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도 신고 묵살…70대 노인 동사

입력 2009.02.28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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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얼마 전 경찰이 방화 협박신고를 묵살해 4명이 죽거나 다쳤다는 뉴스를 전해드렸는데요, 이번에는 119가 구조요청 전화를 두 차례나 그냥 넘겨 70대 노인이 동사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양성모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달 22일, 밤 11시쯤.

친구들과 술을 마신 71살 최동근 씨는 귀갓길을 잘못 들어섰습니다.

허허 벌판에서 길을 잃은 최 씨는 119를 찾습니다.

<녹취> 119 당시 녹취 : " (네, 남양주 소방서입니다.) 내각리 앞에서 내렸는데 어딘지 모르겠 어요. 벌판에 나와서 헤매고 있어요. 아이고 영 못 찾겠어요.(그러니까 잘 생각하셨다가 집으로 들어가세요, 편안하게. 딸깍!)"

최씨는 7시간쯤 뒤 다시 구조요청을 합니다.

<녹취> 119 당시 녹취 : "어딘지를 모르고 제가 이러고 있는데, 저 좀 구해주세요. (선생님이 모른다 그러시면 저희도 모르죠,어떻게 알아요) 하우스, 하우스 중간에 와있어요. 여기가 개천가 같아요. (큰 건물같은 거 보시고 전화주세요.)"

아침 10시, 최씨는 인근 주민에 의해 동사한채 발견됐습니다.

신고전화를 받았던 소방서는 최씨가 구조를 기다린 사실을 알았지만 딱히 방법이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녹취> 남양주 소방서 고위직 :"거기에 지형이 수만 동의 비닐하우스가 있다는 얘기죠. 그럼 비닐하우스 어디에 가서 (구조)를 하느냐는 거죠."

소방서는 오히려 숨진 최씨를 탓했습니다.

<녹취> 남양주 소방서 고위직 : "숨이 넘어가는 듯한 목소리의 다급함 이라든가...근데 그런 다급함을 느끼게 해주지를 않더라는거죠."

유족들이 항의했지만 소방서 측은 비슷한 상황이 또 벌어져도 똑같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KBS 뉴스 양성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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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9도 신고 묵살…70대 노인 동사
    • 입력 2009-02-28 07: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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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얼마 전 경찰이 방화 협박신고를 묵살해 4명이 죽거나 다쳤다는 뉴스를 전해드렸는데요, 이번에는 119가 구조요청 전화를 두 차례나 그냥 넘겨 70대 노인이 동사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양성모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달 22일, 밤 11시쯤. 친구들과 술을 마신 71살 최동근 씨는 귀갓길을 잘못 들어섰습니다. 허허 벌판에서 길을 잃은 최 씨는 119를 찾습니다. <녹취> 119 당시 녹취 : " (네, 남양주 소방서입니다.) 내각리 앞에서 내렸는데 어딘지 모르겠 어요. 벌판에 나와서 헤매고 있어요. 아이고 영 못 찾겠어요.(그러니까 잘 생각하셨다가 집으로 들어가세요, 편안하게. 딸깍!)" 최씨는 7시간쯤 뒤 다시 구조요청을 합니다. <녹취> 119 당시 녹취 : "어딘지를 모르고 제가 이러고 있는데, 저 좀 구해주세요. (선생님이 모른다 그러시면 저희도 모르죠,어떻게 알아요) 하우스, 하우스 중간에 와있어요. 여기가 개천가 같아요. (큰 건물같은 거 보시고 전화주세요.)" 아침 10시, 최씨는 인근 주민에 의해 동사한채 발견됐습니다. 신고전화를 받았던 소방서는 최씨가 구조를 기다린 사실을 알았지만 딱히 방법이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녹취> 남양주 소방서 고위직 :"거기에 지형이 수만 동의 비닐하우스가 있다는 얘기죠. 그럼 비닐하우스 어디에 가서 (구조)를 하느냐는 거죠." 소방서는 오히려 숨진 최씨를 탓했습니다. <녹취> 남양주 소방서 고위직 : "숨이 넘어가는 듯한 목소리의 다급함 이라든가...근데 그런 다급함을 느끼게 해주지를 않더라는거죠." 유족들이 항의했지만 소방서 측은 비슷한 상황이 또 벌어져도 똑같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KBS 뉴스 양성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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