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사람] 편지를 사랑하는 사람들

입력 2009.09.19 (21:47) 수정 2009.09.19 (21:5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안부편지나 연애편지 등 손으로 직접 편지 써보신 기억 있으시죠, 문화와 사람, 오늘은 디지털 문화 속에도 여전히 손편지쓰기를 고집하는 사람들을 조지현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누렇게 벼가 익기 시작한 논두렁길을 달려오는 우편배달부.

늘 말없이 대문을 지키는 우편함이 그를 반가이 맞습니다.

한자 한자 직접 써내려간 편지를 받아들 때면 컴퓨터를 켜 전자메일을 확인할 때완 사뭇 다른 설렘으로 가득합니다.

<인터뷰> 허정분 : "편지는 아무리 바빠도 그걸 받는 순간 가슴이 따뜻해지니까 꼭 먼저 뜯어보게 되고..."

그 따뜻함이 바로 허씨가 전화와 이메일 대신 편지를 고집하는 이유인지 모릅니다.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편지는 또 일상을 기록한 개인의 소중한 역사이기도 합니다.

박현순씨는 4대에 걸쳐 만 2천여통의 편지를 모아왔습니다.

우체국이 없어 인편으로 소식을 전하던 시절의 편지에서 부터 60년대 타지에서 공부하던 형이 3천원만 보내달라던 편지까지.

100년여의 시간동안 대전군은 대전광역시로 바뀌었고 2원에 불과했던 우표값은 2백원대가 됐습니다.

<인터뷰> 박현순 : "잘 살고 못 살고 한 내용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것이 다 기록돼 있는 것이 바로 이 편지죠. 요즘같은 전화세상에는 다 사라져 버리잖아요."

작가들에게도 편지는 단 한명의 독자에게 전하는 가장 솔직한 글입니다.



작가들은 편지쓰는 모임을 만들고 꾸준히 편지낭독회를 이어가며 사라져가는 편지의 아름다움을 전하고 있습니다.

연애편지에서부터 여행편지까지. 자신들의 솔직한 내면을 드러낸 편지로 엮은 책도 어느새 3권째 펴냈습니다.

<인터뷰> 김다은(소설가) : "편지의 큰 특징 중에 하나가 상대방이 보관한다는 거죠. 그래서 편지에는 거짓이 있을 수 없습니다."

쉽게 말하고 쉽게 잊혀지는 것이 아니라 고심을 거듭해 쓰고 읽어보고 또 읽어본 뒤에 부치는 편지는 여전히 가장 느리지만 가장 따뜻하게 마음을 전하는 수단입니다.

KBS 뉴스 조지현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문화와 사람] 편지를 사랑하는 사람들
    • 입력 2009-09-19 21:24:59
    • 수정2009-09-19 21:51:32
    뉴스 9
<앵커 멘트> 안부편지나 연애편지 등 손으로 직접 편지 써보신 기억 있으시죠, 문화와 사람, 오늘은 디지털 문화 속에도 여전히 손편지쓰기를 고집하는 사람들을 조지현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누렇게 벼가 익기 시작한 논두렁길을 달려오는 우편배달부. 늘 말없이 대문을 지키는 우편함이 그를 반가이 맞습니다. 한자 한자 직접 써내려간 편지를 받아들 때면 컴퓨터를 켜 전자메일을 확인할 때완 사뭇 다른 설렘으로 가득합니다. <인터뷰> 허정분 : "편지는 아무리 바빠도 그걸 받는 순간 가슴이 따뜻해지니까 꼭 먼저 뜯어보게 되고..." 그 따뜻함이 바로 허씨가 전화와 이메일 대신 편지를 고집하는 이유인지 모릅니다.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편지는 또 일상을 기록한 개인의 소중한 역사이기도 합니다. 박현순씨는 4대에 걸쳐 만 2천여통의 편지를 모아왔습니다. 우체국이 없어 인편으로 소식을 전하던 시절의 편지에서 부터 60년대 타지에서 공부하던 형이 3천원만 보내달라던 편지까지. 100년여의 시간동안 대전군은 대전광역시로 바뀌었고 2원에 불과했던 우표값은 2백원대가 됐습니다. <인터뷰> 박현순 : "잘 살고 못 살고 한 내용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것이 다 기록돼 있는 것이 바로 이 편지죠. 요즘같은 전화세상에는 다 사라져 버리잖아요." 작가들에게도 편지는 단 한명의 독자에게 전하는 가장 솔직한 글입니다. 작가들은 편지쓰는 모임을 만들고 꾸준히 편지낭독회를 이어가며 사라져가는 편지의 아름다움을 전하고 있습니다. 연애편지에서부터 여행편지까지. 자신들의 솔직한 내면을 드러낸 편지로 엮은 책도 어느새 3권째 펴냈습니다. <인터뷰> 김다은(소설가) : "편지의 큰 특징 중에 하나가 상대방이 보관한다는 거죠. 그래서 편지에는 거짓이 있을 수 없습니다." 쉽게 말하고 쉽게 잊혀지는 것이 아니라 고심을 거듭해 쓰고 읽어보고 또 읽어본 뒤에 부치는 편지는 여전히 가장 느리지만 가장 따뜻하게 마음을 전하는 수단입니다. KBS 뉴스 조지현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