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미군기지 주변 ‘기름 오염’ 심각

<앵커 멘트>

서울 시내 미군기지 주변 4곳의 토양과 지하수가 기름에 심각하게 오염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특히 2001년 발생한 기름 탱크 균열 사고가 난 뒤 미군이 정화작업을 마친 녹사평역 일대에서는 아직도 기름에 오염된 지하수가 나오고 있습니다.

김민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미 8군 기지 근처의 녹사평역 일대입니다.

이곳 만 천 7백 여제곱미터 땅속에 흐르는 지하수가 기름에 심각하게 오염된 것으로 서울시 조사결과 나타났습니다.

이 곳을 포함해 용산구 남영동 캠프킴 주변과 동작구 대방동 캠프 그레이, 용산구 동빙고동 유엔사 부지 등 미군 기지 주변 4곳의 토양과 지하수 오염 면적이 만 6천 여㎡에 달합니다.

특히, 미 8군기지와 캠프킴은 아직 반환 전 기지여서 기지 내의 오염지역까지 파악해 합칠 경우 전체 오염면적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기름 오염이 확인된 4곳 가운데 녹사평역 일대는 지난 2001년 미 8군 기지의 지하 기름탱크 균열로 오염된 뒤 미군 측이 정화작업을 완료했다고 밝힌 곳입니다.

하지만 서울시는 지난해에도 이 지역에서 오염된 지하수 3백 톤을 뽑아내고 부유 기름 15리터를 제거했습니다.

<인터뷰> 곽영시(서울시 지하수관리팀장) : "아마도 땅속에 남은 오염된 기름 성분이 빗물 등에 씻겨서 지하수로 흘러드는 것 같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지난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21억 여 원을 들여 미반환기지 주변의 오염지역에서 부유기름과 오염된 지하수를 제거했습니다.

정화비용 부담과 관련해 서울시는 한미주둔군지위협정 규정에 따라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놓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지난 2007년 반환된 캠프그레이와 유엔사 부지는 국방부에서 올 연말부터 정화작업을 시작하면 정화 과정을 수시로 점검할 방침입니다.

KBS 뉴스 김민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