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보험 가입 운전자도 사고 내면 처벌”

입력 2009.02.26 (21:57) 수정 2009.02.26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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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자동차 종합보험 가입자가 교통사고를 내 상대방이 중상을 입어도 중대 과실만 없다면 현행법은 처벌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위헌이라는 헌재 결정이 나왔습니다.

최서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대학생 조모 씨는 지난 2004년 대낮에 도로를 건너다 승용차에 치였습니다.

15시간 뇌수술 사투 끝에 목숨은 건졌지만 몸 반쪽이 마비됐습니다.

반면 앞을 제대로 보지 않고 운전하다 사고를 낸 이모 씨는 보험으로 사건을 처리하고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았습니다.

<인터뷰>문한식(변호사) : "식물인간이 돼서 평생 불구로 지내는 사람들을 형사처벌도 전혀 하지 않고 보험료만 주면 돼 버리고..."

현행법은 사고 운전자가 자동차 종합보험 가입자일 경우, 과속과 음주운전 등 큰 잘못이 없으면 기소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조 씨는 이 법 조항에 대해 헌법소원을 냈고, 헌법재판소가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식물인간이 되거나 평생 불구로 살아야 할 경우 불법성이 사망사고와 비슷한데도 책임을 묻지 않는 건 평등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교통사고율이 OECD 회원국 중 매우 높은데도 이런 면책조항 때문에 오히려 부주의 운전이 늘고 사고처리는 보험사에만 맡기는 풍조까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해당 법률조항이 당장 오늘부터 효력을 잃게 되면서 종합보험 가입자가 중대한 과실 등으로 중상을 입힐 경우 형사처벌 대상이 됩니다.

KBS 뉴스 최서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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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헌재 “보험 가입 운전자도 사고 내면 처벌”
    • 입력 2009-02-26 21:07:10
    • 수정2009-02-26 22: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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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자동차 종합보험 가입자가 교통사고를 내 상대방이 중상을 입어도 중대 과실만 없다면 현행법은 처벌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위헌이라는 헌재 결정이 나왔습니다. 최서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대학생 조모 씨는 지난 2004년 대낮에 도로를 건너다 승용차에 치였습니다. 15시간 뇌수술 사투 끝에 목숨은 건졌지만 몸 반쪽이 마비됐습니다. 반면 앞을 제대로 보지 않고 운전하다 사고를 낸 이모 씨는 보험으로 사건을 처리하고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았습니다. <인터뷰>문한식(변호사) : "식물인간이 돼서 평생 불구로 지내는 사람들을 형사처벌도 전혀 하지 않고 보험료만 주면 돼 버리고..." 현행법은 사고 운전자가 자동차 종합보험 가입자일 경우, 과속과 음주운전 등 큰 잘못이 없으면 기소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조 씨는 이 법 조항에 대해 헌법소원을 냈고, 헌법재판소가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식물인간이 되거나 평생 불구로 살아야 할 경우 불법성이 사망사고와 비슷한데도 책임을 묻지 않는 건 평등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교통사고율이 OECD 회원국 중 매우 높은데도 이런 면책조항 때문에 오히려 부주의 운전이 늘고 사고처리는 보험사에만 맡기는 풍조까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해당 법률조항이 당장 오늘부터 효력을 잃게 되면서 종합보험 가입자가 중대한 과실 등으로 중상을 입힐 경우 형사처벌 대상이 됩니다. KBS 뉴스 최서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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