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대체 서식지’…제 기능 못 해

입력 2009.11.04 (22:0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개발로 사라지는 생물종을 지키기 위해 인공적으로 만든 대체 서식지가 제 기능을 못하고 있습니다. 다 사람 편한 대로 대충 만든 때문이죠.
유지향 기자입니다.

<리포트>

새끼 두꺼비 수만 마리가 산으로 대이동을 시작합니다.

우리나라 최대 서식지로 알려진 원흥이 방죽입니다.

여기에 대규모 택지개발이 이뤄지면서 두꺼비를 위한 대체 서식지가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이곳을 찾는 두꺼비 수는 전에 비해 60%나 줄었습니다.

두꺼비 이동을 위해 만든 생태통로의 방향이 잘못 된 데다가 원래 이동 통로는 도로가 가로지르기 때문입니다.



아파트 촌으로 변한 이곳은 백로들이 살던 논이었습니다.

따로 쉴 곳을 만들었지만 전에 비해 50분의 1로 줄었습니다.



이곳은 당초 백로들이 미꾸라지와 같은 먹이를 구할 수 있도록 습지로 조성됐지만 지금은 갈대들이 빽빽히 들어차 있어 미꾸라지도 백로도 살지 않습니다.

개발 전에는 250마리가량의 백로가 번식했지만 지금은 60마리 정도만 찾아와 75%가 줄었습니다.

국립환경과학원이 대체서식지 5곳에 대해 조사한 결과 상황은 비슷했습니다.

생물종이 살 공간은 확 줄이고, 대신 인간이 쓸 편의시설을 늘렸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이정연(박사/국립환경과학원 생태평가과) : "조경 이런 측면만 강조되기 때문에 생물종을 효과적으로 유치 관리하기 위한 사전, 사후 생태모니터링이 가장 먼저 필요."

대체서식지에 대한 조사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대체서식지 조성을 이유로 허가되는 각종 개발을 보다 엄격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KBS 뉴스 유지향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말로만 대체 서식지’…제 기능 못 해
    • 입력 2009-11-04 21:36:35
    뉴스 9
<앵커 멘트> 개발로 사라지는 생물종을 지키기 위해 인공적으로 만든 대체 서식지가 제 기능을 못하고 있습니다. 다 사람 편한 대로 대충 만든 때문이죠. 유지향 기자입니다. <리포트> 새끼 두꺼비 수만 마리가 산으로 대이동을 시작합니다. 우리나라 최대 서식지로 알려진 원흥이 방죽입니다. 여기에 대규모 택지개발이 이뤄지면서 두꺼비를 위한 대체 서식지가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이곳을 찾는 두꺼비 수는 전에 비해 60%나 줄었습니다. 두꺼비 이동을 위해 만든 생태통로의 방향이 잘못 된 데다가 원래 이동 통로는 도로가 가로지르기 때문입니다. 아파트 촌으로 변한 이곳은 백로들이 살던 논이었습니다. 따로 쉴 곳을 만들었지만 전에 비해 50분의 1로 줄었습니다. 이곳은 당초 백로들이 미꾸라지와 같은 먹이를 구할 수 있도록 습지로 조성됐지만 지금은 갈대들이 빽빽히 들어차 있어 미꾸라지도 백로도 살지 않습니다. 개발 전에는 250마리가량의 백로가 번식했지만 지금은 60마리 정도만 찾아와 75%가 줄었습니다. 국립환경과학원이 대체서식지 5곳에 대해 조사한 결과 상황은 비슷했습니다. 생물종이 살 공간은 확 줄이고, 대신 인간이 쓸 편의시설을 늘렸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이정연(박사/국립환경과학원 생태평가과) : "조경 이런 측면만 강조되기 때문에 생물종을 효과적으로 유치 관리하기 위한 사전, 사후 생태모니터링이 가장 먼저 필요." 대체서식지에 대한 조사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대체서식지 조성을 이유로 허가되는 각종 개발을 보다 엄격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KBS 뉴스 유지향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