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내기 골프는 도박죄” 확정 판결

<앵커 멘트>

내기 골프는 도박죄일까, 아닐까.

법원 내부에서도 엇갈린 판결이 나와 논란이 됐었는데 대법원이 도박죄가 맞다는 확정 판결을 내렸습니다.

김준범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55살 선 모 씨 등 4명은 전국의 골프장을 돌며 이른바 '내기 골프'를 즐겼습니다.

핸디캡을 정해 한 타에 50만 원에서 백만 원을 승자에게 주고, 별도로 전반전과 후반전 우승자에게 각각 5백만 원과 천만 원을 상금으로 주는 방식이었습니다.

판돈이 크다 보니 경기 한 번에 한 사람이 많게는 1억 4천여 만원을 잃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지난 2002년부터 2년 동안 선 씨 등이 친 내기 골프는 30여 차례, 전체 판돈은 8억여 원이었습니다.

상습 도박 혐의로 기소된 선 씨 등은 그러나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운동 경기는 경기자의 실력이 승패에 지배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도박이 아니라는 판단이었습니다.

재판부는 또 내기 골프가 도박이라면 박세리 선수와 박지은 선수가 상금을 걸고 경기를 하는 경우도 도박에 해당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내기 골프가 과연 도박인지 아닌지, 뜨거운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이 판결에 대해 대법원이 3년여 만에 최종 판단을 내렸습니다.

대법원은 "골프는 실력에 대한 의존도가 높긴해도 실력만으로 결과를 정확히 예측하기는 힘들다"며 "경기 결과를 확실히 예측할 수 없고 그 결과를 한 쪽이 지배할 수 없을 때는 도박죄가 성립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도박죄를 규정한 것은 정당한 근로에 의하지 않은 재물의 취득을 처벌함으로써 경제에 관한 도덕 법칙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내기 골프를 화투 등의 도박과 달리 취급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못박았습니다.

KBS 뉴스 김준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