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거슬렀더니…’, 폭우에 망가진 조경하천

입력 2009.07.31 (22:2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성남 탄천에 설치한 각종 인공시설들이 지난번 폭우에 속절없이 쓸려갔습니다. 자연을 거스르며, 사람의 편리만 쫓은 결과입니다.

김민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잔잔하던 하천이 성난 물살로 변했습니다.

단 하루 동안 내린 250mm의 폭우 때문입니다.

비가 그친 뒤에도 물살이 남긴 상처는 여전합니다.

물놀이장 타일은 산산조각이 났습니다.

바닥의 벽돌도 파헤쳐진 채 뒹굴고 있습니다.

물놀이장 6곳 가운데 5곳이 이렇게 부서졌습니다.

하천을 가로지르는 다리 난간은 모두 쓸려나갔습니다.

단단히 붙여놓은 돌조각마저 물살에 떨어져 나갔습니다.

<인터뷰> 전현욱(성남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 "보면 전혀 안 떨어지죠. 돌로 때려야 깨질까 말까하지..."

콘크리트 덩어리째 뽑혀 나간 의자도 있습니다.

산책로에 깔려 있던 바닥재도 부풀어 오른 채 너덜너덜합니다.

환경단체는 사람만을 위한 공원 위주의 하천 조성이 결국 이런 피해를 만들었다고 지적합니다.

지금이라도 물길을 무시한 조경공사를 중단하고 자연을 살린 생태하천으로 복원하자는 겁니다.

<인터뷰> 전현욱(사무국장/성남환경운동연합) : "구불구불하면 물길을 잡아주는 효과가 있는데 지금은 물이 내리는 만큼 밀고 나가기 때문에 탄천에 있는 시설물들은 남아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거죠."

하지만, 성남시는 시민들의 요청에 따라 편의 시설을 설치했을 뿐이라고 합니다.

<인터뷰> 김영배(과장/성남시청 탄천관리과) : "천재만으로 돌릴 수 없는 부분도 있지만 그러나 주민들의 여가선용을 위해 꼭 필요한 것들을 설치한 것이고..."

성남시는 더 튼튼한 시설을 설치하겠다고 하지만 비가 오면 또 귀중한 세금을 물살에 쓸려 보낼지도 모릅니다.

KBS 뉴스 김민경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자연 거슬렀더니…’, 폭우에 망가진 조경하천
    • 입력 2009-07-31 21:22:04
    뉴스 9
<앵커 멘트> 성남 탄천에 설치한 각종 인공시설들이 지난번 폭우에 속절없이 쓸려갔습니다. 자연을 거스르며, 사람의 편리만 쫓은 결과입니다. 김민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잔잔하던 하천이 성난 물살로 변했습니다. 단 하루 동안 내린 250mm의 폭우 때문입니다. 비가 그친 뒤에도 물살이 남긴 상처는 여전합니다. 물놀이장 타일은 산산조각이 났습니다. 바닥의 벽돌도 파헤쳐진 채 뒹굴고 있습니다. 물놀이장 6곳 가운데 5곳이 이렇게 부서졌습니다. 하천을 가로지르는 다리 난간은 모두 쓸려나갔습니다. 단단히 붙여놓은 돌조각마저 물살에 떨어져 나갔습니다. <인터뷰> 전현욱(성남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 "보면 전혀 안 떨어지죠. 돌로 때려야 깨질까 말까하지..." 콘크리트 덩어리째 뽑혀 나간 의자도 있습니다. 산책로에 깔려 있던 바닥재도 부풀어 오른 채 너덜너덜합니다. 환경단체는 사람만을 위한 공원 위주의 하천 조성이 결국 이런 피해를 만들었다고 지적합니다. 지금이라도 물길을 무시한 조경공사를 중단하고 자연을 살린 생태하천으로 복원하자는 겁니다. <인터뷰> 전현욱(사무국장/성남환경운동연합) : "구불구불하면 물길을 잡아주는 효과가 있는데 지금은 물이 내리는 만큼 밀고 나가기 때문에 탄천에 있는 시설물들은 남아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거죠." 하지만, 성남시는 시민들의 요청에 따라 편의 시설을 설치했을 뿐이라고 합니다. <인터뷰> 김영배(과장/성남시청 탄천관리과) : "천재만으로 돌릴 수 없는 부분도 있지만 그러나 주민들의 여가선용을 위해 꼭 필요한 것들을 설치한 것이고..." 성남시는 더 튼튼한 시설을 설치하겠다고 하지만 비가 오면 또 귀중한 세금을 물살에 쓸려 보낼지도 모릅니다. KBS 뉴스 김민경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