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젊은이들이 말하는 ‘한옥’의 매력은?

입력 2009.07.28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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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준비하는 분들은 가장 먼저 집 문제부터 고민하죠.

아파트가 대세인 요즘 같은 시대에 우리 전통 가옥 '한옥'을 선택하는 신혼부부들이 있습니다.

집 구하는 일부터 쉽지 않은데다 아파트에 길든 사람에겐 불편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닐 텐데요. 굳이 한옥을 택한 이유, 뭘까요?


기와지붕이 옹기종기 모여 한옥 숲을 이룬 마을.

굽이굽이 골목길을 따라 그 정취를 찾아든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곳에…

<녹취> "똑똑똑. 계세요? 안녕하세요."

한 30대 신혼부부의 아담한 보금자리가 있습니다.

손바닥만 한 마당을 중심으로 침실과 마루, 부엌, 화장실이 오밀조밀 모여 있습니다.

아파트를 떠나본 적이 없다는 두 사람, 지난해 12월 결혼과 함께 이곳에서 신혼살림을 시작했습니다.

<인터뷰> 남찬세·김서완(부부) : "나중에 아이고 생기고 더 어른이 되면 그때는 오히려 살기가 어려워질지도 몰라서, 신혼이니까 이런 데서 꼭 살아보자 이런 마음에서…"

난생 첫 한옥 살이, 불편한 점도 있습니다.

<녹취> "겨울에는 진짜 추워요. 마당 넘어가기가 너무 춥고. 불편한 점을 굳이 찾자면, 추위랑 벌레."

이 작은 옛 집에서 부부는 과연 무엇을 보았을까요?

<인터뷰> 남찬세·김서완(부부) : "매일 하늘도 볼 수 있고, 나무 색깔, 뭐 비오는 거, 눈 오는 거, 계절에 관련된 모든 것을 바로바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게 가장 좋고, 자연친화적인 게…"

깊은 밤, 불빛이 가리키는 주택가 골목 안에 숨은 아담한 한옥.

<녹취> "똑똑. 안녕하세요. 들어오세요."

부부가 신혼의 단꿈을 키워가는 15평 공간, 아기자기합니다.

1년 전, 결혼을 하면서 지어진 지 33년이 된 이 집을 구입했습니다.

<인터뷰> 유준영·이언정(부부) : "나가면 바로 하늘이 보이고 옆에 경복궁, 고궁이 옆에 있으니까 어떤 고즈넉한 맛도 있고요. 서울 속의 서울 같지 않은…"

답답한 천장을 뜯어내 한옥 서까래를 되살리고 구석구석 정성껏 손을 봤습니다.

마냥 편하기만 한 것은 아니지만 남들처럼 아파트 몇 평 고집하지 않아도 좋을 만큼 두 사람에겐 한옥에 사는 즐거움이 남다릅니다.

<인터뷰> 유준영·이언정(부부) : "제가 생각하기엔 한옥은 여유다. 나무도 많고 옆집의 할머니, 앞집의 할아버지랑 늘 인사하면서 아침저녁으로 같이 잘 지낼 수 있고, 그런 것들이 삶의 쉼표라고 해야 되나, 그런 여유를 갖고 살 수 있는…"

<인터뷰> 장명희(한옥문화원 부원장) : "한옥에서는 자연스럽게 뭐 소통을 하겠다고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소통이 되고 또 이웃과의 소통, 그리고 또 환경, 공기와의 소통 이런 것들이 사람들이 굉장히 편안하게 느끼는 것 같아요."

각박한 도시생활에서 계절과 자연, 푸근한 이웃의 정을 느낄 수 있다는 것.

젊은이들이 이렇게 옛 집을, 옛 동네를 찾아 나서는 이유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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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리포트] 젊은이들이 말하는 ‘한옥’의 매력은?
    • 입력 2009-07-28 20: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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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준비하는 분들은 가장 먼저 집 문제부터 고민하죠. 아파트가 대세인 요즘 같은 시대에 우리 전통 가옥 '한옥'을 선택하는 신혼부부들이 있습니다. 집 구하는 일부터 쉽지 않은데다 아파트에 길든 사람에겐 불편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닐 텐데요. 굳이 한옥을 택한 이유, 뭘까요? 기와지붕이 옹기종기 모여 한옥 숲을 이룬 마을. 굽이굽이 골목길을 따라 그 정취를 찾아든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곳에… <녹취> "똑똑똑. 계세요? 안녕하세요." 한 30대 신혼부부의 아담한 보금자리가 있습니다. 손바닥만 한 마당을 중심으로 침실과 마루, 부엌, 화장실이 오밀조밀 모여 있습니다. 아파트를 떠나본 적이 없다는 두 사람, 지난해 12월 결혼과 함께 이곳에서 신혼살림을 시작했습니다. <인터뷰> 남찬세·김서완(부부) : "나중에 아이고 생기고 더 어른이 되면 그때는 오히려 살기가 어려워질지도 몰라서, 신혼이니까 이런 데서 꼭 살아보자 이런 마음에서…" 난생 첫 한옥 살이, 불편한 점도 있습니다. <녹취> "겨울에는 진짜 추워요. 마당 넘어가기가 너무 춥고. 불편한 점을 굳이 찾자면, 추위랑 벌레." 이 작은 옛 집에서 부부는 과연 무엇을 보았을까요? <인터뷰> 남찬세·김서완(부부) : "매일 하늘도 볼 수 있고, 나무 색깔, 뭐 비오는 거, 눈 오는 거, 계절에 관련된 모든 것을 바로바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게 가장 좋고, 자연친화적인 게…" 깊은 밤, 불빛이 가리키는 주택가 골목 안에 숨은 아담한 한옥. <녹취> "똑똑. 안녕하세요. 들어오세요." 부부가 신혼의 단꿈을 키워가는 15평 공간, 아기자기합니다. 1년 전, 결혼을 하면서 지어진 지 33년이 된 이 집을 구입했습니다. <인터뷰> 유준영·이언정(부부) : "나가면 바로 하늘이 보이고 옆에 경복궁, 고궁이 옆에 있으니까 어떤 고즈넉한 맛도 있고요. 서울 속의 서울 같지 않은…" 답답한 천장을 뜯어내 한옥 서까래를 되살리고 구석구석 정성껏 손을 봤습니다. 마냥 편하기만 한 것은 아니지만 남들처럼 아파트 몇 평 고집하지 않아도 좋을 만큼 두 사람에겐 한옥에 사는 즐거움이 남다릅니다. <인터뷰> 유준영·이언정(부부) : "제가 생각하기엔 한옥은 여유다. 나무도 많고 옆집의 할머니, 앞집의 할아버지랑 늘 인사하면서 아침저녁으로 같이 잘 지낼 수 있고, 그런 것들이 삶의 쉼표라고 해야 되나, 그런 여유를 갖고 살 수 있는…" <인터뷰> 장명희(한옥문화원 부원장) : "한옥에서는 자연스럽게 뭐 소통을 하겠다고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소통이 되고 또 이웃과의 소통, 그리고 또 환경, 공기와의 소통 이런 것들이 사람들이 굉장히 편안하게 느끼는 것 같아요." 각박한 도시생활에서 계절과 자연, 푸근한 이웃의 정을 느낄 수 있다는 것. 젊은이들이 이렇게 옛 집을, 옛 동네를 찾아 나서는 이유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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