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여름 앞둔 동물원의 더위 탈출 대작전!

입력 2009.07.01 (09:04) 수정 2009.07.01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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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어제 같은 경우 해는 안 보이는데 조금만 움직여도 끈적끈적 땀이 나니까 많이 괴로웠습니다.

사람은 옷을 벗으면 되는데, 털 많은 동물들은 고통이 더 크겠어요.

박석호 기자? 동물들도 이제 여름 준비 해야죠?

<리포트>

네. 사람은 피서라도 가는데, 동물들은 갇혀 있으니까 더 덥겠죠? 여름 앞둔 동물원 표정 함께 보시죠.

여름이면 고향 생각이 더 간절해집니다. 차디찬 얼음 바위와 살을 에는 칼바람까지 그리워집니다. 북극에서 온 북극곰, 보는 사람까지 안쓰럽습니다.

<현장음> "털 좀 확 밀어줬으면 좋겠어요. 시원하게."

그렇다고 수영장 물을 얼릴 수도 없는 노릇, 대신 음식이나마 고향식으로 준비했습니다. 바로 얼린 꽁치입니다.

<인터뷰> 남영창(동물원 사육사) : "우리도 더우면 아이스크림 먹고 그러는데 동물들도 더위 잊으라고 저희가 특별식으로 꽁치를 얼려서 이렇게 주는 겁니다. 안 그래도 더워죽겠는데 얼음 주면 좋아하죠. '감사합니다' 하고 잘 먹죠."

물 위에 얼음 간식이 떨어지자 낚아채 먹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인터뷰> 손영필(서울 광장동) : "얼려서 주니까 곰도 시원하게 음식을 잘 먹을 수 있고 우리 애들도 얼려서 줄까요. 음식을? 마치 북극에 와 있는 것 같이 자기 고향에 와 있는 그런 느낌일 것 같은데요."

하지만, 꼭 고향이 추운 곳이어야 얼음 간식을 즐기는 건 아닙니다. 밀림에서 온 오랑우탄도 얼린 사과와 바나나를 받아들고 신이 났습니다.

<인터뷰> 남영창(동물원 사육사) : "사실 지금 같이 폭염, 막 30도 이렇게 올라가면 샤워기도 틀어주고 얼음 같은 것도 준비하고 시원하게 해주고 스트레스 좀 풀게 해주려고 우리가 자체에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음식만으로 동물들을 달래기는 한계가 있으니 아예 고향과 똑같은 환경을 만들어주기도 합니다. 폭포와 웅덩이, 울창한 나무까지... 새들이 사는 작은 숲 그대로입니다. 두루미며 펠리컨, 오리들이 서식하기 좋게 야생상태 그대로 만들었습니다.

<현장음> "살아있는 미꾸라지를 그냥 부어줍니다. 부리로 쏘아서 먹이 사냥을 하고 그런 식으로... 야생에서 먹는 똑같은 조건을 조성해주는 거예요."

실내에서 소나기가 내리기도 합니다. 원숭이와 악어의 보금자리인 이곳에는 섭씨 20도가 넘으면 하루에 한 번씩 열대우림의 스콜처럼 비가 내립니다.

<인터뷰> 김종범(동물원 사육사) : "열대우림처럼 천둥과 번개, 비가 내리는 스프링클러 같은 그런 분위기도 조성됩니다. 동물원을 자연 그대로 보여주기 위해서 저희가 최대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최대한 원래의 서식지 같은 환경을 만들어 주는 일, 동물들의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가장 중요한 배렵니다.

<인터뷰> 정연화(서울 창천동) : "이 바위산을 보니까요. 애들이 원래 뛰어노는 모습들이 상상이 되는 것 같아요. 평지에 있는 양들은 그냥 평범한 양 같은데요. 돌산에 있는 양들은 다른 곳에 사는 양처럼 독특한 느낌이 들어요."

높은 곳에 있는 나뭇잎을 먹던 기린을 위해 먹이 주는 방식도 바꿨습니다. 지난해 설치한 도르래를 이용한 눈높이 배식입니다.

<현장음> "기린아 나 좀 봐봐. 기린아 맛있어?"

<인터뷰> 박석현(동물원 사육사) : "아무래도 이제 동물들 입장에선 자기의 습성대로 살 수 있어서 좋고 야생성을 확보해줌으로써 더 건강하고 더 오래 살고..."

이렇게 고향땅 분위기를 살려주다 보니 한여름에도 불을 때주는 경우까지 있습니다. 남아프리카에서 온 미어캣을 위해서는 흙 아래 열선을 깔고 굴 안에도 온열 시스템이 있어 온도를 더 높입니다. 한국의 여름이 아무리 더워 봐야 사막과 비교할 순 없기 때문입니다.

<현장음> "'미어캣'은 사막에 살기 때문에 따뜻하게 살게 해주기 위해 이 바닥에 열선이 깔렸습니다. 여름철에도 비가 오면 추워서 열선을 틀어놓고 있습니다."

북극에서 왔든, 사막에서 왔든, 한국의 여름을 피하고 싶은 건 마찬가지. 그래도 조금이나마 고향 땅 분위기를 내주는 동물원 덕분에 다가올 무더위도 두렵지만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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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07-01 08:49:00
    • 수정2009-07-01 09: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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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어제 같은 경우 해는 안 보이는데 조금만 움직여도 끈적끈적 땀이 나니까 많이 괴로웠습니다. 사람은 옷을 벗으면 되는데, 털 많은 동물들은 고통이 더 크겠어요. 박석호 기자? 동물들도 이제 여름 준비 해야죠? <리포트> 네. 사람은 피서라도 가는데, 동물들은 갇혀 있으니까 더 덥겠죠? 여름 앞둔 동물원 표정 함께 보시죠. 여름이면 고향 생각이 더 간절해집니다. 차디찬 얼음 바위와 살을 에는 칼바람까지 그리워집니다. 북극에서 온 북극곰, 보는 사람까지 안쓰럽습니다. <현장음> "털 좀 확 밀어줬으면 좋겠어요. 시원하게." 그렇다고 수영장 물을 얼릴 수도 없는 노릇, 대신 음식이나마 고향식으로 준비했습니다. 바로 얼린 꽁치입니다. <인터뷰> 남영창(동물원 사육사) : "우리도 더우면 아이스크림 먹고 그러는데 동물들도 더위 잊으라고 저희가 특별식으로 꽁치를 얼려서 이렇게 주는 겁니다. 안 그래도 더워죽겠는데 얼음 주면 좋아하죠. '감사합니다' 하고 잘 먹죠." 물 위에 얼음 간식이 떨어지자 낚아채 먹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인터뷰> 손영필(서울 광장동) : "얼려서 주니까 곰도 시원하게 음식을 잘 먹을 수 있고 우리 애들도 얼려서 줄까요. 음식을? 마치 북극에 와 있는 것 같이 자기 고향에 와 있는 그런 느낌일 것 같은데요." 하지만, 꼭 고향이 추운 곳이어야 얼음 간식을 즐기는 건 아닙니다. 밀림에서 온 오랑우탄도 얼린 사과와 바나나를 받아들고 신이 났습니다. <인터뷰> 남영창(동물원 사육사) : "사실 지금 같이 폭염, 막 30도 이렇게 올라가면 샤워기도 틀어주고 얼음 같은 것도 준비하고 시원하게 해주고 스트레스 좀 풀게 해주려고 우리가 자체에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음식만으로 동물들을 달래기는 한계가 있으니 아예 고향과 똑같은 환경을 만들어주기도 합니다. 폭포와 웅덩이, 울창한 나무까지... 새들이 사는 작은 숲 그대로입니다. 두루미며 펠리컨, 오리들이 서식하기 좋게 야생상태 그대로 만들었습니다. <현장음> "살아있는 미꾸라지를 그냥 부어줍니다. 부리로 쏘아서 먹이 사냥을 하고 그런 식으로... 야생에서 먹는 똑같은 조건을 조성해주는 거예요." 실내에서 소나기가 내리기도 합니다. 원숭이와 악어의 보금자리인 이곳에는 섭씨 20도가 넘으면 하루에 한 번씩 열대우림의 스콜처럼 비가 내립니다. <인터뷰> 김종범(동물원 사육사) : "열대우림처럼 천둥과 번개, 비가 내리는 스프링클러 같은 그런 분위기도 조성됩니다. 동물원을 자연 그대로 보여주기 위해서 저희가 최대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최대한 원래의 서식지 같은 환경을 만들어 주는 일, 동물들의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가장 중요한 배렵니다. <인터뷰> 정연화(서울 창천동) : "이 바위산을 보니까요. 애들이 원래 뛰어노는 모습들이 상상이 되는 것 같아요. 평지에 있는 양들은 그냥 평범한 양 같은데요. 돌산에 있는 양들은 다른 곳에 사는 양처럼 독특한 느낌이 들어요." 높은 곳에 있는 나뭇잎을 먹던 기린을 위해 먹이 주는 방식도 바꿨습니다. 지난해 설치한 도르래를 이용한 눈높이 배식입니다. <현장음> "기린아 나 좀 봐봐. 기린아 맛있어?" <인터뷰> 박석현(동물원 사육사) : "아무래도 이제 동물들 입장에선 자기의 습성대로 살 수 있어서 좋고 야생성을 확보해줌으로써 더 건강하고 더 오래 살고..." 이렇게 고향땅 분위기를 살려주다 보니 한여름에도 불을 때주는 경우까지 있습니다. 남아프리카에서 온 미어캣을 위해서는 흙 아래 열선을 깔고 굴 안에도 온열 시스템이 있어 온도를 더 높입니다. 한국의 여름이 아무리 더워 봐야 사막과 비교할 순 없기 때문입니다. <현장음> "'미어캣'은 사막에 살기 때문에 따뜻하게 살게 해주기 위해 이 바닥에 열선이 깔렸습니다. 여름철에도 비가 오면 추워서 열선을 틀어놓고 있습니다." 북극에서 왔든, 사막에서 왔든, 한국의 여름을 피하고 싶은 건 마찬가지. 그래도 조금이나마 고향 땅 분위기를 내주는 동물원 덕분에 다가올 무더위도 두렵지만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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