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설익은 교육 정책 불신 초래

입력 2009.05.04 (07:20) 수정 2009.05.04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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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성삼 건국대 교수/객원 해설위원]

공교육 활성화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습니다.

학원 심야 교습을 규제해 사교육비를 줄이겠다는 발상이 논란의 진원집니다.

공교육을 활성화 시키겠다는 기본 취지를 폄훼하거나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사교육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과 단속을 통한 규제가 과연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교육을 통한 신분 상승에 대한 욕구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동서양을 막론하고 우리 인류가 지녀온 공통의 가치입니다.
역대 정부들의 사교육과의 전쟁이 실패로 끝날 수밖에 없었던 것도 인간의 기본 욕구를 규제로 다스려 보려던 무모함 때문으로 여겨집니다.

정부 정책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치밀한 정책 개발에 사교육 수요자들을 설득할 수 있는 타당한 내용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일방적인 ‘영어몰입교육’이나, 이른바 임실사건으로 불리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문제가 보여주듯 설익은 정책은 소모적인 사회적 논란만을 부추기고 정부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만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지난날의 실수를 반면교사로 삼아야함에도 또 다시 뜨거운 논란이 예견된 정책이 불쑥 튀어나와 소모적 논쟁을 점화시키고 있습니다.
사교육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는 그냥 놓아둔 채, 외형만 제거하려는 외과적 처방도 문젭니다.
오늘날 사교육 문제는 세칭 일류대학을 선호하는 교육 수요자들과 제한된 입학정원 간의 불균형에서 불거진 문제입니다.
한때는 사교육문제 해결을 위해 서울대학교를 없애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그런다고 과연 사교육 문제가 해결될까요?
국내 대학들이 평준화 되고나면 우리 사회의 상당 수 학생과 학부모들은 미국 아이비리그 명문대학 입학을 위해 보다 값비싼 사교육의 덫에 걸려 허우적거릴 지도 모를 일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정부의 규제보다 학부모들의 성숙된 교육관으로 생각됩니다.
자녀들의 교육 문제를 학원 과외에 의존하며 빠듯한 가정 경제의 푸념을 늘어놓기 보다는 가정에서 부모들이 책 읽는 모습을 보여주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대다수 학생들이 학원 공부에만 매달려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학교 공부를 중심으로 성실하게 공부해 원하는 대학 진학을 하고 있는 학생들의 수도 생각보다는 훨씬 많음을 알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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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설익은 교육 정책 불신 초래
    • 입력 2009-05-04 06:24:15
    • 수정2009-05-04 07:3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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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성삼 건국대 교수/객원 해설위원] 공교육 활성화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습니다. 학원 심야 교습을 규제해 사교육비를 줄이겠다는 발상이 논란의 진원집니다. 공교육을 활성화 시키겠다는 기본 취지를 폄훼하거나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사교육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과 단속을 통한 규제가 과연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교육을 통한 신분 상승에 대한 욕구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동서양을 막론하고 우리 인류가 지녀온 공통의 가치입니다. 역대 정부들의 사교육과의 전쟁이 실패로 끝날 수밖에 없었던 것도 인간의 기본 욕구를 규제로 다스려 보려던 무모함 때문으로 여겨집니다. 정부 정책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치밀한 정책 개발에 사교육 수요자들을 설득할 수 있는 타당한 내용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일방적인 ‘영어몰입교육’이나, 이른바 임실사건으로 불리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문제가 보여주듯 설익은 정책은 소모적인 사회적 논란만을 부추기고 정부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만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지난날의 실수를 반면교사로 삼아야함에도 또 다시 뜨거운 논란이 예견된 정책이 불쑥 튀어나와 소모적 논쟁을 점화시키고 있습니다. 사교육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는 그냥 놓아둔 채, 외형만 제거하려는 외과적 처방도 문젭니다. 오늘날 사교육 문제는 세칭 일류대학을 선호하는 교육 수요자들과 제한된 입학정원 간의 불균형에서 불거진 문제입니다. 한때는 사교육문제 해결을 위해 서울대학교를 없애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그런다고 과연 사교육 문제가 해결될까요? 국내 대학들이 평준화 되고나면 우리 사회의 상당 수 학생과 학부모들은 미국 아이비리그 명문대학 입학을 위해 보다 값비싼 사교육의 덫에 걸려 허우적거릴 지도 모를 일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정부의 규제보다 학부모들의 성숙된 교육관으로 생각됩니다. 자녀들의 교육 문제를 학원 과외에 의존하며 빠듯한 가정 경제의 푸념을 늘어놓기 보다는 가정에서 부모들이 책 읽는 모습을 보여주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대다수 학생들이 학원 공부에만 매달려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학교 공부를 중심으로 성실하게 공부해 원하는 대학 진학을 하고 있는 학생들의 수도 생각보다는 훨씬 많음을 알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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