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맞는 여성 많다

입력 2001.03.0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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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 여성상담기관에 지난해 걸려온 상담 전화 중에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 것이 가정폭력 상담이었다고 합니다.
지난 98년 가정폭력방지법이 제정됐고 또 예전에 비해서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여성들이 크게 늘어났지만 가정폭력은 오히려 점차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정폭력 문제를 윤성도 프로듀서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서울의 한 가정폭력상담센터, 20년 동안 남편의 폭력에 시달려왔다는 한 40대 주부와 전화통화를 했습니다.
신혼 때부터 별다른 이유 없이 계속 되어 온 남편의 구타를 견디다 못한 피해자는 최근 이곳에서 피신을 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피해자 주부: 때려서 피가 나야 멈추는 상황까지 갑니다. 보리차를 담아 냉장고에 넣었는데 그 병을 꺼내서 제 얼굴을 쳤어요.
⊙기자: 신변의 위협을 느낀 피해자는 지난해에 두 번씩이나 파출소를 찾아갔지만 별다른 도움을 받지 못했습니다.
⊙피해자 주부: 맞아서 눈에 멍이 시커멓게 들어서 갔는데 진단서 끊어서 아저씨 고발하세요. 그러면 고발했다고 (남편한테) 더 맞잖아요.
⊙기자: 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주부의 3분의 1 가량이 가정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그 폭력의 양상도 점차 가혹해 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을 때 가정안에서 해결하라고 돌려보내는 경우가 절반 가까이 돼 가정폭력에 대한 경찰의 태도는 아직까지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문자(서울 여성의 전화 회장): 살인이 날 수도 있는 얘기죠, 그런데 그것을 가정 안에서 일어났기 때문에 살인미수라는 걸 또 생각도 못하고 경찰들이 그냥 그건 고소장을 제출해라, 진단서를 제출해라 그러면서 그냥 편의적으로 수사를 하기 때문에 그 가해자가 가정으로 돌아갔을 때 어떻게 되겠어요?
⊙기자: 이러한 가정폭력은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문제입니다.
프랑스의 경우 최근 여성 10명 가운데 한 명은 배우자의 폭력에 시달리고 있고 보름마다 세 명의 여성이 배우자의 폭행으로 목숨을 잃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러시아에서도 매년 1만 2000명 가량의 여성이 남편에게 맞아 숨지고 있습니다.
최근 프랑스에서는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여성을 보호하기 위해 60여 곳의 기숙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98년 가정폭력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을 제정한 우리나라에서는 폭력 정도가 심한 경우 유치장에 구금시키는 등 가정폭력 행위의 사법적 제재를 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가정폭력에 대한 처벌 강화는 물론 가정폭력은 분명히 범죄행위라는 경찰과 사법기관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이문자(서울 여성의 전화 회장): 가정폭력이 법까지 제정할 정도로 사회적인 문제라는 인식이 경찰한테 아직 부족한 것은 사실이에요.
그래서 앞으로 그것은 적극적인 교육과 홍보에 따라서 많이 나아지리라고 생각이 듭니다.
⊙기자: KBS뉴스 윤성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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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맞는 여성 많다
    • 입력 2001-03-06 20:00:00
    뉴스투데이
⊙앵커: 한 여성상담기관에 지난해 걸려온 상담 전화 중에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 것이 가정폭력 상담이었다고 합니다. 지난 98년 가정폭력방지법이 제정됐고 또 예전에 비해서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여성들이 크게 늘어났지만 가정폭력은 오히려 점차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정폭력 문제를 윤성도 프로듀서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서울의 한 가정폭력상담센터, 20년 동안 남편의 폭력에 시달려왔다는 한 40대 주부와 전화통화를 했습니다. 신혼 때부터 별다른 이유 없이 계속 되어 온 남편의 구타를 견디다 못한 피해자는 최근 이곳에서 피신을 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피해자 주부: 때려서 피가 나야 멈추는 상황까지 갑니다. 보리차를 담아 냉장고에 넣었는데 그 병을 꺼내서 제 얼굴을 쳤어요. ⊙기자: 신변의 위협을 느낀 피해자는 지난해에 두 번씩이나 파출소를 찾아갔지만 별다른 도움을 받지 못했습니다. ⊙피해자 주부: 맞아서 눈에 멍이 시커멓게 들어서 갔는데 진단서 끊어서 아저씨 고발하세요. 그러면 고발했다고 (남편한테) 더 맞잖아요. ⊙기자: 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주부의 3분의 1 가량이 가정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그 폭력의 양상도 점차 가혹해 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을 때 가정안에서 해결하라고 돌려보내는 경우가 절반 가까이 돼 가정폭력에 대한 경찰의 태도는 아직까지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문자(서울 여성의 전화 회장): 살인이 날 수도 있는 얘기죠, 그런데 그것을 가정 안에서 일어났기 때문에 살인미수라는 걸 또 생각도 못하고 경찰들이 그냥 그건 고소장을 제출해라, 진단서를 제출해라 그러면서 그냥 편의적으로 수사를 하기 때문에 그 가해자가 가정으로 돌아갔을 때 어떻게 되겠어요? ⊙기자: 이러한 가정폭력은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문제입니다. 프랑스의 경우 최근 여성 10명 가운데 한 명은 배우자의 폭력에 시달리고 있고 보름마다 세 명의 여성이 배우자의 폭행으로 목숨을 잃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러시아에서도 매년 1만 2000명 가량의 여성이 남편에게 맞아 숨지고 있습니다. 최근 프랑스에서는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여성을 보호하기 위해 60여 곳의 기숙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98년 가정폭력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을 제정한 우리나라에서는 폭력 정도가 심한 경우 유치장에 구금시키는 등 가정폭력 행위의 사법적 제재를 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가정폭력에 대한 처벌 강화는 물론 가정폭력은 분명히 범죄행위라는 경찰과 사법기관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이문자(서울 여성의 전화 회장): 가정폭력이 법까지 제정할 정도로 사회적인 문제라는 인식이 경찰한테 아직 부족한 것은 사실이에요. 그래서 앞으로 그것은 적극적인 교육과 홍보에 따라서 많이 나아지리라고 생각이 듭니다. ⊙기자: KBS뉴스 윤성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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