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민간인 피해 유골 발굴 ‘사실상 중단’

입력 2009.11.17 (22:05) 수정 2009.11.17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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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좌익이란 이유로 한국전쟁 때 어울하게 피살된 민간인들. 죽어서도 갈 곳이 없습니다. 유해 발굴 작업이 사실상 중단됐습니다.
김경수 기자입니다.

<리포트>




광산 안으로 200m쯤 들어오자, 한국전쟁 당시 숨진 주민의 유해가 흩어져 있습니다.

조금만 흙을 파도 유골이 드러납니다. 이 광산에서만 지금까지 450구의 유해가 발굴됐습니다.

<인터뷰> 박해순(유족) : : "우리가 이때까지 생명 바치고, 평생을 자식도 없이 늙고 산다."



2007년 시작된 발굴 작업은 지난달 말 끝났습니다.

1937년 일본군이 판 코발트 광산입니다.

이곳에만, 아직도 2천구 이상의 유해가 묻혀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전국 매장지 13군데의 발굴작업도 예산 부족으로 사실상 중단됐습니다.

<인터뷰> 노용석(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유해발굴팀장) : "저희가 할 수 있는 예산 범위 내에서 위원회의 활동 기한 범위 내에서 2009년이 마지막이었습니다."

59년 만에 발굴된 유해는 광산 근처 컨테이너 박스에 방치된 채 썩어가고 있습니다.

진실화해위원회가 마련한 임시 유해 안치소도 사용 기한이 내년까지입니다.



희생자들은 대부분 당시 정부 지시로 사살됐다는 증거도 최근 확인됐습니다.

전쟁이 나자 내무부는 보도연맹원들을 잡아들이라고 전국 경찰서에 지시했고, 경찰은 이들을 4등급으로 나눠 구금했습니다.

전선이 남쪽으로 급속히 밀리면서 결국, 군에 사살 명령이 내려졌습니다.

<인터뷰> 김동춘(성공회대 교수) : "특히 더 억울한 것은 보도연맹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가입했다가..."

학계는 당시 피살된 주민이 3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합니다.

죽어서도 갈 곳을 못 찾은 유해들이 아직도 우리 산하에 묻혀있습니다.

KBS 뉴스 김경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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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전쟁 민간인 피해 유골 발굴 ‘사실상 중단’
    • 입력 2009-11-17 21:29:35
    • 수정2009-11-17 22:2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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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좌익이란 이유로 한국전쟁 때 어울하게 피살된 민간인들. 죽어서도 갈 곳이 없습니다. 유해 발굴 작업이 사실상 중단됐습니다. 김경수 기자입니다. <리포트> 광산 안으로 200m쯤 들어오자, 한국전쟁 당시 숨진 주민의 유해가 흩어져 있습니다. 조금만 흙을 파도 유골이 드러납니다. 이 광산에서만 지금까지 450구의 유해가 발굴됐습니다. <인터뷰> 박해순(유족) : : "우리가 이때까지 생명 바치고, 평생을 자식도 없이 늙고 산다." 2007년 시작된 발굴 작업은 지난달 말 끝났습니다. 1937년 일본군이 판 코발트 광산입니다. 이곳에만, 아직도 2천구 이상의 유해가 묻혀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전국 매장지 13군데의 발굴작업도 예산 부족으로 사실상 중단됐습니다. <인터뷰> 노용석(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유해발굴팀장) : "저희가 할 수 있는 예산 범위 내에서 위원회의 활동 기한 범위 내에서 2009년이 마지막이었습니다." 59년 만에 발굴된 유해는 광산 근처 컨테이너 박스에 방치된 채 썩어가고 있습니다. 진실화해위원회가 마련한 임시 유해 안치소도 사용 기한이 내년까지입니다. 희생자들은 대부분 당시 정부 지시로 사살됐다는 증거도 최근 확인됐습니다. 전쟁이 나자 내무부는 보도연맹원들을 잡아들이라고 전국 경찰서에 지시했고, 경찰은 이들을 4등급으로 나눠 구금했습니다. 전선이 남쪽으로 급속히 밀리면서 결국, 군에 사살 명령이 내려졌습니다. <인터뷰> 김동춘(성공회대 교수) : "특히 더 억울한 것은 보도연맹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가입했다가..." 학계는 당시 피살된 주민이 3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합니다. 죽어서도 갈 곳을 못 찾은 유해들이 아직도 우리 산하에 묻혀있습니다. KBS 뉴스 김경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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