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 대학 평생교육원서 고액 학원영업

입력 2009.08.14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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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대학 평생교육원이 조기 유학생을 상대로 고액을 받고 어학수업을 하는 현장을 고발합니다.

사실상의 학원 수업인데, 학원법 단속 대상이 아니어서 교육청의 단속도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교육담당 유광석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질문> 대학 평생교육원은 주로 성인들을 위한 학습시설 아닌가요?

<답변> 그렇습니다.

평생교육원은 정규 교육과정을 다 마쳤거나 중도에 그만둔 사람들, 주로 성인들을 위해 교양이나 어학, 직업교육 등을 실시하는 기관입니다.

학생들을 위한 강좌도 일부 있는데, 초중고 교육과정을 다루는 수업은 개설할 수 없습니다.

<질문> 그런데 이런 평생교육원에서 조기 유학생들을 상대로 어학 수업을 하고 있다는데, 현장을 다녀왔죠?

<답변> 서울의 한 대학원대학교 부설 평생교육원을 다녀왔습니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 봤더니 미국 대학 수학능력시험인 SAT 대비 수업이 한창이었습니다.

수강생들은 방학 동안 잠시 귀국한 조기 유학생들입니다.

이 곳의 여름 학기 시간표입니다. 6월부터 8월까지, 매일 오전 8시 반부터 저녁 10시까지 동시에 12개의 SAT와 토플반 수업이 계속됩니다.

이 업체 관계자의 말입니다.

<녹취> 업체 관계자: "현장 배치고사 봐서 분반이 이뤄지고요. 한 레벨에서도 많은 클래스는 4클래스 정도 개설이 되고요."

<질문> 수강료는 어떻게 받고 있습니까?

<답변> SAT와 토플 수업의 경우 하루 네시간씩 17번 수업을 하고 136만원을 받습니다.

시간당 약 2만원 꼴인데, 강남교육청 기준 수강료의 2배, 그러니까 70만원이나 더 받고 있었습니다.

이 평생교육원 1년 매출 8억 5천만원 중 7억원이 조기 유학생 프로그램에서 나온다고 관계자는 설명했습니다.

<질문> 그런데 이 곳은 등록된 학원인가요?

<답변> 이 업체의 홈페이지를 한번 보시겠습니다.

이 업체는 SAT 전문 어학원이라면서 국내 최고의 유학생 교육을 하고 있고, 미국 명문대학 진학을 보장한다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관할 교육청에 학원 등록 여부를 확인해봤더니, 등록이 돼 있지 않았습니다.

법적 근거가 없는 교습시설인 것입니다.

<질문> 대학 측은 여기에 대해 뭐라고 해명하고 있습니까?

<답변> 대학 평생교육원 측은 이 업체는 학원이 아닌 교육컨설팅 전문업체이고, 이 곳에 고전과 역사 등 유학생들의 모국 적응 프로그램 운영을 위탁해 왔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대학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대학 평생교육원 관계자: "국어, 국사, 한국문화, 한자, 시사상식 쪽이죠."

하지만 업체 홈페이지 어디에도 이런 교양 강좌 안내는 없고 학생들도 들은 적이 없다고 말합니다.

학생들의 말입니다.

<인터뷰> 수강생: "SAT, 토플, 수학..다 SAT에 관한 거죠.' (논어나 한국사 이해, 이런 것도 있어요?) '한국사 이해요? 한국에 대한 건 없어요."

즉, 조기 유학생의 한국사회 적응훈련을 한다면서 실제로는 학원수업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질문> 대학 시설에서 사설업체가 이런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문제일 것 같은데요?

<답변> 그렇습니다. 엄연한 불법입니다.

평생교육법에는 대학이 영리단체에 교육과정을 위탁하는 것 자체가 금지돼 있습니다.

교과부 평생학습정책과 유삼목 연구사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유삼목(교과부 평생학습정책과 연구사): "대형 영리업체가 일반 교육기관에 뛰어들어서 평생교육의 질서를 흐트릴 염려가 있죠."

관할 교육청은 대학 평생교육시설에서 이뤄지는 행위라 학원법으로 단속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학원법의 허점을 교묘히 이용해 대학시설에서 고액의 학원영업이 버젓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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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취재] 대학 평생교육원서 고액 학원영업
    • 입력 2009-08-14 23: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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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대학 평생교육원이 조기 유학생을 상대로 고액을 받고 어학수업을 하는 현장을 고발합니다. 사실상의 학원 수업인데, 학원법 단속 대상이 아니어서 교육청의 단속도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교육담당 유광석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질문> 대학 평생교육원은 주로 성인들을 위한 학습시설 아닌가요? <답변> 그렇습니다. 평생교육원은 정규 교육과정을 다 마쳤거나 중도에 그만둔 사람들, 주로 성인들을 위해 교양이나 어학, 직업교육 등을 실시하는 기관입니다. 학생들을 위한 강좌도 일부 있는데, 초중고 교육과정을 다루는 수업은 개설할 수 없습니다. <질문> 그런데 이런 평생교육원에서 조기 유학생들을 상대로 어학 수업을 하고 있다는데, 현장을 다녀왔죠? <답변> 서울의 한 대학원대학교 부설 평생교육원을 다녀왔습니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 봤더니 미국 대학 수학능력시험인 SAT 대비 수업이 한창이었습니다. 수강생들은 방학 동안 잠시 귀국한 조기 유학생들입니다. 이 곳의 여름 학기 시간표입니다. 6월부터 8월까지, 매일 오전 8시 반부터 저녁 10시까지 동시에 12개의 SAT와 토플반 수업이 계속됩니다. 이 업체 관계자의 말입니다. <녹취> 업체 관계자: "현장 배치고사 봐서 분반이 이뤄지고요. 한 레벨에서도 많은 클래스는 4클래스 정도 개설이 되고요." <질문> 수강료는 어떻게 받고 있습니까? <답변> SAT와 토플 수업의 경우 하루 네시간씩 17번 수업을 하고 136만원을 받습니다. 시간당 약 2만원 꼴인데, 강남교육청 기준 수강료의 2배, 그러니까 70만원이나 더 받고 있었습니다. 이 평생교육원 1년 매출 8억 5천만원 중 7억원이 조기 유학생 프로그램에서 나온다고 관계자는 설명했습니다. <질문> 그런데 이 곳은 등록된 학원인가요? <답변> 이 업체의 홈페이지를 한번 보시겠습니다. 이 업체는 SAT 전문 어학원이라면서 국내 최고의 유학생 교육을 하고 있고, 미국 명문대학 진학을 보장한다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관할 교육청에 학원 등록 여부를 확인해봤더니, 등록이 돼 있지 않았습니다. 법적 근거가 없는 교습시설인 것입니다. <질문> 대학 측은 여기에 대해 뭐라고 해명하고 있습니까? <답변> 대학 평생교육원 측은 이 업체는 학원이 아닌 교육컨설팅 전문업체이고, 이 곳에 고전과 역사 등 유학생들의 모국 적응 프로그램 운영을 위탁해 왔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대학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대학 평생교육원 관계자: "국어, 국사, 한국문화, 한자, 시사상식 쪽이죠." 하지만 업체 홈페이지 어디에도 이런 교양 강좌 안내는 없고 학생들도 들은 적이 없다고 말합니다. 학생들의 말입니다. <인터뷰> 수강생: "SAT, 토플, 수학..다 SAT에 관한 거죠.' (논어나 한국사 이해, 이런 것도 있어요?) '한국사 이해요? 한국에 대한 건 없어요." 즉, 조기 유학생의 한국사회 적응훈련을 한다면서 실제로는 학원수업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질문> 대학 시설에서 사설업체가 이런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문제일 것 같은데요? <답변> 그렇습니다. 엄연한 불법입니다. 평생교육법에는 대학이 영리단체에 교육과정을 위탁하는 것 자체가 금지돼 있습니다. 교과부 평생학습정책과 유삼목 연구사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유삼목(교과부 평생학습정책과 연구사): "대형 영리업체가 일반 교육기관에 뛰어들어서 평생교육의 질서를 흐트릴 염려가 있죠." 관할 교육청은 대학 평생교육시설에서 이뤄지는 행위라 학원법으로 단속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학원법의 허점을 교묘히 이용해 대학시설에서 고액의 학원영업이 버젓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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