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가든파이브 서민 외면, 기업은 특혜

입력 2009.10.27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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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청계천 상인들의 이주를 위해 서울시가 조성한 대규모 유통단지 가든파이브 분양이 서민은 외면하고 큰 회사들에게만 특혜를 주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아파트형 공장을 대량으로 분양했지만 정작 분양을 받아야 할 소상공인들은 모두 탈락하고 건축관련 회사들이 싹쓸이를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상협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질문> 가든파이브는 서울시가 국내 최대 규모의 유통단지를 만들겠다며 야심차게 내놓은 계획이었죠? 분양은 잘 돼고 있나요?

<답변> 지난해 말 준공됐는데 아직까지 정식 개장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청계천 상인들이 분양가가 비싸다며 단체 입주를 미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보시는 화면은 요즘 TV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가든파이브 광곱니다.

서울시가 지난해부터 200억원의 예산을 들여 대대적인 광고 공세를 펼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현장에 가보니 상황은 완전히 달랐습니다.

광고와는 달리 대부분의 매장이 텅텅 비어 있습니다.

점포 수 8360개 가운데 400여 개만이 입점해 있을 뿐입니다.

그나마도 전체 5개 동 가운데 아파트형 공장이 들어서는 1개 동에만 몰려 있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광고는 여전히 나가고 있습니다.

<질문> 이번에 문제가 된 단지도 바로 그 곳이죠? 소상공인들이 혜택을 못 보게 된 것인가요?

<답변> 네. 아파트형 공장이 들어서는 이 곳만 다른 4곳과는 달리 분양가가 절반 이하로 쌉니다.

그러다보니 지난 8월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한 두 차례의 일반 분양 경쟁률이 각각 4:1과 18:1에 달했습니다.

그런데 추첨 결과를 보니 경쟁이 치열했음에도 불구하고 건축 관련 회사 6곳이 전체의 절반이 넘는 점포 206개를 분양 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상인들은 이 곳을 조성한 취지가 소상공인들이 작은 규모로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해놓은 것인데 엉뚱한 업체들이 싹쓸이 해갔다며 분통을 터트렸습니다.

분양에 탈락한 상인들의 얘기를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녹취> 이은실(분양탈락자) : "영세한 상인들에게 좋은 환경에서 일하게 주겠다며 대규모 아파트형 공장 조성해 놓고 이렇게 큰 회사들 다 줘버리면 어떻게 하나..."

<질문> 일부 상인들은 특혜 의혹도 제기했는데요, 근거가 있나요?

<답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아파트형 공장의 일반 분양은 경쟁률이 높았는데 6곳의 회사가, 그것도 공장을 사용할 것 같지 않은 건축 관련 회사들이 분양 물량을 많이 받았기 때문인데요.

6곳의 회사를 조사해 봤더니 3곳의 대표이사가 서울시의 전현직 간부들이고 그 가운데 한 곳은 분양을 담당한 SH 공사의 사업 본부장 출신이 사장을 맡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공개 추첨을 통해 이뤄졌기 때문에 특혜는 없었으며 미분양을 우려해 상가 활성화 차원에서 물량을 많이 신청한 회사에 먼저 배정해 줬다고 해명했습니다.

서울시 SH공사 관계자의 말입니다.

<녹취> 박희수(SH공사 사업2본부장) : "활성화를 위해 의견을 조사했더니 단일 점포론 활성화가 안되니 큰 상인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와서 한꺼번에..."

<질문> 서울시의 해명을 들어보면 가든파이브의 분양률이 저조해 상가가 활성화되지 않아 곤란을 겪다보니 고육지책으로 이같은 방법을 썼다는 얘기인데 상인들의 말은 다르죠?

<답변> 상인들은 1,2개의 공장이 필요한 소상공인들보다는 물량을 많이 신청한 비교적 큰 회사들에게 우선권을 줬다는 데 분노하고 있습니다.

가든파이브를 조성한 취지가 청계천 상인을 포함해 소상공인들에게 좋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인데 이를 무색케 하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입니다.

결국 서민들을 보호하기 보다는 분양 편의를 위해 몇몇 업체에 몰아준 꼴이 됐다고 반발합니다.

또 앞서 보셨던 것처럼 일반 분양은 경쟁률이 높았는데 미분양이 우려됐다는 말은 설득력이 없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입점 상인의 얘기를 들어보시죠.

<녹취> 입점 상인 : "그 때 당시 프리미엄까지 붙었는데 미분양을 걱정했다는 것은 말이 안되죠..."

일부 상인들은 특혜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고 또 서울시와 sh공사에 대해선 분양 무효 소송까지 검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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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현장] 가든파이브 서민 외면, 기업은 특혜
    • 입력 2009-10-27 23: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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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청계천 상인들의 이주를 위해 서울시가 조성한 대규모 유통단지 가든파이브 분양이 서민은 외면하고 큰 회사들에게만 특혜를 주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아파트형 공장을 대량으로 분양했지만 정작 분양을 받아야 할 소상공인들은 모두 탈락하고 건축관련 회사들이 싹쓸이를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상협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질문> 가든파이브는 서울시가 국내 최대 규모의 유통단지를 만들겠다며 야심차게 내놓은 계획이었죠? 분양은 잘 돼고 있나요? <답변> 지난해 말 준공됐는데 아직까지 정식 개장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청계천 상인들이 분양가가 비싸다며 단체 입주를 미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보시는 화면은 요즘 TV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가든파이브 광곱니다. 서울시가 지난해부터 200억원의 예산을 들여 대대적인 광고 공세를 펼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현장에 가보니 상황은 완전히 달랐습니다. 광고와는 달리 대부분의 매장이 텅텅 비어 있습니다. 점포 수 8360개 가운데 400여 개만이 입점해 있을 뿐입니다. 그나마도 전체 5개 동 가운데 아파트형 공장이 들어서는 1개 동에만 몰려 있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광고는 여전히 나가고 있습니다. <질문> 이번에 문제가 된 단지도 바로 그 곳이죠? 소상공인들이 혜택을 못 보게 된 것인가요? <답변> 네. 아파트형 공장이 들어서는 이 곳만 다른 4곳과는 달리 분양가가 절반 이하로 쌉니다. 그러다보니 지난 8월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한 두 차례의 일반 분양 경쟁률이 각각 4:1과 18:1에 달했습니다. 그런데 추첨 결과를 보니 경쟁이 치열했음에도 불구하고 건축 관련 회사 6곳이 전체의 절반이 넘는 점포 206개를 분양 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상인들은 이 곳을 조성한 취지가 소상공인들이 작은 규모로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해놓은 것인데 엉뚱한 업체들이 싹쓸이 해갔다며 분통을 터트렸습니다. 분양에 탈락한 상인들의 얘기를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녹취> 이은실(분양탈락자) : "영세한 상인들에게 좋은 환경에서 일하게 주겠다며 대규모 아파트형 공장 조성해 놓고 이렇게 큰 회사들 다 줘버리면 어떻게 하나..." <질문> 일부 상인들은 특혜 의혹도 제기했는데요, 근거가 있나요? <답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아파트형 공장의 일반 분양은 경쟁률이 높았는데 6곳의 회사가, 그것도 공장을 사용할 것 같지 않은 건축 관련 회사들이 분양 물량을 많이 받았기 때문인데요. 6곳의 회사를 조사해 봤더니 3곳의 대표이사가 서울시의 전현직 간부들이고 그 가운데 한 곳은 분양을 담당한 SH 공사의 사업 본부장 출신이 사장을 맡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공개 추첨을 통해 이뤄졌기 때문에 특혜는 없었으며 미분양을 우려해 상가 활성화 차원에서 물량을 많이 신청한 회사에 먼저 배정해 줬다고 해명했습니다. 서울시 SH공사 관계자의 말입니다. <녹취> 박희수(SH공사 사업2본부장) : "활성화를 위해 의견을 조사했더니 단일 점포론 활성화가 안되니 큰 상인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와서 한꺼번에..." <질문> 서울시의 해명을 들어보면 가든파이브의 분양률이 저조해 상가가 활성화되지 않아 곤란을 겪다보니 고육지책으로 이같은 방법을 썼다는 얘기인데 상인들의 말은 다르죠? <답변> 상인들은 1,2개의 공장이 필요한 소상공인들보다는 물량을 많이 신청한 비교적 큰 회사들에게 우선권을 줬다는 데 분노하고 있습니다. 가든파이브를 조성한 취지가 청계천 상인을 포함해 소상공인들에게 좋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인데 이를 무색케 하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입니다. 결국 서민들을 보호하기 보다는 분양 편의를 위해 몇몇 업체에 몰아준 꼴이 됐다고 반발합니다. 또 앞서 보셨던 것처럼 일반 분양은 경쟁률이 높았는데 미분양이 우려됐다는 말은 설득력이 없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입점 상인의 얘기를 들어보시죠. <녹취> 입점 상인 : "그 때 당시 프리미엄까지 붙었는데 미분양을 걱정했다는 것은 말이 안되죠..." 일부 상인들은 특혜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고 또 서울시와 sh공사에 대해선 분양 무효 소송까지 검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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