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 미국발 금융 위기…국내 경제는?

입력 2009.03.08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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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3월이 시작되자마자 세계 금융시장이 출렁이고 있습니다.

씨티그룹과 AIG 사태로 미국 시장이 급격히 추락하고 있고 여기에 동유럽의부도 위기까지 맞물리면서 우리나라 금융시장도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상황입니다.

환율은 폭등세 연출했고 주가는 맥없이 주저앉았습니다.

과연 3월 위기는 이렇게 현실화되는 것인지, 경제팀 김태욱 기자와 함께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질문>
무엇보다 요즘 우리나라 환율이 무척 불안한 모습인데요, 먼저 지난 한 주간, 환율 동향 먼저 정리해보죠.

<답변>
3월의 첫 거래일이 지난주 월요일, 지난 2일이었는데요, 장이 열리자마자 환율이 무려 60원 넘게 폭등하면서 1달러에 1596원까지 무서운 기세로 치솟았습니다.

외환시장이 거의 패닉 상태에 빠지는 그런 모습까지 연출했는데요.

결국 당국이 개입에 나서면서 간신히 1600원 선을 뚫고 올라서는 건 막아낼 수 있었습니다.

지난주 내내 원.달러 환율은 이런 식으로 천500 원대에서 널뛰기를 거듭했습니다.

그제 한주 마감을 앞두고는 하루 등락폭이 51원이나 될 정도로 아슬아슬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환율은 올해 들어서만 벌써 300원이나 폭등하면서 이미 외환위기 당시인 11년 전의 최고치를 경신한 상탭니다.

<질문>
주식시장도 한번 돌아보죠. 이제 코스피가 천 포인트 선에 바짝 다가서 있는 모습이에요?

<답변>
지난주 종가는 천55.03 포인틉니다.

지난 주 내내 심리적 지지선이라고 불리는 1000선을 위협받았구요.

특히 지난 3일에는 실제로 장중에 1000선이 무너지기도 했습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무려 18일 연속 '팔자'세를 이어가면서 주가 급락을 부채질했습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코스피지수가 지난해 10월 저점이었던 946포인트 아래로 내려앉을 것이냐, 하는 점입니다.

<질문>
그래서 3월 위기설이 현실화되는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는 것 같은데, 이렇게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원인이 뭡니까?

<답변>
이른바 '3월 위기설'은 원래 일본 은행들이 3월말 결산을 앞두고 그동안 한국에 대출했던 자금을 한꺼번에 상환해 갈 것이라는 불안감에서 비롯됐던 건데요, 정작 위기의 징후는 엉뚱한 곳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바로 미국과 동유럽입니다.

우선 미국 금융기관들이 줄줄이 파산 위기에 몰리면서 세계적으로 달러가 돌지 않고 있구요, 여기다 동유럽 국가들도 부도위기가 심화되면서 불안감을 더욱 키우고 있습니다.

그렇다보니까 세계적으로 주식 등에 투자했던 자금을 빼내서 비교적 안전하다고 믿고 있는 달러를 사두려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세계 증시가 급락하고 달러에 대한 환율이 크게 오르고 있는 겁니다.

<질문>
그렇다면 미국 얘기를 해보죠. 미국 상업은행이나 보험사들의 부실이 심각한 모양이던데, 어느 정도인 겁니까?

<답변>
지난해 9월 1차 금융위기가 리만브라더스 같은 투자은행들의 부실이 원인이었다면, 이번엔 상업은행과 보험사로 위기의 진원지가 옮겨간 모습입니다.

부실 규모가 상상을 초월합니다.
우선 이번주 중반에 세계를 강타한 AIG 사태만 보더라도 지난해 4분기 적자가 617억 달럽니다.

우리 돈으로 무려 97조 원인데요, 1분마다 7억8천만 원씩 적자가 나는 상상할 수 없는 손실입니다.

한 때 70달러에 육박했던 AIG 주식은 이제 1주에 35센틉니다.

거의 휴지조각.

급기야 미국 정부가 3백억 달러를 또 지원하기로 했는데 벌써 네번째 자금지원입니다.

파산 위기에 처한 씨티 그룹도 사실상 국유화됐구요, 뱅크오브아메리카, GE캐피털 등도 줄줄이 위기에 처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렇다보니까 미국 다우지수는 심리적 지지선인 7천 선이 맥없이 무너지더니 지난주 결국 6천6백 대로 마감했습니다.

1년 반만에 반토막 이하로 떨어진 겁니다.

<질문>
미국 정부는 어떻게 대처하고 있습니까?

<답변>
지난 3일 미국 의회에서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 FRB 의장이 구제금융자금을 더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미국 정부는 막대한 규모의 구제금융을 금융기관에 쏟아붇고 있는데요, 갈수록 부실규모가 커지면서 거의 밑빠진 독에 물붓는 식입니다.

그래서 FRB와 미 재무부는 구제금융을 받은 은행 19곳에 대해 생존 능력을 평가하는 스트레스 테스트를 현재 진행중인데요, 이 결과를 토대로 추가 구제금융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겁니다.

여기서 일정한 건전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은행은 국유화가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테스트 결과가 나와서 미국 금융기관들의 부실규모가 명백하게 공개되기까지 세계 금융시장의 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 많습니다.

<질문>
동유럽의 부도 위기도 간단히 정리하고 넘어가죠. 정부는 우리나라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던데요?

<답변>
동유럽의 경우는 이미 라트비아와 헝가리, 우크라이나가 IMF에 지원을 받은 상태구요, 루마니아도 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폴란드와 체코, 헝가리 등 일부 국가의 통화가치가 급락하면서 외국자본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경제가 개방된 뒤 이들 동유럽 국가들은 지난 10여년간 앞다퉈 외채를 끌어다가 산업화를 이끌어왔었는데요, 최근 금융위기로 금리와 환율이 급등하면서 빚을 갚지 못하는 상황으로 내몰린 겁니다.

동유럽에 대출을 많이 해준 서유럽 은행들의 손실이 천문학적으로 불어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요, 실제로 우리나라는 동유럽에 대출한 금융권 자금이 불과 19억 달러 정도로 미미합니다.

그러나 동유럽 위기가 현실화되면 서유럽 은행들이 다른 곳에서 자금회수에 나설 수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금융시장도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그런 점 때문일까요? 우리나라가 마치 외화가 부족한 것처럼 말하는 외신들이 많은데, 이런 외신들의 '한국 때리기'도 최근 금융시장의 불안감을 부채질한 측면이 있는 거 아닙니까?

<답변>

그렇습니다.

걸핏하면 우리나라를 걸고 넘어지는데, 한번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2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우리나라의 외채는 천940억 달러인데, 외환보유액은 2천억 달러라면서 안심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주장했는데요, 그러나 이는 우리나라 은행이나 기업이 외채를 전혀 갚지 못하는 극단적인 상황을 전제로 한 겁니다.

더구나 실제로는 단기외채라도 상당부분은 만기를 연장하거나 다른 외채를 빌려 갚아나가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이런 잘못된 외신 보도가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매수를 더욱 부추기고 있어서 환율 상승의 한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결국 지난 5일에는 윤증현 재정부 장관이 취임후 첨으로 외신 기자회견을 자청해서 진화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다만 외신들이 한국경제를 부정적으로 보는 데는 과도한 대외의존도와 은행 예대율 등 설득력이 있는 부분도 있는 만큼 객관적인 사실과 논리를 갖고 소통하는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질문>
그럼 앞으로 금융시장의 불안이 어떻게 전개될지 전망해보죠.

<답변>
해외 악재로 국내 금융시장은 당분간 살얼음판을 걸을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단기적인 시장 흐름을 예측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환율은 이달말에 은행들의 외채 만기가 돌아오고, 외화 부족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어서 좀더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그러나 천600원 선에 근접하면 당국이 개입할 수 있다는 사실을 시장이 확인한 만큼 상승폭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습니다.

증시도 미국발 악재가 계속되고 있어서 낙관하기 어렵습니다.

코스피가 천 선 아래로 내려와서 9백선을 위협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는 반면 외국인의 팔자세가 둔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또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도 시장에는 악재가 될 공산이 큽니다.

<질문>
이런 금융불안과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는 지금 어떤 대책을 마련하고 있습니까?

<답변>
윤증현 장관이 이제 내일이면 꼭 취임 한달이 됩니다.

시장의 평가는 비교적 긍정적인데요, 그러나 지난 한 달동안 성장률 전망과 고용, 수출, 산업생산 등 모든 지표가 악화 일로구요, 금융시장은 다시 공포 분위깁니다.

대외여건이 워낙 안좋기 때문에 누구의 책임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윤 장관은 우선 30조 원에 이르는 '슈퍼 추경'으로 이 난관을 돌파한다는 계획입니다.

일자리 창출, 중소기업 지원 등을 통해서 실물경제에 활기를 되살리겠다는 계획입니다.

그러나 제2기 경제팀이 당장 당면한 현안은 역시 환율인데요, 무역수지 흑자기조를 유지하면서 외자유치를 보다 적극적으로 하면 환율도 차츰 안정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입니다.

윤 장관이 최근 '겨울이 오면 봄이 멀지 않다'고 말했는데요, 이 말이 그저 희망사항에 그칠지 실제로 우리 경제에 돌파구가 마련될 지 지켜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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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03-08 07:0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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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3월이 시작되자마자 세계 금융시장이 출렁이고 있습니다. 씨티그룹과 AIG 사태로 미국 시장이 급격히 추락하고 있고 여기에 동유럽의부도 위기까지 맞물리면서 우리나라 금융시장도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상황입니다. 환율은 폭등세 연출했고 주가는 맥없이 주저앉았습니다. 과연 3월 위기는 이렇게 현실화되는 것인지, 경제팀 김태욱 기자와 함께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질문> 무엇보다 요즘 우리나라 환율이 무척 불안한 모습인데요, 먼저 지난 한 주간, 환율 동향 먼저 정리해보죠. <답변> 3월의 첫 거래일이 지난주 월요일, 지난 2일이었는데요, 장이 열리자마자 환율이 무려 60원 넘게 폭등하면서 1달러에 1596원까지 무서운 기세로 치솟았습니다. 외환시장이 거의 패닉 상태에 빠지는 그런 모습까지 연출했는데요. 결국 당국이 개입에 나서면서 간신히 1600원 선을 뚫고 올라서는 건 막아낼 수 있었습니다. 지난주 내내 원.달러 환율은 이런 식으로 천500 원대에서 널뛰기를 거듭했습니다. 그제 한주 마감을 앞두고는 하루 등락폭이 51원이나 될 정도로 아슬아슬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환율은 올해 들어서만 벌써 300원이나 폭등하면서 이미 외환위기 당시인 11년 전의 최고치를 경신한 상탭니다. <질문> 주식시장도 한번 돌아보죠. 이제 코스피가 천 포인트 선에 바짝 다가서 있는 모습이에요? <답변> 지난주 종가는 천55.03 포인틉니다. 지난 주 내내 심리적 지지선이라고 불리는 1000선을 위협받았구요. 특히 지난 3일에는 실제로 장중에 1000선이 무너지기도 했습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무려 18일 연속 '팔자'세를 이어가면서 주가 급락을 부채질했습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코스피지수가 지난해 10월 저점이었던 946포인트 아래로 내려앉을 것이냐, 하는 점입니다. <질문> 그래서 3월 위기설이 현실화되는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는 것 같은데, 이렇게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원인이 뭡니까? <답변> 이른바 '3월 위기설'은 원래 일본 은행들이 3월말 결산을 앞두고 그동안 한국에 대출했던 자금을 한꺼번에 상환해 갈 것이라는 불안감에서 비롯됐던 건데요, 정작 위기의 징후는 엉뚱한 곳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바로 미국과 동유럽입니다. 우선 미국 금융기관들이 줄줄이 파산 위기에 몰리면서 세계적으로 달러가 돌지 않고 있구요, 여기다 동유럽 국가들도 부도위기가 심화되면서 불안감을 더욱 키우고 있습니다. 그렇다보니까 세계적으로 주식 등에 투자했던 자금을 빼내서 비교적 안전하다고 믿고 있는 달러를 사두려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세계 증시가 급락하고 달러에 대한 환율이 크게 오르고 있는 겁니다. <질문> 그렇다면 미국 얘기를 해보죠. 미국 상업은행이나 보험사들의 부실이 심각한 모양이던데, 어느 정도인 겁니까? <답변> 지난해 9월 1차 금융위기가 리만브라더스 같은 투자은행들의 부실이 원인이었다면, 이번엔 상업은행과 보험사로 위기의 진원지가 옮겨간 모습입니다. 부실 규모가 상상을 초월합니다. 우선 이번주 중반에 세계를 강타한 AIG 사태만 보더라도 지난해 4분기 적자가 617억 달럽니다. 우리 돈으로 무려 97조 원인데요, 1분마다 7억8천만 원씩 적자가 나는 상상할 수 없는 손실입니다. 한 때 70달러에 육박했던 AIG 주식은 이제 1주에 35센틉니다. 거의 휴지조각. 급기야 미국 정부가 3백억 달러를 또 지원하기로 했는데 벌써 네번째 자금지원입니다. 파산 위기에 처한 씨티 그룹도 사실상 국유화됐구요, 뱅크오브아메리카, GE캐피털 등도 줄줄이 위기에 처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렇다보니까 미국 다우지수는 심리적 지지선인 7천 선이 맥없이 무너지더니 지난주 결국 6천6백 대로 마감했습니다. 1년 반만에 반토막 이하로 떨어진 겁니다. <질문> 미국 정부는 어떻게 대처하고 있습니까? <답변> 지난 3일 미국 의회에서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 FRB 의장이 구제금융자금을 더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미국 정부는 막대한 규모의 구제금융을 금융기관에 쏟아붇고 있는데요, 갈수록 부실규모가 커지면서 거의 밑빠진 독에 물붓는 식입니다. 그래서 FRB와 미 재무부는 구제금융을 받은 은행 19곳에 대해 생존 능력을 평가하는 스트레스 테스트를 현재 진행중인데요, 이 결과를 토대로 추가 구제금융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겁니다. 여기서 일정한 건전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은행은 국유화가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테스트 결과가 나와서 미국 금융기관들의 부실규모가 명백하게 공개되기까지 세계 금융시장의 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 많습니다. <질문> 동유럽의 부도 위기도 간단히 정리하고 넘어가죠. 정부는 우리나라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던데요? <답변> 동유럽의 경우는 이미 라트비아와 헝가리, 우크라이나가 IMF에 지원을 받은 상태구요, 루마니아도 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폴란드와 체코, 헝가리 등 일부 국가의 통화가치가 급락하면서 외국자본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경제가 개방된 뒤 이들 동유럽 국가들은 지난 10여년간 앞다퉈 외채를 끌어다가 산업화를 이끌어왔었는데요, 최근 금융위기로 금리와 환율이 급등하면서 빚을 갚지 못하는 상황으로 내몰린 겁니다. 동유럽에 대출을 많이 해준 서유럽 은행들의 손실이 천문학적으로 불어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요, 실제로 우리나라는 동유럽에 대출한 금융권 자금이 불과 19억 달러 정도로 미미합니다. 그러나 동유럽 위기가 현실화되면 서유럽 은행들이 다른 곳에서 자금회수에 나설 수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금융시장도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그런 점 때문일까요? 우리나라가 마치 외화가 부족한 것처럼 말하는 외신들이 많은데, 이런 외신들의 '한국 때리기'도 최근 금융시장의 불안감을 부채질한 측면이 있는 거 아닙니까? <답변> 그렇습니다. 걸핏하면 우리나라를 걸고 넘어지는데, 한번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2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우리나라의 외채는 천940억 달러인데, 외환보유액은 2천억 달러라면서 안심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주장했는데요, 그러나 이는 우리나라 은행이나 기업이 외채를 전혀 갚지 못하는 극단적인 상황을 전제로 한 겁니다. 더구나 실제로는 단기외채라도 상당부분은 만기를 연장하거나 다른 외채를 빌려 갚아나가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이런 잘못된 외신 보도가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매수를 더욱 부추기고 있어서 환율 상승의 한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결국 지난 5일에는 윤증현 재정부 장관이 취임후 첨으로 외신 기자회견을 자청해서 진화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다만 외신들이 한국경제를 부정적으로 보는 데는 과도한 대외의존도와 은행 예대율 등 설득력이 있는 부분도 있는 만큼 객관적인 사실과 논리를 갖고 소통하는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질문> 그럼 앞으로 금융시장의 불안이 어떻게 전개될지 전망해보죠. <답변> 해외 악재로 국내 금융시장은 당분간 살얼음판을 걸을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단기적인 시장 흐름을 예측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환율은 이달말에 은행들의 외채 만기가 돌아오고, 외화 부족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어서 좀더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그러나 천600원 선에 근접하면 당국이 개입할 수 있다는 사실을 시장이 확인한 만큼 상승폭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습니다. 증시도 미국발 악재가 계속되고 있어서 낙관하기 어렵습니다. 코스피가 천 선 아래로 내려와서 9백선을 위협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는 반면 외국인의 팔자세가 둔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또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도 시장에는 악재가 될 공산이 큽니다. <질문> 이런 금융불안과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는 지금 어떤 대책을 마련하고 있습니까? <답변> 윤증현 장관이 이제 내일이면 꼭 취임 한달이 됩니다. 시장의 평가는 비교적 긍정적인데요, 그러나 지난 한 달동안 성장률 전망과 고용, 수출, 산업생산 등 모든 지표가 악화 일로구요, 금융시장은 다시 공포 분위깁니다. 대외여건이 워낙 안좋기 때문에 누구의 책임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윤 장관은 우선 30조 원에 이르는 '슈퍼 추경'으로 이 난관을 돌파한다는 계획입니다. 일자리 창출, 중소기업 지원 등을 통해서 실물경제에 활기를 되살리겠다는 계획입니다. 그러나 제2기 경제팀이 당장 당면한 현안은 역시 환율인데요, 무역수지 흑자기조를 유지하면서 외자유치를 보다 적극적으로 하면 환율도 차츰 안정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입니다. 윤 장관이 최근 '겨울이 오면 봄이 멀지 않다'고 말했는데요, 이 말이 그저 희망사항에 그칠지 실제로 우리 경제에 돌파구가 마련될 지 지켜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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