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채팅 살인 불렀다

입력 2001.03.2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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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인터넷이 유행하면서 컴퓨터 채팅 때문에 부부끼리 갈등을 빚거나 심지어 가정이 파탄에까지 이르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어제 다른 남자와 채팅을 하던 한 주부는 이를 불륜으로 의심하는 남편을 살해했는가 하면 지난해 11월에는 채팅 중독에 빠진 부인을 남편이 살해하는 일도 빚어졌습니다.
가정의 파탄까지 부르고 있는 주부 채팅의 실태를 안세득 기자가 자세히 취재했습니다.
⊙기자: 어제 남편을 살해한 뒤 경찰서에 자수한 36살 허 모 씨, 허 씨는 새벽까지 다른 남자와 인터넷 채팅을 하다가 남편과 심하게 다투었습니다.
허 씨 남편은 채팅 상대와 불륜관계를 의심하고 부인을 계속 추궁했습니다.
허 씨는 대화 상대와 한 번 만났을 뿐 불륜 관계는 아니라고 부인했습니다.
그러나 남편은 이번 기회에 부인이 채팅을 그만두도록 하겠다며 오전 9시 반까지 다그쳤습니다.
결국 술을 마시고 극도로 흥분한 허 씨는 흉기로 남편을 찔렀습니다.
⊙기자: 주인이 채팅하고 있을 때 남편이 봤을 것 아니에요?
⊙살인용의자 허 씨: 저는 남편이 옆에 앉아 있을 때도 채팅했어요.
⊙기자: 남편이 뭐라고 했어요?
⊙허 씨: 쓸데없는 소리들 하는군 했죠.
⊙기자: 그때는 (처음에는)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구요?
⊙허 씨: 네.
⊙기자: 지난해 10월말, 인천에 사는 35살 최 모씨는 채팅에 빠진 부인을 목졸라 숨지게 했습니다.
결혼 11년째 가정밖에 몰랐던 최 씨의 아내는 채팅에 몰두하면서 완전히 딴 사람으로 변했습니다.
⊙최 모씨(부인 살해혐의로 구속): 새벽 1∼2시에 집에 들어오고 심할 때는 아침 밥상을 치우지 않고 저녁까지 놓아두고...
⊙기자: 이처럼 컴퓨터 채팅이 부부간 갈등을 일으키거나 이혼과 가정파탄에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채팅이 불륜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사이버 성폭력 신고센터에 접수된 피해여성 10명 가운데 1명은 채팅으로 만난 상대와 성관계까지 맺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온라인 상에서 아무리 다른 남자와 아무리 건전한 관계를 맺는다 해도 남편이 이를 알 경우 갈등이 빚어집니다.
그런데도 채팅에 빠져드는 주부들이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인터뷰: 내가 말 못 할 답답할 아는 사람들한테 치부가 될 수 있는 것을 그냥 분출할 수 있는 창구가 될 수 있는 게 장점인 것 같구요...
⊙인터뷰: 가벼운 마음으로 새로운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그런 기대감...
⊙기자: 또 다른 문제는 채팅 중독, 어제 남편을 살해한 허 모 씨 역시 채팅 시간이 처음에는 하루 1, 2시간에 그쳤습니다.
채팅보다 게임을 즐기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나 한두 달 새 급속히 빠져들었습니다.
이처럼 최근 정신과 상담실에는 채팅 욕구를 자제하지 못해 고민하는 환자들이 많습니다.
⊙김현수(정신과 전문의): 실제로 인터넷은 자신의 솔직한 인물대 인물로 만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가상의 인물로 만나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 이런 채팅을 통해서는 많은 상처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이 됩니다.
⊙기자: 하루 인터넷 접속인구만 500만, 이 가운데 5%는 잠재적인 중독증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들은 가정생활에서 심한 갈등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KBS뉴스 안세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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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부채팅 살인 불렀다
    • 입력 2001-03-23 20:00:00
    뉴스투데이
⊙앵커: 인터넷이 유행하면서 컴퓨터 채팅 때문에 부부끼리 갈등을 빚거나 심지어 가정이 파탄에까지 이르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어제 다른 남자와 채팅을 하던 한 주부는 이를 불륜으로 의심하는 남편을 살해했는가 하면 지난해 11월에는 채팅 중독에 빠진 부인을 남편이 살해하는 일도 빚어졌습니다. 가정의 파탄까지 부르고 있는 주부 채팅의 실태를 안세득 기자가 자세히 취재했습니다. ⊙기자: 어제 남편을 살해한 뒤 경찰서에 자수한 36살 허 모 씨, 허 씨는 새벽까지 다른 남자와 인터넷 채팅을 하다가 남편과 심하게 다투었습니다. 허 씨 남편은 채팅 상대와 불륜관계를 의심하고 부인을 계속 추궁했습니다. 허 씨는 대화 상대와 한 번 만났을 뿐 불륜 관계는 아니라고 부인했습니다. 그러나 남편은 이번 기회에 부인이 채팅을 그만두도록 하겠다며 오전 9시 반까지 다그쳤습니다. 결국 술을 마시고 극도로 흥분한 허 씨는 흉기로 남편을 찔렀습니다. ⊙기자: 주인이 채팅하고 있을 때 남편이 봤을 것 아니에요? ⊙살인용의자 허 씨: 저는 남편이 옆에 앉아 있을 때도 채팅했어요. ⊙기자: 남편이 뭐라고 했어요? ⊙허 씨: 쓸데없는 소리들 하는군 했죠. ⊙기자: 그때는 (처음에는)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구요? ⊙허 씨: 네. ⊙기자: 지난해 10월말, 인천에 사는 35살 최 모씨는 채팅에 빠진 부인을 목졸라 숨지게 했습니다. 결혼 11년째 가정밖에 몰랐던 최 씨의 아내는 채팅에 몰두하면서 완전히 딴 사람으로 변했습니다. ⊙최 모씨(부인 살해혐의로 구속): 새벽 1∼2시에 집에 들어오고 심할 때는 아침 밥상을 치우지 않고 저녁까지 놓아두고... ⊙기자: 이처럼 컴퓨터 채팅이 부부간 갈등을 일으키거나 이혼과 가정파탄에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채팅이 불륜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사이버 성폭력 신고센터에 접수된 피해여성 10명 가운데 1명은 채팅으로 만난 상대와 성관계까지 맺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온라인 상에서 아무리 다른 남자와 아무리 건전한 관계를 맺는다 해도 남편이 이를 알 경우 갈등이 빚어집니다. 그런데도 채팅에 빠져드는 주부들이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인터뷰: 내가 말 못 할 답답할 아는 사람들한테 치부가 될 수 있는 것을 그냥 분출할 수 있는 창구가 될 수 있는 게 장점인 것 같구요... ⊙인터뷰: 가벼운 마음으로 새로운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그런 기대감... ⊙기자: 또 다른 문제는 채팅 중독, 어제 남편을 살해한 허 모 씨 역시 채팅 시간이 처음에는 하루 1, 2시간에 그쳤습니다. 채팅보다 게임을 즐기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나 한두 달 새 급속히 빠져들었습니다. 이처럼 최근 정신과 상담실에는 채팅 욕구를 자제하지 못해 고민하는 환자들이 많습니다. ⊙김현수(정신과 전문의): 실제로 인터넷은 자신의 솔직한 인물대 인물로 만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가상의 인물로 만나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 이런 채팅을 통해서는 많은 상처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이 됩니다. ⊙기자: 하루 인터넷 접속인구만 500만, 이 가운데 5%는 잠재적인 중독증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들은 가정생활에서 심한 갈등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KBS뉴스 안세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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