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보험 가지급금제 ‘있으나마나’

<앵커 멘트>
자동차 사고를 당했을 때 보험금 일부를 미리 받을 수 있는 좋은 제도가 있는데요,
보험사들의 미온적 태도로, 있으나마나입니다.
김승조 기자입니다.
<리포트>

최근 어머니가 화물차에 치인 박모 씨.

당장 쓸 병원비가 걱정됐지만 다행히 가해 차량의 자동차 보험사로부터 보험금의 일부인 2천7백만 원을 미리 받을 수 있었습니다.

<녹취> 박00(교통사고 환자 보호자) : "당장 간병인 써야되니까, 돈이 안되니까 얘기를 했더니 그럼 먼저 가지급금 해준다 그러더라구요."

이처럼 보험금이 확정되기 전이라도 사고와 관련해 돈을 긴급히 쓸 수 있도록 보험금 일부를 미리 지급하는 것이 '보험금 가지급 제도'입니다.

현행 자동차 보험 약관상 사고를 당한 사람이 가지급을 신청할 경우, 보험사는 위자료나 대물 피해액의 50%와 치료비 전액을 무조건 지급하도록 돼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4월부터 지난 3월까지 1년 동안 손해보험사들이 보험금을 가지급한 건수는 6천 백여 건...

전체 자동차 사고 건수의 0.12%에 불과합니다.

보험금 일부를 미리 지급하는 것이 달갑지 않은 보험사 측이 가입자들에게 이 제도를 알리는 데 미온적이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이종환(금융감독원 팀장) : "보험사들이 적극적으로 홍보하지도 않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이 제도를 알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금감원은 보험사가 피해자에게 보내는 보상 안내 문자 서비스에 이 같은 보험금 가지급금 내용을 의무적으로 포함시키도록 했습니다.

KBS 뉴스 김승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