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기다렸다는 듯 ‘줄줄이 해외로’

입력 2009.05.06 (22:12) 수정 2009.05.06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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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임시국회가 끝나자마자 언제 싸웠냐는듯 여-야 의원들이 사이좋게 외유길에 나서고 있습니다.

백여 명 넘게 나간다는데 국민들 눈에는 세금만 축내는 출장으로 비칩니다. 이경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녹취> 김형오 : "산회를 선포합니다."



예정된 법안도 처리하지 못한 4월 회기가 끝나자마자 국회는 텅 비어버렸습니다.

<녹취> 의원 보좌관 : "상임위나 친선협회 연구단체 등으로 한 3분의 2까지는 나가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의원외교를 명목으로 이번 달 출국했거나 출국 예정인 국회의원은 백 명이 넘습니다.

이 가운데 절반은 유럽과 중동,아프리카를 가는 일정에 집중돼 있습니다.

문제는 해외출장 자체보다 그 내용입니다.

<녹취> 의원 보좌관(음성변조) : "남미쪽이나 유럽 쪽을 가시는 분들은 반드시 꼭 가봐야 하는 세계 문화유산이라든지, 관광 투어 정도는 따로 주문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비용은 국회와 관련 부처 예산 등으로 대부분 충당됩니다.


지난 3월, 여야 의원 4명의 해외출장 경비 조달 관련 내역입니다.

1인 당 8백 만 원이 넘는 비용 가운데 공식 일정은 국회 예산으로, 나머지는 현지 업체 후원으로 해결했습니다.

<녹취> 의원 보좌관(음성변조) : "방문국 체제비용은 당연히 세금으로 충당이 되는데요. 현지 기업들 협찬 문제도 있을 것 같고..."


게다가 방문 계획은 급조되기 일쑤여서 방문국 인사를 제대로 만날수도 없는 일정입니다.

<녹취> 국회 상임위 관계자 : "(5월 들어서 준비하기 시작하신건가요?) 그렇죠. 5월에 결정이 된거죠."


<녹취> 외교관 (음성변조) : "자꾸 일정을 바꿉니다. 세사람 온다고 했다가 네사람 온다고 했다가. 뭘 또 이야기해 놓으면 그 사람 만나기 싫다고 했다가 수시로 바꾸니까..."

해외출장을 사전 심의해야 할 '국회의원외교활동운영협의회'는 18대 국회 들어 단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습니다.

같은 달에는 의원단 해외 파견을 3팀 이하로 제한할 수 있다는 규정도 있으나 마나입니다.

<인터뷰> 곽선희(경실련 간사) : "심의만 조금 강화되도 더 나아질 수 있거든요. 다녀온 후에도 집행 내역에 관한 투명한 공개가 절실해..."

외교적 성과없이 세금만 축내는 '외유성 출장'의 폐해가 끊임없이 지적돼왔지만 잘못된 관행을 바꿔보려는 노력도, 의지도 없어보이는게 더 큰 문제입니다.

KBS 뉴스 이경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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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 기다렸다는 듯 ‘줄줄이 해외로’
    • 입력 2009-05-06 20:59:59
    • 수정2009-05-06 22:22:29
    뉴스 9
<앵커멘트> 임시국회가 끝나자마자 언제 싸웠냐는듯 여-야 의원들이 사이좋게 외유길에 나서고 있습니다. 백여 명 넘게 나간다는데 국민들 눈에는 세금만 축내는 출장으로 비칩니다. 이경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녹취> 김형오 : "산회를 선포합니다." 예정된 법안도 처리하지 못한 4월 회기가 끝나자마자 국회는 텅 비어버렸습니다. <녹취> 의원 보좌관 : "상임위나 친선협회 연구단체 등으로 한 3분의 2까지는 나가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의원외교를 명목으로 이번 달 출국했거나 출국 예정인 국회의원은 백 명이 넘습니다. 이 가운데 절반은 유럽과 중동,아프리카를 가는 일정에 집중돼 있습니다. 문제는 해외출장 자체보다 그 내용입니다. <녹취> 의원 보좌관(음성변조) : "남미쪽이나 유럽 쪽을 가시는 분들은 반드시 꼭 가봐야 하는 세계 문화유산이라든지, 관광 투어 정도는 따로 주문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비용은 국회와 관련 부처 예산 등으로 대부분 충당됩니다. 지난 3월, 여야 의원 4명의 해외출장 경비 조달 관련 내역입니다. 1인 당 8백 만 원이 넘는 비용 가운데 공식 일정은 국회 예산으로, 나머지는 현지 업체 후원으로 해결했습니다. <녹취> 의원 보좌관(음성변조) : "방문국 체제비용은 당연히 세금으로 충당이 되는데요. 현지 기업들 협찬 문제도 있을 것 같고..." 게다가 방문 계획은 급조되기 일쑤여서 방문국 인사를 제대로 만날수도 없는 일정입니다. <녹취> 국회 상임위 관계자 : "(5월 들어서 준비하기 시작하신건가요?) 그렇죠. 5월에 결정이 된거죠." <녹취> 외교관 (음성변조) : "자꾸 일정을 바꿉니다. 세사람 온다고 했다가 네사람 온다고 했다가. 뭘 또 이야기해 놓으면 그 사람 만나기 싫다고 했다가 수시로 바꾸니까..." 해외출장을 사전 심의해야 할 '국회의원외교활동운영협의회'는 18대 국회 들어 단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습니다. 같은 달에는 의원단 해외 파견을 3팀 이하로 제한할 수 있다는 규정도 있으나 마나입니다. <인터뷰> 곽선희(경실련 간사) : "심의만 조금 강화되도 더 나아질 수 있거든요. 다녀온 후에도 집행 내역에 관한 투명한 공개가 절실해..." 외교적 성과없이 세금만 축내는 '외유성 출장'의 폐해가 끊임없이 지적돼왔지만 잘못된 관행을 바꿔보려는 노력도, 의지도 없어보이는게 더 큰 문제입니다. KBS 뉴스 이경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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