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과거사 “말보다 행동할 때”

입력 2009.10.10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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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석 해설위원]

하토야마 새 일본 총리가 어제 한국 국민들 앞에서 한 말 여러분 어떻게 들으셨습니까? 과거사에 대한 언급 말입니다. 하토야마 총리는 “적극적으로 전향적으로 늘 올바르게 역사를 직시하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소위 ‘무라야마 담화’의 뜻과 마음을 정부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일한 관계에서 일본과 한국 국민이 자칫 감정적인 부분이 앞서갈 수 있는데 그것을 억제해야 한다. 국민의 이해를 얻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린다. 그러한 부분을 이해해 달라”고도 했습니다.
54년 만에 정권 교체를 이룬 민주당 출신 첫 총리 특히 한국 사람과 한국 문화를 좋아한다며 첫 양자 회담 방문국으로 한국을 택한 하토야마 총립니다. 그런 그의 언급에 대해 기대보다 미지근하다, 일본 사람을 향한 듯한 앞부분 보다는 한국 사람을 향한 듯한 뒷부분에 더 방점이 찍힌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올 법합니다.
한국 대통령이 처음 일본을 방문할 때나 일본 총리가 처음 한국을 방문할 때 마다 과거사를 어느 수준에서 언급할 것인지 한국은 한국대로 일본은 일본대로 내부적으로 고민도 하고 양국간에 의논도 하는 게 상례라고 합니다.
1990년 아키히토 천황의 ‘통석의 념’, 1993년 호소카와 당시 총리의 ‘침략전쟁 사죄’ 같은 언급이 그렇게 해서 나왔습니다. 그러다가 1995년 종전 50주년 때 무라야마 당시 총리의 담화, 즉, “식민지 지배와 침략으로 아시아 제국의 여러분들에게 다대한 손해와 고통을 줬다, 통절한 반성의 뜻과 사죄의 마음을 표명한다”는 담화가 지금까지의 집대성으로 간주되고 있습니다. 그 뒤부터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현재가 과거와 싸우면 미래가 훼손된다’ 같은 말들이 오갈 수 있었습니다. 이번 하토야마 총리의 언급 또한 그 연장선상입니다.
하토야마 총리는 어제 한국 사람들에게 ‘이해해 달라’는 말을 여러 차례 했습니다. 재일 한국인의 참정권 문제에 대해서는 ‘내각이라는 요인을 이해해 달라’ 천황의 방한에 대해서는 ‘총리로서 더 이상 말할 수 없는 환경이라는 것을 이해해 달라’고 했습니다. 일본 국내 정치 상황과 여론을 의식한 것이지요. 그래도 아 이 사람이 최소한 말을 앞세우지는 않는구나 하고 듣고 싶은게 한국 사람의 심정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 점에서 하토야마 총리에 앞서서 며칠 전 오카다 새 일본 외무장관이 한 말이 더 크게 들립니다. “과거 전쟁으로 피해를 본 사람들의 기분은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이제는 말보다 행동을 할 때”라는 대목입니다. 일본 사람들도 크게 들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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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과거사 “말보다 행동할 때”
    • 입력 2009-10-10 07:59:13
    뉴스광장 1부
[김진석 해설위원] 하토야마 새 일본 총리가 어제 한국 국민들 앞에서 한 말 여러분 어떻게 들으셨습니까? 과거사에 대한 언급 말입니다. 하토야마 총리는 “적극적으로 전향적으로 늘 올바르게 역사를 직시하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소위 ‘무라야마 담화’의 뜻과 마음을 정부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일한 관계에서 일본과 한국 국민이 자칫 감정적인 부분이 앞서갈 수 있는데 그것을 억제해야 한다. 국민의 이해를 얻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린다. 그러한 부분을 이해해 달라”고도 했습니다. 54년 만에 정권 교체를 이룬 민주당 출신 첫 총리 특히 한국 사람과 한국 문화를 좋아한다며 첫 양자 회담 방문국으로 한국을 택한 하토야마 총립니다. 그런 그의 언급에 대해 기대보다 미지근하다, 일본 사람을 향한 듯한 앞부분 보다는 한국 사람을 향한 듯한 뒷부분에 더 방점이 찍힌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올 법합니다. 한국 대통령이 처음 일본을 방문할 때나 일본 총리가 처음 한국을 방문할 때 마다 과거사를 어느 수준에서 언급할 것인지 한국은 한국대로 일본은 일본대로 내부적으로 고민도 하고 양국간에 의논도 하는 게 상례라고 합니다. 1990년 아키히토 천황의 ‘통석의 념’, 1993년 호소카와 당시 총리의 ‘침략전쟁 사죄’ 같은 언급이 그렇게 해서 나왔습니다. 그러다가 1995년 종전 50주년 때 무라야마 당시 총리의 담화, 즉, “식민지 지배와 침략으로 아시아 제국의 여러분들에게 다대한 손해와 고통을 줬다, 통절한 반성의 뜻과 사죄의 마음을 표명한다”는 담화가 지금까지의 집대성으로 간주되고 있습니다. 그 뒤부터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현재가 과거와 싸우면 미래가 훼손된다’ 같은 말들이 오갈 수 있었습니다. 이번 하토야마 총리의 언급 또한 그 연장선상입니다. 하토야마 총리는 어제 한국 사람들에게 ‘이해해 달라’는 말을 여러 차례 했습니다. 재일 한국인의 참정권 문제에 대해서는 ‘내각이라는 요인을 이해해 달라’ 천황의 방한에 대해서는 ‘총리로서 더 이상 말할 수 없는 환경이라는 것을 이해해 달라’고 했습니다. 일본 국내 정치 상황과 여론을 의식한 것이지요. 그래도 아 이 사람이 최소한 말을 앞세우지는 않는구나 하고 듣고 싶은게 한국 사람의 심정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 점에서 하토야마 총리에 앞서서 며칠 전 오카다 새 일본 외무장관이 한 말이 더 크게 들립니다. “과거 전쟁으로 피해를 본 사람들의 기분은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이제는 말보다 행동을 할 때”라는 대목입니다. 일본 사람들도 크게 들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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