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성분 든 식품 나돈다

입력 2001.03.05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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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식품원료로 쓸 수 없는 물질로 만든 차나 다이어트 식품이 시중에 대량 유통되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마약류의 원료 물질로 만든 식품까지 공공연히 팔리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기동취재부 전종철 기자입니다.
⊙기자: 50여 가지의 건강보조식품을 생산하고 있는 한 제약회사입니다.
이 회사의 대표적인 생산품인 마시는 차입니다. 다양한 성분의 한약재가 재료로 사용됐습니다.
이 가운데 주성분인 반하와 황련은 식품원료로 사용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또 다른 제품입니다. 이 제품에는 마황이라는 마약류 원료물질까지 사용됐습니다.
⊙제약회사 본부장: 체크 못한 우리 담당직원과 나의 무지에 대해서는 우리가 책임져야죠.
⊙기자: 이게 식품원료로 사용돼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모르셨냐 이거죠?
⊙기자: 요즘 많이 팔리는 술 깨는 음료와 다이어트 식품입니다.
여기에도 금지된 원료가 사용됐습니다.
⊙한권우(식약청 기동단속반): 이 회사의 경우 식품원료로 사용할 수 없는 원료를 사용하여 한 30여 종 제품을 만들었습니다.
⊙오동열(국립서울정신병원 정신위생과장): 장기간 상시 복용하는 경우에는 심장에 영향을 주어서 빈혈이나 부정맥을 야기할 수 있겠고 또 정신기능에 영향을 주어서 불안과 초조감을 유발할 수 있겠습니다.
⊙기자: 이런 건강보조식품들은 중간 도매상을 통해 전국에 대량으로 유통되고 있습니다.
서울 시내 한 약국입니다. 조제실 안에는 마약류 원료물질이 든 식품이 놓여 있습니다.
약국 주인은 이 식품을 감기약 등 의약품으로 팔아왔습니다.
⊙약국주인: 감기증상에 목이 아프거나 가라앉을 때 주죠. 허가 났다는데요?
⊙기자: 이 같은 식품은 일부 한약방에서는 한약재로 쓰였습니다.
⊙전현수(식약청 기동단속반): 식품이 허가를 다류로 받아서 이렇게 (한약으로) 둔갑합니다.
⊙기자: 문제는 유통되어서는 안 될 이런 식품들이 행정당국의 승인을 받아 공공연히 팔려왔다는 데 있습니다.
식품제조 승인을 책임지고 있는 시청 담당자는 식품제조와 관련된 서류를 받으면서 최소한의 검사나 서류확인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조만호(천안시청 위생과): 일단 보고는 받아주거든요.
⊙기자: 보고 받아서 서랍속에 넣어둡니까?
⊙조만호(천안시청 위생과): 일부 제품을 검토 못한 건 제 책임입니다.
⊙기자: 보고서에 금지된 원료가 기재됐는데도 수십 가지 식품을 줄줄이 통과시켰습니다.
담당자는 물론 계장과 과장도 시민건강과 관련된 서류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는 얘기입니다.
⊙이 영(식약청 식품안전과): 유통식품 같은 경우에는 기초자치단체에 업무가 편중되어 있어 가지고 단속의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자: 식품안전관리의 최전선에 놓인 지방자치단체가 오히려 시민건강의 사각지대로 남아 있습니다.
KBS뉴스 전종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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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약 성분 든 식품 나돈다
    • 입력 2001-03-05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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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식품원료로 쓸 수 없는 물질로 만든 차나 다이어트 식품이 시중에 대량 유통되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마약류의 원료 물질로 만든 식품까지 공공연히 팔리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기동취재부 전종철 기자입니다. ⊙기자: 50여 가지의 건강보조식품을 생산하고 있는 한 제약회사입니다. 이 회사의 대표적인 생산품인 마시는 차입니다. 다양한 성분의 한약재가 재료로 사용됐습니다. 이 가운데 주성분인 반하와 황련은 식품원료로 사용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또 다른 제품입니다. 이 제품에는 마황이라는 마약류 원료물질까지 사용됐습니다. ⊙제약회사 본부장: 체크 못한 우리 담당직원과 나의 무지에 대해서는 우리가 책임져야죠. ⊙기자: 이게 식품원료로 사용돼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모르셨냐 이거죠? ⊙기자: 요즘 많이 팔리는 술 깨는 음료와 다이어트 식품입니다. 여기에도 금지된 원료가 사용됐습니다. ⊙한권우(식약청 기동단속반): 이 회사의 경우 식품원료로 사용할 수 없는 원료를 사용하여 한 30여 종 제품을 만들었습니다. ⊙오동열(국립서울정신병원 정신위생과장): 장기간 상시 복용하는 경우에는 심장에 영향을 주어서 빈혈이나 부정맥을 야기할 수 있겠고 또 정신기능에 영향을 주어서 불안과 초조감을 유발할 수 있겠습니다. ⊙기자: 이런 건강보조식품들은 중간 도매상을 통해 전국에 대량으로 유통되고 있습니다. 서울 시내 한 약국입니다. 조제실 안에는 마약류 원료물질이 든 식품이 놓여 있습니다. 약국 주인은 이 식품을 감기약 등 의약품으로 팔아왔습니다. ⊙약국주인: 감기증상에 목이 아프거나 가라앉을 때 주죠. 허가 났다는데요? ⊙기자: 이 같은 식품은 일부 한약방에서는 한약재로 쓰였습니다. ⊙전현수(식약청 기동단속반): 식품이 허가를 다류로 받아서 이렇게 (한약으로) 둔갑합니다. ⊙기자: 문제는 유통되어서는 안 될 이런 식품들이 행정당국의 승인을 받아 공공연히 팔려왔다는 데 있습니다. 식품제조 승인을 책임지고 있는 시청 담당자는 식품제조와 관련된 서류를 받으면서 최소한의 검사나 서류확인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조만호(천안시청 위생과): 일단 보고는 받아주거든요. ⊙기자: 보고 받아서 서랍속에 넣어둡니까? ⊙조만호(천안시청 위생과): 일부 제품을 검토 못한 건 제 책임입니다. ⊙기자: 보고서에 금지된 원료가 기재됐는데도 수십 가지 식품을 줄줄이 통과시켰습니다. 담당자는 물론 계장과 과장도 시민건강과 관련된 서류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는 얘기입니다. ⊙이 영(식약청 식품안전과): 유통식품 같은 경우에는 기초자치단체에 업무가 편중되어 있어 가지고 단속의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자: 식품안전관리의 최전선에 놓인 지방자치단체가 오히려 시민건강의 사각지대로 남아 있습니다. KBS뉴스 전종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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