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기름 유출 2년…‘검은 재앙’ 상처 여전

입력 2009.12.07 (22:06) 수정 2009.12.07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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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태안 앞바다에서 기름 유출 사고가 난지, 꼭 2년이 됐습니다.



겉으로는 예전의 모습을 되찾았지만 검은 재앙이 남긴 상처 여전히 깊습니다.



유진환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밤중 유조선에서 쏟아져 내린 만 2천 킬로리터의 검은 기름.



서해안 청정해역은 기름덩어리로 뒤덮였습니다.



검은 기름은 123만 자원봉사자의 힘으로 불과 몇 달 만에 기적적으로 사라졌습니다.



2년이 지난 충남 태안의 한 해수욕장.



예전 모습을 되찾으면서 올 들어 태안지역 관광객은 9백여만 명, 지난해보다 3배 이상 늘었습니다.



<인터뷰> 문병수(상인) : "많이는 아닌데 좋아지고 있는 현상입니다. 오징어 철에 사람들이 많이 왔습니다."



하지만 재앙의 상처는 남아있습니다.



중장비로 갯벌을 파내자 기름찌꺼기가 흘러나옵니다.



곳곳에 이런 기름찌꺼기들이 지뢰처럼 숨어 있습니다.



최근 자연산 굴이 조금 나오지만 노인들의 용돈 벌이도 되지 않습니다.



<인터뷰> 문문배(양식 어민) : "예전에는 여기가 다 굴이었어. 한창 수확할 시기인데 이런 거 할 때가 아니야."



오염지역의 주민들 건강도 문제입니다.



환경부의 의뢰로 태안보건환경센터가 지난 1년 동안 조사한 결과 기름 오염으로 방제가 이뤄졌던 곳의 초등학생 천식 의심 비율은 16.8%, 방제가 없었던 곳보다 2.6배나 높게 나타났습니다.



또 방제작업에 참가했던 주민들의 알레르기성 질환 호소율도 최고 4배나 높습니다.



<인터뷰> 허종일(태안환경보건센터장) : "유류 유해성분이 어떤 질병을 유발할 지는 아직 모른다."



주민들을 더욱 괴롭히는 것은 답보 상태인 피해 보상문제.



전국의 피해 신고 규모는 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의 한도액보다 10배나 많아 지금까지 보상 실적은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름유출사고가 난 지 2년이 지났지만 피해 주민들에게 검은 재앙은 아직도 진행중에 있습니다.



KBS 뉴스 유진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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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안 기름 유출 2년…‘검은 재앙’ 상처 여전
    • 입력 2009-12-07 22:06:48
    • 수정2009-12-07 22: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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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태안 앞바다에서 기름 유출 사고가 난지, 꼭 2년이 됐습니다.

겉으로는 예전의 모습을 되찾았지만 검은 재앙이 남긴 상처 여전히 깊습니다.

유진환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밤중 유조선에서 쏟아져 내린 만 2천 킬로리터의 검은 기름.

서해안 청정해역은 기름덩어리로 뒤덮였습니다.

검은 기름은 123만 자원봉사자의 힘으로 불과 몇 달 만에 기적적으로 사라졌습니다.

2년이 지난 충남 태안의 한 해수욕장.

예전 모습을 되찾으면서 올 들어 태안지역 관광객은 9백여만 명, 지난해보다 3배 이상 늘었습니다.

<인터뷰> 문병수(상인) : "많이는 아닌데 좋아지고 있는 현상입니다. 오징어 철에 사람들이 많이 왔습니다."

하지만 재앙의 상처는 남아있습니다.

중장비로 갯벌을 파내자 기름찌꺼기가 흘러나옵니다.

곳곳에 이런 기름찌꺼기들이 지뢰처럼 숨어 있습니다.

최근 자연산 굴이 조금 나오지만 노인들의 용돈 벌이도 되지 않습니다.

<인터뷰> 문문배(양식 어민) : "예전에는 여기가 다 굴이었어. 한창 수확할 시기인데 이런 거 할 때가 아니야."

오염지역의 주민들 건강도 문제입니다.

환경부의 의뢰로 태안보건환경센터가 지난 1년 동안 조사한 결과 기름 오염으로 방제가 이뤄졌던 곳의 초등학생 천식 의심 비율은 16.8%, 방제가 없었던 곳보다 2.6배나 높게 나타났습니다.

또 방제작업에 참가했던 주민들의 알레르기성 질환 호소율도 최고 4배나 높습니다.

<인터뷰> 허종일(태안환경보건센터장) : "유류 유해성분이 어떤 질병을 유발할 지는 아직 모른다."

주민들을 더욱 괴롭히는 것은 답보 상태인 피해 보상문제.

전국의 피해 신고 규모는 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의 한도액보다 10배나 많아 지금까지 보상 실적은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름유출사고가 난 지 2년이 지났지만 피해 주민들에게 검은 재앙은 아직도 진행중에 있습니다.

KBS 뉴스 유진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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