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워낭소리’의 여운

입력 2009.03.04 (07:07) 수정 2009.03.04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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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유표 해설위원]

입소문이 무섭다고 한 것은 바로 이를 두고 한 말이 아닌가 싶습니다.

다큐멘터리 독립 영화 ‘워낭소리’가 개봉한지 46일 만에 전국 200만 관객을 돌파했습니다.

지난 달 15일 개봉한 뒤 입소문을 타고 차츰 인기를 끌더니 이제는 200만 관객을 넘어 연일 신기록 행진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전국 7개 상영관에서 개봉했지만 지금은 308개 극장에서 상영되고 있고 2주째 박스 오피스 1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독립영화 ‘워낭소리’가 이처럼 롱런에 성공하며 주목받는 이유가 어디 있을까요?

‘워낭소리’는 한적한 시골 마을의 팔순 노부부와 마흔 살 된 늙은 소의 이야기를 가슴 뭉클하게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노인과 소의 아름다운 우정과 진솔한 삶, 애잔한 이별을 통해 오늘날 각박한 대도시에서는 느낄 수없는 정서를 아름다운 영상으로 담아냈습니다.

영화 속 잊혀져가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과 향수는 중·장년 층, 노년 층 뿐만 아니라 젊은이들 까지도 스크린 앞으로 끌어들였습니다.

‘워낭소리’는 저질 상업 영화가 활개 치는 마당에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탄탄한 기획으로 감동을 안긴 모처럼 만의 수작입니다.

적은 제작비와 소수의 개봉관 등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고 200만 관객을 돌파한 것은 상업영화의 천만 명 돌파와 맞먹는 성과로 평가됩니다.

순수 제작비와 배급 비용을 모두 합쳐 2억 원을 투자한 ‘워낭소리’는 지금까지 120억 원이 넘는 수익을 올렸습니다.

해외에서도 관심을 보여 해외 진출까지 타진하고 있습니다.

‘워낭소리’의 성공은 독립영화를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를 만들었습니다.

참신한 기획과 콘텐츠로 승부한다면 저예산 영화라도 얼마든지 상업영화를 능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워낭소리’ 한편의 성공 신화가 독립영화 전체의 성공으로 이어지기는 그리 쉽지 않아 보입니다.

다양성과 예술성을 추구하는 독립영화에 대한 지원 프로그램이 올부터 대폭 없어지거나 축소됐기 때문입니다.

독립영화계의 숙원인 ‘다양성 영화 복합 상영관’ 건립은 무산됐고 시네마테크 지원 사업은 절차가 까다로워 졌습니다.

다행히 이번 ‘워낭소리’의 성공으로 독립영화 정책 전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고무적이 아닐 수 없습니다.

독립영화의 존재는 문화의 다양성 확보와 발전을 위해 필수적입니다.

참신한 아이디어와 작가 정신으로 무장한 연출자들의 산실이자 수원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2, 제3의 ‘워낭소리’가 들리도록 정책적인 배려와 지원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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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워낭소리’의 여운
    • 입력 2009-03-04 06:25:36
    • 수정2009-03-04 07:20:18
    뉴스광장 1부
[홍유표 해설위원] 입소문이 무섭다고 한 것은 바로 이를 두고 한 말이 아닌가 싶습니다. 다큐멘터리 독립 영화 ‘워낭소리’가 개봉한지 46일 만에 전국 200만 관객을 돌파했습니다. 지난 달 15일 개봉한 뒤 입소문을 타고 차츰 인기를 끌더니 이제는 200만 관객을 넘어 연일 신기록 행진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전국 7개 상영관에서 개봉했지만 지금은 308개 극장에서 상영되고 있고 2주째 박스 오피스 1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독립영화 ‘워낭소리’가 이처럼 롱런에 성공하며 주목받는 이유가 어디 있을까요? ‘워낭소리’는 한적한 시골 마을의 팔순 노부부와 마흔 살 된 늙은 소의 이야기를 가슴 뭉클하게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노인과 소의 아름다운 우정과 진솔한 삶, 애잔한 이별을 통해 오늘날 각박한 대도시에서는 느낄 수없는 정서를 아름다운 영상으로 담아냈습니다. 영화 속 잊혀져가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과 향수는 중·장년 층, 노년 층 뿐만 아니라 젊은이들 까지도 스크린 앞으로 끌어들였습니다. ‘워낭소리’는 저질 상업 영화가 활개 치는 마당에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탄탄한 기획으로 감동을 안긴 모처럼 만의 수작입니다. 적은 제작비와 소수의 개봉관 등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고 200만 관객을 돌파한 것은 상업영화의 천만 명 돌파와 맞먹는 성과로 평가됩니다. 순수 제작비와 배급 비용을 모두 합쳐 2억 원을 투자한 ‘워낭소리’는 지금까지 120억 원이 넘는 수익을 올렸습니다. 해외에서도 관심을 보여 해외 진출까지 타진하고 있습니다. ‘워낭소리’의 성공은 독립영화를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를 만들었습니다. 참신한 기획과 콘텐츠로 승부한다면 저예산 영화라도 얼마든지 상업영화를 능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워낭소리’ 한편의 성공 신화가 독립영화 전체의 성공으로 이어지기는 그리 쉽지 않아 보입니다. 다양성과 예술성을 추구하는 독립영화에 대한 지원 프로그램이 올부터 대폭 없어지거나 축소됐기 때문입니다. 독립영화계의 숙원인 ‘다양성 영화 복합 상영관’ 건립은 무산됐고 시네마테크 지원 사업은 절차가 까다로워 졌습니다. 다행히 이번 ‘워낭소리’의 성공으로 독립영화 정책 전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고무적이 아닐 수 없습니다. 독립영화의 존재는 문화의 다양성 확보와 발전을 위해 필수적입니다. 참신한 아이디어와 작가 정신으로 무장한 연출자들의 산실이자 수원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2, 제3의 ‘워낭소리’가 들리도록 정책적인 배려와 지원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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