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태의연한 국감…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입력 2009.10.21 (20:34) 수정 2009.10.21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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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국회 국정감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는데요.

이번에도 역시 하나마나 한 국감이라는 비판의 소리가 높습니다.

1년 전엔 어땠을까요?

470개가 넘는 정부부처와 기관을 단 20일 동안 몰아쳐 하루 평균 24개 기관을 감사하다 보니 부실 감사 논란을 피할 수 없었죠.

구태의연한 풍경 역시 곳곳에서 목격됐습니다.

국회의원의 분노에 찬 고성, 피감 기관의 무성의한 답변, 내 지역구 민원부터 챙기고 보자는 태도에서, 소모적인 정치 공방까지...

시민단체들이 지난해 국정감사에 매긴 평점은 낙제를 겨우 면한 'C 마이너스'였습니다.

사실상 올해 국정감사도 이제 사흘밖에 남지 않았는데요.

이번 국감은 과연 몇 점이나 받을 수 있을까요?

이경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녹취> "국민의 대표 기관으로서 국정이 원활하게 돌아가는지 감시하는..."

<녹취> "정말 국민을 대신해서 얼마나 적절하게 일을 해 주고 있나..."

<녹취> "기대는 별로 없습니다."

국정감사장 한 쪽에서 질문과 답변 내용을 유심히 듣고 적는 사람.

국감을 감시하는 모니터 요원입니다.

국회의원들이 잘못된 제도, 예산낭비 사례 등을 정확한 자료를 기준으로 따져묻는지, 합리적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지가 평가의 핵심입니다.

<인터뷰> 주명룡(모니터요원) : "이 분 같은 경우는 준비가 잘 돼 있는데 통상 보좌관이 써 준 메시지나 읽는 식..."

국감장에 아예 오지 않는 의원, 중간에 자리를 뜨는 의원.

출석 여부는 물론 자리를 비운 시간까지 모두 기록합니다.

<인터뷰> 윤필요(모니터요원) : "입장 시간이 의원들 들어오는 시간이에요. 감사장 안에 들어온 시간인데, 표시 안 된 분들 아직 안 들어오신 거에요."

<인터뷰> 이민주(모니터요원) : "자기 질의시간에만 들어와서는 앞에 한참 논의됐던 것을 마치 새로운 질의하시는 것처럼...질의시간이 아깝기도 하고 조금 다른 주제 다뤄줬으면 하는..."

270여 개 시민단체가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국정감사를 평가한 지 올해로 11년째.

해마다 거의 같은 지적 사항이지만 문제점은 고쳐지지 않습니다.

<인터뷰> 홍금애(모니터단 공동집행위원장) : "10년 전에 했던 질문을 아직도 하는 상임위가 있어요. 답답하고 진이 빠지고 우울증 걸릴 것 같죠."

평가를 받는 국회의원들은 평가 방법과 기준에 의문을 제기합니다.

<녹취> 원희목(한나라당 의원) : "시민단체 활동 의미 있게 생각하지만 우수의원 시상 같은 건 과열 양상만 부추겨..."

<녹취> 우제창(민주당 의원) : "별로 신경 안씁니다. 출석률 같은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은데 내용을 봐야지, 내용을..."

국감을 하는 쪽과 받는 쪽, 국감을 평가하는 쪽과 평가받는 쪽 모두 공감하는 건 지금의 제도로는 비효율적 국감, 소모적 평가가 될 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녹취> 홍금애(모니터단 공동집행위원장) : "한 달에 한 두 개 기관을 하든지, 분산해서 상시국감을 하자는...그런데 그 제도는 결국 국회의원이 바꿔야 해."

국회제도운영개선 자문위원회는 이미 상시국감 도입을 국회에 제안했습니다.

20년 된 제도를 개선하기위해 이제는 국회의원들의 나설 차례입니다.

KBS 뉴스 이경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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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태의연한 국감…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입력 2009-10-21 20:20:33
    • 수정2009-10-21 20:3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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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국회 국정감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는데요. 이번에도 역시 하나마나 한 국감이라는 비판의 소리가 높습니다. 1년 전엔 어땠을까요? 470개가 넘는 정부부처와 기관을 단 20일 동안 몰아쳐 하루 평균 24개 기관을 감사하다 보니 부실 감사 논란을 피할 수 없었죠. 구태의연한 풍경 역시 곳곳에서 목격됐습니다. 국회의원의 분노에 찬 고성, 피감 기관의 무성의한 답변, 내 지역구 민원부터 챙기고 보자는 태도에서, 소모적인 정치 공방까지... 시민단체들이 지난해 국정감사에 매긴 평점은 낙제를 겨우 면한 'C 마이너스'였습니다. 사실상 올해 국정감사도 이제 사흘밖에 남지 않았는데요. 이번 국감은 과연 몇 점이나 받을 수 있을까요? 이경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녹취> "국민의 대표 기관으로서 국정이 원활하게 돌아가는지 감시하는..." <녹취> "정말 국민을 대신해서 얼마나 적절하게 일을 해 주고 있나..." <녹취> "기대는 별로 없습니다." 국정감사장 한 쪽에서 질문과 답변 내용을 유심히 듣고 적는 사람. 국감을 감시하는 모니터 요원입니다. 국회의원들이 잘못된 제도, 예산낭비 사례 등을 정확한 자료를 기준으로 따져묻는지, 합리적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지가 평가의 핵심입니다. <인터뷰> 주명룡(모니터요원) : "이 분 같은 경우는 준비가 잘 돼 있는데 통상 보좌관이 써 준 메시지나 읽는 식..." 국감장에 아예 오지 않는 의원, 중간에 자리를 뜨는 의원. 출석 여부는 물론 자리를 비운 시간까지 모두 기록합니다. <인터뷰> 윤필요(모니터요원) : "입장 시간이 의원들 들어오는 시간이에요. 감사장 안에 들어온 시간인데, 표시 안 된 분들 아직 안 들어오신 거에요." <인터뷰> 이민주(모니터요원) : "자기 질의시간에만 들어와서는 앞에 한참 논의됐던 것을 마치 새로운 질의하시는 것처럼...질의시간이 아깝기도 하고 조금 다른 주제 다뤄줬으면 하는..." 270여 개 시민단체가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국정감사를 평가한 지 올해로 11년째. 해마다 거의 같은 지적 사항이지만 문제점은 고쳐지지 않습니다. <인터뷰> 홍금애(모니터단 공동집행위원장) : "10년 전에 했던 질문을 아직도 하는 상임위가 있어요. 답답하고 진이 빠지고 우울증 걸릴 것 같죠." 평가를 받는 국회의원들은 평가 방법과 기준에 의문을 제기합니다. <녹취> 원희목(한나라당 의원) : "시민단체 활동 의미 있게 생각하지만 우수의원 시상 같은 건 과열 양상만 부추겨..." <녹취> 우제창(민주당 의원) : "별로 신경 안씁니다. 출석률 같은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은데 내용을 봐야지, 내용을..." 국감을 하는 쪽과 받는 쪽, 국감을 평가하는 쪽과 평가받는 쪽 모두 공감하는 건 지금의 제도로는 비효율적 국감, 소모적 평가가 될 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녹취> 홍금애(모니터단 공동집행위원장) : "한 달에 한 두 개 기관을 하든지, 분산해서 상시국감을 하자는...그런데 그 제도는 결국 국회의원이 바꿔야 해." 국회제도운영개선 자문위원회는 이미 상시국감 도입을 국회에 제안했습니다. 20년 된 제도를 개선하기위해 이제는 국회의원들의 나설 차례입니다. KBS 뉴스 이경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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