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한국경제… ‘위기극복’의 해

입력 2009.12.31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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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경제 분야 살펴보죠, 우리나라 경제는 세계가 놀랄 만한 저력을 과시하며 누구도 예상치 못한 V자형 회복의 성과를 거뒀습니다.

서민들이 온기를 느끼지 못한 점이 과제로 남았습니다. 김태욱 기자입니다.

<리포트>

올해 한국 경제에 있어서 모든 목표는 '위기 극복'에 모아졌습니다.

1분기에 -4.2%까지 떨어졌던 경제성장률은, 3분기에 드디어 플러스 반전에 성공한데 이어 4분기에는 1년 전보다 6.2%나 성장하는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뒀습니다.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빠른 성장세입니다.

위기를 기회로 바꾼 우리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이 결정적인 힘이 됐습니다.

올해 한국의 무역수지는 사상 처음 4백억 달러를 넘어서 세계 10대 수출국 안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말 2천억 달러 수준이던 외환보유액도 이제는 2천700억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역시 사상 최대치입니다.

생산과 소비, 설비투자가 하반기 들어서는 모두 증가세로 전환돼 경기 회복의 기운이 갈수록 완연해지고 있습니다.

금융시장의 성적표도 이에 못지 않았습니다.

올초 1000선이 무너졌던 코스피는 이제 1700선에 근접했고 1600원 가까이 치솟으며 요동쳤던 원.달러 환율도 안정을 되찾았습니다.

연초에는 전혀 기대하지 못했던, 나름대로 괜찮은 성적입니다.

이 같은 위기 극복의 동력은 바로 막대한 규모의 재정 투입에서 비롯됐습니다.

<인터뷰> 윤증현(기획재정부 장관) : "불황의 파고를 슬기롭게 넘어가기 위해서는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합니다."

3월 위기설에 이어 해외 언론의 잇단 부정적 보도로 국내 경제가 휘청대던 지난 4월, 정부는 사상 최대인 29조 원의 추가경정예산안을 내놓습니다.

이른바 슈퍼 추경입니다.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상반기에만 시중에 쏟아부은 돈이 무려 167조 원, 전체 예산의 65%에 달했습니다.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2%까지 파격적으로 끌어내리며 시장의 막힌 돈줄을 푸는 데 한 몫을 했습니다.

<인터뷰> 이성태(한국은행 총재) : "실물과 금융이 서로 주고받으면서 점점 더 나빠지는 상황은 막아야 되겠다."

이렇게 2분기를 넘어서자 불황의 공포감은 빠르게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뒤바꼈습니다.

특히, 급등했던 달러값은 오히려 기업들에겐 수출 호조라는 선물을 안겨줬습니다.

<인터뷰> 김창배(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수출이 빠른 속도로 회복되었다는 점이 올해 우리경제가 선방하는 데 큰 기여를..."

그러나 정부 주도의 경기부양이 갖는 그늘도 깊습니다.

정작 민간 기업이 맡아줘야 할 고용이 살아나지 않으면서 지갑이 얇아진 서민들은 여전히 경기 회복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 "성장을 통한 고용확대, 이런 틀을 이제 발상을 전환해서 바꿔야 할 시기가 온 게 아닌가. 즉 고용을 통한 성장을 추진하는..."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경기 회복의 저력을 과시한 2009년 한국 경제.

그러나 갈수록 심화되는 양극화와 이중침체의 우려를 극복하고 중산층을 되살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태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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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 한국경제… ‘위기극복’의 해
    • 입력 2009-12-31 22:3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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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경제 분야 살펴보죠, 우리나라 경제는 세계가 놀랄 만한 저력을 과시하며 누구도 예상치 못한 V자형 회복의 성과를 거뒀습니다. 서민들이 온기를 느끼지 못한 점이 과제로 남았습니다. 김태욱 기자입니다. <리포트> 올해 한국 경제에 있어서 모든 목표는 '위기 극복'에 모아졌습니다. 1분기에 -4.2%까지 떨어졌던 경제성장률은, 3분기에 드디어 플러스 반전에 성공한데 이어 4분기에는 1년 전보다 6.2%나 성장하는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뒀습니다.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빠른 성장세입니다. 위기를 기회로 바꾼 우리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이 결정적인 힘이 됐습니다. 올해 한국의 무역수지는 사상 처음 4백억 달러를 넘어서 세계 10대 수출국 안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말 2천억 달러 수준이던 외환보유액도 이제는 2천700억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역시 사상 최대치입니다. 생산과 소비, 설비투자가 하반기 들어서는 모두 증가세로 전환돼 경기 회복의 기운이 갈수록 완연해지고 있습니다. 금융시장의 성적표도 이에 못지 않았습니다. 올초 1000선이 무너졌던 코스피는 이제 1700선에 근접했고 1600원 가까이 치솟으며 요동쳤던 원.달러 환율도 안정을 되찾았습니다. 연초에는 전혀 기대하지 못했던, 나름대로 괜찮은 성적입니다. 이 같은 위기 극복의 동력은 바로 막대한 규모의 재정 투입에서 비롯됐습니다. <인터뷰> 윤증현(기획재정부 장관) : "불황의 파고를 슬기롭게 넘어가기 위해서는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합니다." 3월 위기설에 이어 해외 언론의 잇단 부정적 보도로 국내 경제가 휘청대던 지난 4월, 정부는 사상 최대인 29조 원의 추가경정예산안을 내놓습니다. 이른바 슈퍼 추경입니다.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상반기에만 시중에 쏟아부은 돈이 무려 167조 원, 전체 예산의 65%에 달했습니다.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2%까지 파격적으로 끌어내리며 시장의 막힌 돈줄을 푸는 데 한 몫을 했습니다. <인터뷰> 이성태(한국은행 총재) : "실물과 금융이 서로 주고받으면서 점점 더 나빠지는 상황은 막아야 되겠다." 이렇게 2분기를 넘어서자 불황의 공포감은 빠르게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뒤바꼈습니다. 특히, 급등했던 달러값은 오히려 기업들에겐 수출 호조라는 선물을 안겨줬습니다. <인터뷰> 김창배(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수출이 빠른 속도로 회복되었다는 점이 올해 우리경제가 선방하는 데 큰 기여를..." 그러나 정부 주도의 경기부양이 갖는 그늘도 깊습니다. 정작 민간 기업이 맡아줘야 할 고용이 살아나지 않으면서 지갑이 얇아진 서민들은 여전히 경기 회복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병권(새사연 부원장) : "성장을 통한 고용확대, 이런 틀을 이제 발상을 전환해서 바꿔야 할 시기가 온 게 아닌가. 즉 고용을 통한 성장을 추진하는..."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경기 회복의 저력을 과시한 2009년 한국 경제. 그러나 갈수록 심화되는 양극화와 이중침체의 우려를 극복하고 중산층을 되살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태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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