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신기 ‘수입 배분’ 갈등…가요계약, 문제점?

입력 2009.08.04 (20:34) 수정 2009.08.04 (21:5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가수 동방신기의 일부 멤버들과 소속사 사이 공방이 오가고 있습니다.

계약 기간과 수익 등 전속계약을 둘러싼 갈등 때문인데요.

최근엔 소송이 빈번할 정도로 끊이지 않는 가요계 분쟁.

그 문제점이 무엇인지 양민효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국내뿐 아니라 일본과 중국에서 한류 스타로 떠오른 가수 동방신기.

그룹 해체냐 활동 계속이냐가 연예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문제의 핵심은 소속사인 SM 엔터테인먼트와 맺은 계약 기간과 수익배분을 둘러싼 공방입니다.

13년에 이르는 계약기간은 사실상 연예계 은퇴 때까지를 의미하는 종신계약이고, 앨범 판매량에 따라 1인당 1%이하에 불과한 수익배분 역시 참기 어렵다는 것이 동방신기 그룹 일부 멤버들의 주장입니다.

이에 대해 소속사인 SM 엔터테인먼트의 이야기는 다릅니다.

해외활동 가수의 특성상 계약기간에 제한을 두지 않는 예외조항이 적용됐고, 수익 역시 앨범 외에 CF 등 각종 수입을 다양하게 분배해 왔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조우성(SM 측 변호사) : "5년 동안 SM엔터테인먼트의 매출이 천억 원이었는데 이중 동방신기에게 110억 원이 지급됐다면 적은 부분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같은 스타와 기획사간 갈등의 배경에는 데뷔에서 연습생 기간을 거쳐 스타로 키워지는 전 과정이 철저히 기획사 주도로 진행되는 우리나라 고유의 시스템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때문에 무명 시절의 계약조건은 기획사측에만 유리한 것 아니냐는 불만이 끊이지 않습니다.

<인터뷰> 김작가(대중음악 평론가) : "기획사 사장이 신처럼 여겨지는 상황에서 신인은 불리한 계약도 감수해야 하는데 어느 위치에 서면 보상받기를 원하면서 갈등..."

이에대해 기획사들은 기획사들데로 가수의 노래와 춤뿐 아니라 연기에 어학 트레이닝까지 초기 비용을 전적으로 자신들이 부담하는 데다 한류 바람으로 아이돌 스타 경쟁이 거세지면서 투자 비용이 급증했다고 강변합니다.

기획사가 소속 연예인에게 고정 월급제를 기반으로 추가 성과급을 지급해서 수익 배분의 균형을 맞추는 일본의 사례.

계약 자체를 변호사를 통해 체결해서 법적 분쟁의 소지를 줄이는 미국의 경우처럼 선진화된 시스템을 도입할 때가 됐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문화연구 전공 교수 : "기획사 합숙 시스템이 단기간에 한류 스타를 길러내는 데는 효율적이었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체계는 전근대적이다 보니 결국 아이돌 스타의 생명을 단축시키는 것."

탤런트 장자연 씨 사건을 계기로 이른바 '노예계약'을 방지하자며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가 표준계약서를 발표했지만, 강제성이 없고 예외조항이 많아 있으나 마나한 꼴입니다.

아이돌 스타의 인기와 한류 바람을 타고 국내 연예산업의 외형은 커졌지만, 그에 걸맞는 제도적 뒷받침은 따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양민효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동방신기 ‘수입 배분’ 갈등…가요계약, 문제점?
    • 입력 2009-08-04 20:14:51
    • 수정2009-08-04 21:50:22
    뉴스타임
<앵커 멘트> 가수 동방신기의 일부 멤버들과 소속사 사이 공방이 오가고 있습니다. 계약 기간과 수익 등 전속계약을 둘러싼 갈등 때문인데요. 최근엔 소송이 빈번할 정도로 끊이지 않는 가요계 분쟁. 그 문제점이 무엇인지 양민효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국내뿐 아니라 일본과 중국에서 한류 스타로 떠오른 가수 동방신기. 그룹 해체냐 활동 계속이냐가 연예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문제의 핵심은 소속사인 SM 엔터테인먼트와 맺은 계약 기간과 수익배분을 둘러싼 공방입니다. 13년에 이르는 계약기간은 사실상 연예계 은퇴 때까지를 의미하는 종신계약이고, 앨범 판매량에 따라 1인당 1%이하에 불과한 수익배분 역시 참기 어렵다는 것이 동방신기 그룹 일부 멤버들의 주장입니다. 이에 대해 소속사인 SM 엔터테인먼트의 이야기는 다릅니다. 해외활동 가수의 특성상 계약기간에 제한을 두지 않는 예외조항이 적용됐고, 수익 역시 앨범 외에 CF 등 각종 수입을 다양하게 분배해 왔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조우성(SM 측 변호사) : "5년 동안 SM엔터테인먼트의 매출이 천억 원이었는데 이중 동방신기에게 110억 원이 지급됐다면 적은 부분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같은 스타와 기획사간 갈등의 배경에는 데뷔에서 연습생 기간을 거쳐 스타로 키워지는 전 과정이 철저히 기획사 주도로 진행되는 우리나라 고유의 시스템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때문에 무명 시절의 계약조건은 기획사측에만 유리한 것 아니냐는 불만이 끊이지 않습니다. <인터뷰> 김작가(대중음악 평론가) : "기획사 사장이 신처럼 여겨지는 상황에서 신인은 불리한 계약도 감수해야 하는데 어느 위치에 서면 보상받기를 원하면서 갈등..." 이에대해 기획사들은 기획사들데로 가수의 노래와 춤뿐 아니라 연기에 어학 트레이닝까지 초기 비용을 전적으로 자신들이 부담하는 데다 한류 바람으로 아이돌 스타 경쟁이 거세지면서 투자 비용이 급증했다고 강변합니다. 기획사가 소속 연예인에게 고정 월급제를 기반으로 추가 성과급을 지급해서 수익 배분의 균형을 맞추는 일본의 사례. 계약 자체를 변호사를 통해 체결해서 법적 분쟁의 소지를 줄이는 미국의 경우처럼 선진화된 시스템을 도입할 때가 됐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문화연구 전공 교수 : "기획사 합숙 시스템이 단기간에 한류 스타를 길러내는 데는 효율적이었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체계는 전근대적이다 보니 결국 아이돌 스타의 생명을 단축시키는 것." 탤런트 장자연 씨 사건을 계기로 이른바 '노예계약'을 방지하자며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가 표준계약서를 발표했지만, 강제성이 없고 예외조항이 많아 있으나 마나한 꼴입니다. 아이돌 스타의 인기와 한류 바람을 타고 국내 연예산업의 외형은 커졌지만, 그에 걸맞는 제도적 뒷받침은 따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양민효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