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대리출석·메뚜기족 옛말 ‘대학의 변신’

입력 2009.11.24 (08:57) 수정 2009.11.24 (09:3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리포트>

네, 대학 졸업한 지 오래 된 분들은 잘 못느끼셨을 텐데요, 요즘 대학교 분위기 참 많이 달라졌습니다.

학생증 하나로 출석을 확인하고 도서관 자리를 배정받는가 하면, 학생들을 위한 샤워실, 헬스장도 등장했습니다.

달라진 대학가 모습, 취재했습니다.

42년째 대학가를 지키고 있는 한 막걸리집입니다.

이제는 중년이 된 옛 대학생들이 학생증을 맡기고 술을 먹던 시절을 회상하며 즐거운 시간을 갖고 있었는데요.

<인터뷰> 김대석(경기도 의왕시) : “학생증 맡긴 사람도 많아요. 그러다가 장학금 타면 고스란히 술값으로 내거나 후배에게 갚으라고 하고 도망가고...”

아직도 받지 못한 외상값이 남아있다는 주인할머니, 하지만 지금은 즐거운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인터뷰> 공경자(막걸리집 주인) : “그 때는 생활이 참 곤란해서 돈 있는 학생이 별로 없었어. 오는 학생들마다 학생증, 책가방까지 맡기고 파전을 먹었거든. 그게 밉지가 않았어. 애들이 소박하고 착하고 인정 있고...”

그리고 2009년 현재 대학가에서는 학생증을 맡기고 술을 마시는 일은 없어졌지만, 학생증으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출석체크, 책상에 설치된 단말기에 학생증을 꽂으면 학생의 신상정보가 모니터로 전송됩니다.

대리출석은 꿈도 못 꾸겠죠?

<현장음> “이유정, 많이 예뻐졌네. 양동민, 이거 고등학교 때 사진인가?”

유비쿼터스 강의지원시스템 덕분에 수업 전 분위기도 화기애애해지고, 출석율도 높아졌습니다.

<인터뷰> 정아미(경희대학교 4학년) : “선생님이 출석 체크하는 건 사람들이 늦게 오거나 (대리로 출석)하면 형평성에 어긋날 소지가 있는데 기계가 알아서 확실하게 확인해주니까 공정한 거 같아요.”

<인터뷰> 윤상필(경희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 “이 학생의 참여도가 얼마큼 좋은지 그리고 질문을 많이 하는 학생들을 관심학생으로 쉽게 기억할 수가 있거든요. 그런 부분들이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습니다.”

도서관도 예외가 아닙니다.

학생증을 기계에 대면 자리가 배정되는데요.

덕분에 공부도 하지 않으면서 자리만 맡아놓는 사람들을 피해, 이리저리 자리를 옮겨 다니던 ‘메뚜기’족도 사라졌습니다.

<인터뷰> 이승훈(경희대학교 3학년) : “이 시스템이 없었을 때는 자리를 맡아 놓고 하루 종일 있는 경우가 있어서 자리를 못 맡았는데 이거는 네 시간 마다 취소가 되니까 자리 맡기가 훨씬 편한 거 같아요.”

이제 공부만 하는 학교가 아닙니다.

편의시설도 다양해졌습니다.

<현장음> “샤워실 이용하려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돼요?”

지난 8월, 서울의 한 여자대학교에는 샤워실이 등장했습니다.

<인터뷰> 정영주(숙명여자대학교 2학년) : “과제로 밤새는 경우가 있는데 저희가 나름 여대생이고 예뻐 보이고 싶을 나이인데 그럴 때 (샤워실이) 정말 필요한 거 같아요.”

<인터뷰> 최순영(숙명여자대학교 사무처장) : “지금은 학생들이 학교에 공부만 하러 오는 것만은 아닙니다. 학생들이 오랜 동안 머물면서 자기 자신의 미래를 준비하는 곳이에요. 쾌적하지 않거나 안전하지 않다면 학생들이 머무르지 않겠죠.”

학생들만의 전용 헬스장도 마련됐는데요.

수업이 없는 시간에 틈틈이 이용하면 따로 건강 관리할 필요가 없습니다.

<인터뷰> 오정준(경희대학교 2학년) : “요즘에는 자기 관리하는 게 대세니까 몸에 많은 도움이 되죠.”

이제 밴드 연습을 하면서 더 이상 주위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됩니다.

요즘 동아리방에는 방음벽이 설치되어 있다고 합니다.

<인터뷰> 윤형조(상명대학교 1학년) : “옛날에 거기(노천극장에서) 있었을 때는 드럼을 조금만 쳐도 소리가 너무 많이 뻗어나가서 제가 듣기도 좀 민망할 정도였는데 여기서는 그냥 마음 놓고 칠 수 있으니까 너무 좋은 거 같아요.”

수업을 듣기 위해 이 강의실, 저 강의실로 옮겨 다니느라 넓은 캠퍼스를 힘들게 걸어 다니던 시절 기억나시나요?

이 대학교에는 1층에서 5층까지 한 번에 이동할 수 있는 길이 80미터의 에스컬레이터까지 설치되어있는데요.

<인터뷰> 김나라(상명대학교 2학년) : “언덕 올라가다 보면 많이 지쳐서 수업시간에 졸고 그랬거든요. 에스컬레이터가 생기니까 올라갈 때 심신이 편안하다고 해야 하나요?”

학생들의 가벼운 주머니 사정을 고려한 학교 식당도 빼놓을 수 없죠?

요즘은 메뉴도 다양해지고 분위기도 레스토랑 못지않아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인터뷰> 정규화(연세대학교 대학원생) : “분위기 자체가 예전엔 삭막한 분위기였는데 인테리어 바뀌면서 여자 친구랑 같이 올 수 있는 분위기가 좀 더 좋아진 거 같아요.”

잠재 소비층인 대학생들을 공략하기 위해 전문프랜차이즈 매장들도 캠퍼스 안으로 입점했습니다.

<인터뷰> 김한나(상명대학교 3학년) : “자유로운 공간에서 공부하고 싶을 때 이용하게 되고 시중보다 저렴한데다 쿠폰 찍으면 무료로 먹을 수 있으니까 가난한 대학생들에게는 참 좋죠.”

학생들, 시민들에게 하나의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는 대학교, 점점 발전하는 대학교의 모습이 기대됩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현장] 대리출석·메뚜기족 옛말 ‘대학의 변신’
    • 입력 2009-11-24 08:18:16
    • 수정2009-11-24 09:33:00
    아침뉴스타임
<리포트> 네, 대학 졸업한 지 오래 된 분들은 잘 못느끼셨을 텐데요, 요즘 대학교 분위기 참 많이 달라졌습니다. 학생증 하나로 출석을 확인하고 도서관 자리를 배정받는가 하면, 학생들을 위한 샤워실, 헬스장도 등장했습니다. 달라진 대학가 모습, 취재했습니다. 42년째 대학가를 지키고 있는 한 막걸리집입니다. 이제는 중년이 된 옛 대학생들이 학생증을 맡기고 술을 먹던 시절을 회상하며 즐거운 시간을 갖고 있었는데요. <인터뷰> 김대석(경기도 의왕시) : “학생증 맡긴 사람도 많아요. 그러다가 장학금 타면 고스란히 술값으로 내거나 후배에게 갚으라고 하고 도망가고...” 아직도 받지 못한 외상값이 남아있다는 주인할머니, 하지만 지금은 즐거운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인터뷰> 공경자(막걸리집 주인) : “그 때는 생활이 참 곤란해서 돈 있는 학생이 별로 없었어. 오는 학생들마다 학생증, 책가방까지 맡기고 파전을 먹었거든. 그게 밉지가 않았어. 애들이 소박하고 착하고 인정 있고...” 그리고 2009년 현재 대학가에서는 학생증을 맡기고 술을 마시는 일은 없어졌지만, 학생증으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출석체크, 책상에 설치된 단말기에 학생증을 꽂으면 학생의 신상정보가 모니터로 전송됩니다. 대리출석은 꿈도 못 꾸겠죠? <현장음> “이유정, 많이 예뻐졌네. 양동민, 이거 고등학교 때 사진인가?” 유비쿼터스 강의지원시스템 덕분에 수업 전 분위기도 화기애애해지고, 출석율도 높아졌습니다. <인터뷰> 정아미(경희대학교 4학년) : “선생님이 출석 체크하는 건 사람들이 늦게 오거나 (대리로 출석)하면 형평성에 어긋날 소지가 있는데 기계가 알아서 확실하게 확인해주니까 공정한 거 같아요.” <인터뷰> 윤상필(경희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 “이 학생의 참여도가 얼마큼 좋은지 그리고 질문을 많이 하는 학생들을 관심학생으로 쉽게 기억할 수가 있거든요. 그런 부분들이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습니다.” 도서관도 예외가 아닙니다. 학생증을 기계에 대면 자리가 배정되는데요. 덕분에 공부도 하지 않으면서 자리만 맡아놓는 사람들을 피해, 이리저리 자리를 옮겨 다니던 ‘메뚜기’족도 사라졌습니다. <인터뷰> 이승훈(경희대학교 3학년) : “이 시스템이 없었을 때는 자리를 맡아 놓고 하루 종일 있는 경우가 있어서 자리를 못 맡았는데 이거는 네 시간 마다 취소가 되니까 자리 맡기가 훨씬 편한 거 같아요.” 이제 공부만 하는 학교가 아닙니다. 편의시설도 다양해졌습니다. <현장음> “샤워실 이용하려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돼요?” 지난 8월, 서울의 한 여자대학교에는 샤워실이 등장했습니다. <인터뷰> 정영주(숙명여자대학교 2학년) : “과제로 밤새는 경우가 있는데 저희가 나름 여대생이고 예뻐 보이고 싶을 나이인데 그럴 때 (샤워실이) 정말 필요한 거 같아요.” <인터뷰> 최순영(숙명여자대학교 사무처장) : “지금은 학생들이 학교에 공부만 하러 오는 것만은 아닙니다. 학생들이 오랜 동안 머물면서 자기 자신의 미래를 준비하는 곳이에요. 쾌적하지 않거나 안전하지 않다면 학생들이 머무르지 않겠죠.” 학생들만의 전용 헬스장도 마련됐는데요. 수업이 없는 시간에 틈틈이 이용하면 따로 건강 관리할 필요가 없습니다. <인터뷰> 오정준(경희대학교 2학년) : “요즘에는 자기 관리하는 게 대세니까 몸에 많은 도움이 되죠.” 이제 밴드 연습을 하면서 더 이상 주위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됩니다. 요즘 동아리방에는 방음벽이 설치되어 있다고 합니다. <인터뷰> 윤형조(상명대학교 1학년) : “옛날에 거기(노천극장에서) 있었을 때는 드럼을 조금만 쳐도 소리가 너무 많이 뻗어나가서 제가 듣기도 좀 민망할 정도였는데 여기서는 그냥 마음 놓고 칠 수 있으니까 너무 좋은 거 같아요.” 수업을 듣기 위해 이 강의실, 저 강의실로 옮겨 다니느라 넓은 캠퍼스를 힘들게 걸어 다니던 시절 기억나시나요? 이 대학교에는 1층에서 5층까지 한 번에 이동할 수 있는 길이 80미터의 에스컬레이터까지 설치되어있는데요. <인터뷰> 김나라(상명대학교 2학년) : “언덕 올라가다 보면 많이 지쳐서 수업시간에 졸고 그랬거든요. 에스컬레이터가 생기니까 올라갈 때 심신이 편안하다고 해야 하나요?” 학생들의 가벼운 주머니 사정을 고려한 학교 식당도 빼놓을 수 없죠? 요즘은 메뉴도 다양해지고 분위기도 레스토랑 못지않아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인터뷰> 정규화(연세대학교 대학원생) : “분위기 자체가 예전엔 삭막한 분위기였는데 인테리어 바뀌면서 여자 친구랑 같이 올 수 있는 분위기가 좀 더 좋아진 거 같아요.” 잠재 소비층인 대학생들을 공략하기 위해 전문프랜차이즈 매장들도 캠퍼스 안으로 입점했습니다. <인터뷰> 김한나(상명대학교 3학년) : “자유로운 공간에서 공부하고 싶을 때 이용하게 되고 시중보다 저렴한데다 쿠폰 찍으면 무료로 먹을 수 있으니까 가난한 대학생들에게는 참 좋죠.” 학생들, 시민들에게 하나의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는 대학교, 점점 발전하는 대학교의 모습이 기대됩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