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에 CCTV, 나를 보고 있다

입력 2001.04.20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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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은 어디를 가든지 CCTV 즉 폐쇄회로TV를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도난이나 각종 범죄를 예방하는 측면도 있지만 사생활 침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CCTV를 둘러싼 논란을 이주환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기자: 가방을 둘러맨 한 대학생이 20대의 두 남자에게 사정없이 맞습니다.
돈을 빼앗은 두 명은 그러나 CCTV를 보고 쫓아온 지하철 역무원에게 멀리 못 가 붙잡히고 맙니다.
⊙이 모군(폭행피해자): CCTV 찍는 줄 알았는데 설마했죠.
⊙기자: 한 남자가 주차장에서 잠시 서성대더니 재빠르게 어디론가 달아납니다.
주부를 납치해 4000만원의 돈을 빼앗은 이 사람 역시 CCTV에 단서가 포착돼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처럼 범죄 방지를 위해 CCTV를 설치하는 곳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이 아파트는 엘리베이터 안에 CCTV를 설치해 주민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아파트 주민: 애들이 스티커를 붙인다든지, 방뇨를 한다든지, 낙서를 한다든지 그런 점이 없어졌어요.
⊙기자: 과거 공공시설에 주로 설치되던 CCTV가 일상생활로 파고들면서 목욕탕 같은 은밀한 장소에서도 CCTV를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도난방지용으로 설치됐다고는 하지만 이를 지켜보는 고객들의 시선이 고울 리는 없습니다.
⊙목욕탕 이용객: 사실 목욕이라고 하는 것이 그렇잖아요.
전부 벗고 하는 일인데.
도난방지하는 사람이 서서 다 쳐다볼 수 있는데, 별도로 설치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기자: 문제는 CCTV가 몰래카메라로 활용돼 범죄에 악용될 여지가 충분하다는 데 있습니다.
몰카로 찍은 영상이 인터넷 등을 통해 급속히 퍼지는 것이 그 좋은 예입니다.
이 같은 용도로 CCTV를 구입하는 사람들도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자: 몰카로 이용하는 사람도 있어요?
⊙판매점 직원: 그런 용도로 사는 사람도 있죠.
⊙기자: 이러다 보니 탐지기 등 몰카를 찾기 위한 각종 묘안도 나오고 있지만 촬영 자체를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없습니다.
결국 CCTV를 사용하는 사람의 양심에 맡겨둘 수밖에 없는 노릇입니다.
⊙곽대경(교수/동국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감시하고 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만 이루어질 수 있도록 그렇게 기준을 갖다 정할 그런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각종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고안된 CCTV가 사생활을 침해하는 흉기로 돌변할 수도 있는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KBS뉴스 이주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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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곳곳에 CCTV, 나를 보고 있다
    • 입력 2001-04-20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요즘은 어디를 가든지 CCTV 즉 폐쇄회로TV를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도난이나 각종 범죄를 예방하는 측면도 있지만 사생활 침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CCTV를 둘러싼 논란을 이주환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기자: 가방을 둘러맨 한 대학생이 20대의 두 남자에게 사정없이 맞습니다. 돈을 빼앗은 두 명은 그러나 CCTV를 보고 쫓아온 지하철 역무원에게 멀리 못 가 붙잡히고 맙니다. ⊙이 모군(폭행피해자): CCTV 찍는 줄 알았는데 설마했죠. ⊙기자: 한 남자가 주차장에서 잠시 서성대더니 재빠르게 어디론가 달아납니다. 주부를 납치해 4000만원의 돈을 빼앗은 이 사람 역시 CCTV에 단서가 포착돼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처럼 범죄 방지를 위해 CCTV를 설치하는 곳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이 아파트는 엘리베이터 안에 CCTV를 설치해 주민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아파트 주민: 애들이 스티커를 붙인다든지, 방뇨를 한다든지, 낙서를 한다든지 그런 점이 없어졌어요. ⊙기자: 과거 공공시설에 주로 설치되던 CCTV가 일상생활로 파고들면서 목욕탕 같은 은밀한 장소에서도 CCTV를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도난방지용으로 설치됐다고는 하지만 이를 지켜보는 고객들의 시선이 고울 리는 없습니다. ⊙목욕탕 이용객: 사실 목욕이라고 하는 것이 그렇잖아요. 전부 벗고 하는 일인데. 도난방지하는 사람이 서서 다 쳐다볼 수 있는데, 별도로 설치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기자: 문제는 CCTV가 몰래카메라로 활용돼 범죄에 악용될 여지가 충분하다는 데 있습니다. 몰카로 찍은 영상이 인터넷 등을 통해 급속히 퍼지는 것이 그 좋은 예입니다. 이 같은 용도로 CCTV를 구입하는 사람들도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자: 몰카로 이용하는 사람도 있어요? ⊙판매점 직원: 그런 용도로 사는 사람도 있죠. ⊙기자: 이러다 보니 탐지기 등 몰카를 찾기 위한 각종 묘안도 나오고 있지만 촬영 자체를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없습니다. 결국 CCTV를 사용하는 사람의 양심에 맡겨둘 수밖에 없는 노릇입니다. ⊙곽대경(교수/동국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감시하고 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만 이루어질 수 있도록 그렇게 기준을 갖다 정할 그런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각종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고안된 CCTV가 사생활을 침해하는 흉기로 돌변할 수도 있는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KBS뉴스 이주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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