배하는 분위기입니다. 아르헨티나 국가 부도설에 파키스탄 구제금융 신청, 중국의 경제성장률 둔화 등 예상치 못하고 끊임없이 들려오는 해외발 악재도 정부의 시장 안정 대책을 무색하게 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한국은행은 은행에 이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에도 유동성을 공급하는 방법도 검토하고 있는데, 이런 공포감 속에서 실효성에는 여전히 의문이 들고 있습니다. <질문 5> 문제는 여전히 바닥이 언제인지 알 수 없다는 점 아닙니까? 전망은 점점 나빠지고 있는데요? <답변 5> 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오늘 국감장에서 내년 성장률이 3%대를 기록할 것이라는 견해를 처음으로 밝혔는데요. 국내외 경제연구기관도 잠재 성장률을 밑도는 3%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는 등 경기 하강이 상당기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일단 내일 한국은행이 발표할 지난 3분기 성장률을 보면 우리 경기 하강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가늠해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문제는 세계 경기 둔화가 본격적인 침체로 이어지는 단계여서 최소한 내년까지는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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