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3차례 신고 전화 묵살…4명 사상

입력 2009.02.25 (07:04) 수정 2009.02.25 (07:3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경찰의 신고를 묵살해 4명이 죽거나 다쳤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협박에 시달리던 피해자가 세 차례나 전화했지만 경찰은 끝내 출동하지 않았습니다.

보도에 지형철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14일 오전. 서울의 한 주택에서 일어난 화재로 4명이 죽거나 다쳤습니다.

방화로 드러난 이 사고는 경찰이 적절하게 대응만 했더라면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는 지적을 낳고 있습니다. 불이 나기 5시간 전인 새벽 한 시, 51살 김 모씨가 애인인 이 모 여인을 찾아와 만나주지 않는다며 행패를 부립니다.

<녹취> 이웃주민(목격자): "집을 다 때려 부쉈어. 문을 부숴가지고 자기 마음대로 문을 땄는데, 그 여자가 막 살려달라고..."

경찰은 김씨를 연행했고 경범죄 스티커를 발부했습니다.

이내 풀려난 김씨는 새벽 3시 반쯤 이 여인에게 전화를 걸어 집에 불을 지르겠다고 협박합니다.

<인터뷰> 이 씨 지인(당시 현장에 있었음): "마지막 경고다. 내가 지금 휘발유를 가지고 가니 빨리 피해라. 그래서 제가 더 밖에 있었어요. 뺏어도 밖에서 뺏는 게 나으니까."

생명의 위협까지 느낀 이 씨는 새벽 3시 57분부터 연달아 3차례에 걸쳐 지구대에 신고 전화를 걸었습니다.

<인터뷰> 이00(음성변조): "세 번째 마지막에 통화했을 때, 사람 <경찰>을 보내준대요. 집 앞으로. 집을 왔다갔으니까,아니까"

그러나 경찰은 끝내 출동하지 않았고 김씨는 휘발유를 뿌려 이씨 집에 불을 질렀습니다.

경찰은 2번의 신고전화는 기록조차 하지 않았고 피해자 측에서 올 필요가 없다고 해서 출동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해당 지구대 관계자들에 대한 내부 감찰에 착수했습니다.

KBS 뉴스 지형철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경찰, 3차례 신고 전화 묵살…4명 사상
    • 입력 2009-02-25 06:35:14
    • 수정2009-02-25 07:31:50
    뉴스광장 1부
<앵커 멘트> 경찰의 신고를 묵살해 4명이 죽거나 다쳤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협박에 시달리던 피해자가 세 차례나 전화했지만 경찰은 끝내 출동하지 않았습니다. 보도에 지형철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14일 오전. 서울의 한 주택에서 일어난 화재로 4명이 죽거나 다쳤습니다. 방화로 드러난 이 사고는 경찰이 적절하게 대응만 했더라면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는 지적을 낳고 있습니다. 불이 나기 5시간 전인 새벽 한 시, 51살 김 모씨가 애인인 이 모 여인을 찾아와 만나주지 않는다며 행패를 부립니다. <녹취> 이웃주민(목격자): "집을 다 때려 부쉈어. 문을 부숴가지고 자기 마음대로 문을 땄는데, 그 여자가 막 살려달라고..." 경찰은 김씨를 연행했고 경범죄 스티커를 발부했습니다. 이내 풀려난 김씨는 새벽 3시 반쯤 이 여인에게 전화를 걸어 집에 불을 지르겠다고 협박합니다. <인터뷰> 이 씨 지인(당시 현장에 있었음): "마지막 경고다. 내가 지금 휘발유를 가지고 가니 빨리 피해라. 그래서 제가 더 밖에 있었어요. 뺏어도 밖에서 뺏는 게 나으니까." 생명의 위협까지 느낀 이 씨는 새벽 3시 57분부터 연달아 3차례에 걸쳐 지구대에 신고 전화를 걸었습니다. <인터뷰> 이00(음성변조): "세 번째 마지막에 통화했을 때, 사람 <경찰>을 보내준대요. 집 앞으로. 집을 왔다갔으니까,아니까" 그러나 경찰은 끝내 출동하지 않았고 김씨는 휘발유를 뿌려 이씨 집에 불을 질렀습니다. 경찰은 2번의 신고전화는 기록조차 하지 않았고 피해자 측에서 올 필요가 없다고 해서 출동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해당 지구대 관계자들에 대한 내부 감찰에 착수했습니다. KBS 뉴스 지형철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