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지대 곳곳에 ‘검은 손’ 수법도 지능적

입력 2009.10.09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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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나영이 사건'을 계기로 KBS가 아동 성폭행이 자주 일어난 장소와 수법을 추적해봤습니다.
놀랍게도, 안전지대로 여겨지던 곳에 검은 손이 뻗쳐 있었고, 유인 수법도 지능적이었습니다.
탐사보도팀 박진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이른바 '나영이 사건'은 학교 정문 불과 10여 미터 앞에서 일어났습니다.

출근시간대였지만, 누구도 사고를 막지 못했습니다.

<녹취> 사건 건물 관계자 : "8시 반이면 일 다니는 사람들이라 다 나가고 조용했어요. 아주 시끄러워서 나와봤더니 경찰 양반들이 묻더라고요."

37살 이모 씨는 지갑을 길가에 일부러 떨어뜨렸습니다.

지나던 초등학생이 지갑을 주워가자, 절도 혐의로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한 뒤 자신의 차로 끌고 가서 성추행했습니다.

<녹취> 이OO(아동 성추행 피의자) : "(전혀 하실 말이 없어요? 그럼 범행 사실에 대해서는 인정하세요?)..."

학교 안이라고 예외는 아닙니다.

학교 경비원이었던 이 60대 남자는 아이스크림을 사주겠다며 아이들을 숙직실로 유인한 뒤 성추행했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 : "날씨도 덥고 이제 하니까 아이들이 밖에서 운동장에서 놀고 이러니까 샤워하라(고)하면서..."

지난해 발생한 아동 청소년 성범죄는 6천3백여 건.

범행 장소는 가해자의 집이 16%로 가장 많았고, 공공장소, 학교주변 등의 순이었습니다.

발생 건수는 대도시가 많지만, 인구 비율로 계산하면 지방 소도시에서 더 많이 일어났습니다.

<인터뷰> 박기호(서울대 지리학과 교수) : "CCTV 설치 여부, 혹은 실업률, 평균 소득 이런 경제적인 사회적인 요소들이 상당한 설명력을 갖는 것으로 추정이 됩니다."

사건 예방에서부터 검거, 수사, 처벌, 피해자 보상까지. 유기적인 시스템이 갖춰질 때 우리 사회에서 미성년 성범죄가 사라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KBS 뉴스 박진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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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전지대 곳곳에 ‘검은 손’ 수법도 지능적
    • 입력 2009-10-09 20:53:27
    뉴스 9
<앵커 멘트> '나영이 사건'을 계기로 KBS가 아동 성폭행이 자주 일어난 장소와 수법을 추적해봤습니다. 놀랍게도, 안전지대로 여겨지던 곳에 검은 손이 뻗쳐 있었고, 유인 수법도 지능적이었습니다. 탐사보도팀 박진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이른바 '나영이 사건'은 학교 정문 불과 10여 미터 앞에서 일어났습니다. 출근시간대였지만, 누구도 사고를 막지 못했습니다. <녹취> 사건 건물 관계자 : "8시 반이면 일 다니는 사람들이라 다 나가고 조용했어요. 아주 시끄러워서 나와봤더니 경찰 양반들이 묻더라고요." 37살 이모 씨는 지갑을 길가에 일부러 떨어뜨렸습니다. 지나던 초등학생이 지갑을 주워가자, 절도 혐의로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한 뒤 자신의 차로 끌고 가서 성추행했습니다. <녹취> 이OO(아동 성추행 피의자) : "(전혀 하실 말이 없어요? 그럼 범행 사실에 대해서는 인정하세요?)..." 학교 안이라고 예외는 아닙니다. 학교 경비원이었던 이 60대 남자는 아이스크림을 사주겠다며 아이들을 숙직실로 유인한 뒤 성추행했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 : "날씨도 덥고 이제 하니까 아이들이 밖에서 운동장에서 놀고 이러니까 샤워하라(고)하면서..." 지난해 발생한 아동 청소년 성범죄는 6천3백여 건. 범행 장소는 가해자의 집이 16%로 가장 많았고, 공공장소, 학교주변 등의 순이었습니다. 발생 건수는 대도시가 많지만, 인구 비율로 계산하면 지방 소도시에서 더 많이 일어났습니다. <인터뷰> 박기호(서울대 지리학과 교수) : "CCTV 설치 여부, 혹은 실업률, 평균 소득 이런 경제적인 사회적인 요소들이 상당한 설명력을 갖는 것으로 추정이 됩니다." 사건 예방에서부터 검거, 수사, 처벌, 피해자 보상까지. 유기적인 시스템이 갖춰질 때 우리 사회에서 미성년 성범죄가 사라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KBS 뉴스 박진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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