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사람] 꿈에 본 내고향…실향 예술인의 망향가

입력 2009.10.03 (21:40) 수정 2009.11.29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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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꽉 찬 보름달만 봐도 괜시리 눈물 나는 사람들.. 바로 실향민들이죠. 오늘 문화와 사람에선 그리움을 예술로 달래는 분들 만나봅니다.

조성훈 기자입니다.



<리포트>



전쟁의 격랑속에 수많은 피난민들의 애환이 서려온 부산 영도 다리...



팔순의 실향민이 세월의 때가 덕지 덕지 묻은 늙은 아코디언을 켭니다.



정겨운 옛 노래에 북녘 고향땅 풍경이 선연히 떠오릅니다.



열일곱 꽃같은 나이에 떠나온 고향 생각이 사무칠 때마다 부르고 또 불렀던 고향의 노래들, 그저 꼭 한번만이라도 어릴 적 뛰놀던 뒷동산에 올라 옛 동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인터뷰>홍원곤(실향민 연주자) : "나도 아프지 않고 이렇게 내가 살아있는데 살아 있겠지..."



그 애달픈 열망을 안고 실향민 노 화백은 고향땅이 지척인 최북단 임진각을 찾았습니다.



멀리 가을 빛이 완연한 황금 들녘이 풍성하게 펼쳐져 있지만, 화폭 속에 담기는 것은 차디찬 철책선.



한평생 이산의 한과 두고온 고향 산천에 대한 그리움을 화폭에 담아 온 이동표 화백, 눈에 선한 고향 땅을, 포근한 어머니의 품을 그리고 또 그려보지만, 그리움의 깊이는 줄어들지 않습니다.



고향 산천과 비슷한 곳을 찾아 물과 산이 있는 곳에 정착한 노 화백에게 추석날은 오히려 견디기 힘든 서러움입니다.



<인터뷰>이동표(화가/실향민) : "꿈에도 나타나지 않는 고향에 생전에 단 하룻만이라도 갔다오면 죽어도 여한이 없거든..."



숱한 애환과 시련속에서도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절절히 견뎌내온 실향민들, 고향 하늘에도 똑같이 떠올랐을 휘영청 둥근 달을 바라보며, 더 늦기전에 그 소박한 꿈이 노래와 그림이 아닌 생생한 현실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KBS 뉴스 조성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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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와 사람] 꿈에 본 내고향…실향 예술인의 망향가
    • 입력 2009-10-03 21:28:10
    • 수정2009-11-29 21:4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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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꽉 찬 보름달만 봐도 괜시리 눈물 나는 사람들.. 바로 실향민들이죠. 오늘 문화와 사람에선 그리움을 예술로 달래는 분들 만나봅니다.
조성훈 기자입니다.

<리포트>

전쟁의 격랑속에 수많은 피난민들의 애환이 서려온 부산 영도 다리...

팔순의 실향민이 세월의 때가 덕지 덕지 묻은 늙은 아코디언을 켭니다.

정겨운 옛 노래에 북녘 고향땅 풍경이 선연히 떠오릅니다.

열일곱 꽃같은 나이에 떠나온 고향 생각이 사무칠 때마다 부르고 또 불렀던 고향의 노래들, 그저 꼭 한번만이라도 어릴 적 뛰놀던 뒷동산에 올라 옛 동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인터뷰>홍원곤(실향민 연주자) : "나도 아프지 않고 이렇게 내가 살아있는데 살아 있겠지..."

그 애달픈 열망을 안고 실향민 노 화백은 고향땅이 지척인 최북단 임진각을 찾았습니다.

멀리 가을 빛이 완연한 황금 들녘이 풍성하게 펼쳐져 있지만, 화폭 속에 담기는 것은 차디찬 철책선.

한평생 이산의 한과 두고온 고향 산천에 대한 그리움을 화폭에 담아 온 이동표 화백, 눈에 선한 고향 땅을, 포근한 어머니의 품을 그리고 또 그려보지만, 그리움의 깊이는 줄어들지 않습니다.

고향 산천과 비슷한 곳을 찾아 물과 산이 있는 곳에 정착한 노 화백에게 추석날은 오히려 견디기 힘든 서러움입니다.

<인터뷰>이동표(화가/실향민) : "꿈에도 나타나지 않는 고향에 생전에 단 하룻만이라도 갔다오면 죽어도 여한이 없거든..."

숱한 애환과 시련속에서도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절절히 견뎌내온 실향민들, 고향 하늘에도 똑같이 떠올랐을 휘영청 둥근 달을 바라보며, 더 늦기전에 그 소박한 꿈이 노래와 그림이 아닌 생생한 현실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KBS 뉴스 조성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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