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저점 논란 시기상조

입력 2009.04.25 (08:42) 수정 2009.04.25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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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필모 해설위원]

최근 들어 나라 안팎을 막론하고 경기 저점 논쟁이 뜨겁습니다. 경기를 가늠해 볼 수 있는 긍정과 부정의 신호가 혼재되면서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실제로 실물 경기는 여전히 침체돼 있는데도, 주가는 예상을 뛰어넘어 가파르게 올랐습니다. 게다가 잇따라 발표되고 있는 기업 실적도 경기에 대한 판단을 엇갈리게 하고 있습니다. 때마침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 1분기 실질 국내 총생산 속보치는 이런 논란에 적지 않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습니다.
우선 지난 분기 대비 성장률이 미미하나마 플러스로 돌아선 것은 일단 긍정적인 신홉니다. 경기가 일단 가파른 하락세를 멈췄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당국의 경기부양대책이 급속한 경기 하강을 막는 데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일부 대기업들의 실적 호전도 최악의 상황은 벗어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게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상황을 낙관하기는 아직 이릅니다. 여전히 부정적인 지표들이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경기 회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설비투자는 1분기에도 큰 폭으로 줄었습니다. 실업자는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이지만 증가 추세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금융시장에 마땅히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한 단기 부동 자금이 넘치고 있는 것도 경기 회복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만큼 내수가 빠른 시일 안에 살아나기는 힘들다는 얘깁니다.
그렇다고 수출이 부진을 벗어날 가능성도 당분간 크지 않습니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교역량 자체가 크게 줄었기 때문입니다. 환율 특수로 수출 감소폭이 줄긴 했지만 여전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습니다. 더욱이 국제통화기금이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는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세계 경제가 본격적으로 회복되기는 힘들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럴 경우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로서는 자칫 경기 회복이 더 늦어질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최근의 각종 국내외 경제지표를 종합해 보면, 경기 하강 속도가 크게 둔화되긴 했지만 바닥을 지났다고 보기는 이르다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오히려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되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얘깁니다. 지금은 경기 저점을 놓고 논란을 벌이기에 앞서 경기 회복을 앞당기기 위해 대책을 중간 점검하고 보완해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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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저점 논란 시기상조
    • 입력 2009-04-25 07:58:13
    • 수정2009-04-25 09:08:22
    뉴스광장 1부
[정필모 해설위원] 최근 들어 나라 안팎을 막론하고 경기 저점 논쟁이 뜨겁습니다. 경기를 가늠해 볼 수 있는 긍정과 부정의 신호가 혼재되면서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실제로 실물 경기는 여전히 침체돼 있는데도, 주가는 예상을 뛰어넘어 가파르게 올랐습니다. 게다가 잇따라 발표되고 있는 기업 실적도 경기에 대한 판단을 엇갈리게 하고 있습니다. 때마침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 1분기 실질 국내 총생산 속보치는 이런 논란에 적지 않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습니다. 우선 지난 분기 대비 성장률이 미미하나마 플러스로 돌아선 것은 일단 긍정적인 신홉니다. 경기가 일단 가파른 하락세를 멈췄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당국의 경기부양대책이 급속한 경기 하강을 막는 데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일부 대기업들의 실적 호전도 최악의 상황은 벗어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게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상황을 낙관하기는 아직 이릅니다. 여전히 부정적인 지표들이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경기 회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설비투자는 1분기에도 큰 폭으로 줄었습니다. 실업자는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이지만 증가 추세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금융시장에 마땅히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한 단기 부동 자금이 넘치고 있는 것도 경기 회복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만큼 내수가 빠른 시일 안에 살아나기는 힘들다는 얘깁니다. 그렇다고 수출이 부진을 벗어날 가능성도 당분간 크지 않습니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교역량 자체가 크게 줄었기 때문입니다. 환율 특수로 수출 감소폭이 줄긴 했지만 여전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습니다. 더욱이 국제통화기금이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는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세계 경제가 본격적으로 회복되기는 힘들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럴 경우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로서는 자칫 경기 회복이 더 늦어질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최근의 각종 국내외 경제지표를 종합해 보면, 경기 하강 속도가 크게 둔화되긴 했지만 바닥을 지났다고 보기는 이르다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오히려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되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얘깁니다. 지금은 경기 저점을 놓고 논란을 벌이기에 앞서 경기 회복을 앞당기기 위해 대책을 중간 점검하고 보완해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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