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파일] 스키장이 음주스키 부추긴다?

입력 2010.01.04 (09:1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술을 마시고 스키나 보드를 타는 음주스키가 성행하고 있습니다.

한데, 이를 막아야 할 스키장들이 음주스키를 방조하거나, 오히려 부추기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최문종 기자입니다.

<리포트>

경기도의 한 스키장, 슬로프 안에 있는 매점에서 술자리가 벌어졌습니다.

바로 스키를 타려는지 헬멧도 벗지 않았습니다.

술자리는 슬로프 주변 곳곳에서 계속됩니다.

<녹취> 스키장 이용객(음성변조): "낭만이란 게 있잖아요. 설원에서 어울리는 거, 사람들하고. 한 잔 딱 하고 그냥 쏘죠(달리죠)."

또 다른 스키장, 슬로프 바로 앞에 있는 식당 안에서 이용객들이 거리낌없이 술을 마십니다.

보드를 탈 때는 으레 술을 마신다는 대학생도 있습니다.

<녹취> 스키장 이용객(음성변조): "저는 맥주보다는 저기 맨 끝에 라면집 있거든요. 거기 사케(청주)가 맛있어요.
강원도에 있는 이 스키장은 슬로프 정상에 있는 음식점에서 술을 팔고 있습니다."

술을 마신 후 스키나 보드를 탈 수밖에 없는데도, 아무런 제약이 없습니다.

<녹취> 스키장 음식점 직원: "(하이트 셋에 정종 한 잔이요.) 하이트 셋에 정종 한 잔이요? 알겠습니다."

술을 마신 이용객들은 곧바로 리프트에 몸을 싣습니다.

초보자인 듯, 리프트에서 내리다가 넘어지는가 하면, 엉거주춤 스키를 타다가 엎어집니다.

스키장에서는 별다른 문제가 안되는 것 아니냐고 오히려 반문합니다.

<녹취> 스키장 관계자: "추울 때 뭐 일단 캔맥주 하나라든가 정종 한 잔 먹는다고 해서 취한다고 볼 수 있는 건 아니거든요."

이러다 보니 음주스키를 단속하거나 제지하는 스키장 직원은 볼 수가 없습니다.

음주스키는 음주운전과 같다는 말이 무색합니다.

음주스키를 금지한다는 문구가 이렇게 간간이 붙어있지만, 그저 말뿐인 구호에 불과합니다.

<녹취> 스키장 안전요원(음성변조): "술을 파니까요. 단속을 할 수는 없죠. 먹고 올라오는 고객님들 일일이 하나하나 음주 단속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스키장에서 술을 파는 것 자체는 불법이 아닙니다.

술을 팔 수 있는 음식점으로 허가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공식적으로는 음주스키를 금지하면서, 실제로는 음주스키를 부추기는 듯한 모순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스키장 감독권을 갖고 있는 자치단체의 인식은 안이하기 짝이 없습니다.

<녹취> 정인교(용인시 교육체육과장): "조금 필요하다고 생각되는데, 몸 녹일 때 한 잔정도 마시는 것은 필요하다고 생각되는데…"

지난해 스키장 슬로프에서 일어난 각종 사고는 3백20여 건으로 한해 전보다 2배로 늘었습니다.

하지만, 음주 사고는 얼마나 되는지, 파악된 것이 전혀 없습니다.

현장추적, 최문종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사건파일] 스키장이 음주스키 부추긴다?
    • 입력 2010-01-04 09:16:18
    아침뉴스타임
<앵커 멘트> 술을 마시고 스키나 보드를 타는 음주스키가 성행하고 있습니다. 한데, 이를 막아야 할 스키장들이 음주스키를 방조하거나, 오히려 부추기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최문종 기자입니다. <리포트> 경기도의 한 스키장, 슬로프 안에 있는 매점에서 술자리가 벌어졌습니다. 바로 스키를 타려는지 헬멧도 벗지 않았습니다. 술자리는 슬로프 주변 곳곳에서 계속됩니다. <녹취> 스키장 이용객(음성변조): "낭만이란 게 있잖아요. 설원에서 어울리는 거, 사람들하고. 한 잔 딱 하고 그냥 쏘죠(달리죠)." 또 다른 스키장, 슬로프 바로 앞에 있는 식당 안에서 이용객들이 거리낌없이 술을 마십니다. 보드를 탈 때는 으레 술을 마신다는 대학생도 있습니다. <녹취> 스키장 이용객(음성변조): "저는 맥주보다는 저기 맨 끝에 라면집 있거든요. 거기 사케(청주)가 맛있어요. 강원도에 있는 이 스키장은 슬로프 정상에 있는 음식점에서 술을 팔고 있습니다." 술을 마신 후 스키나 보드를 탈 수밖에 없는데도, 아무런 제약이 없습니다. <녹취> 스키장 음식점 직원: "(하이트 셋에 정종 한 잔이요.) 하이트 셋에 정종 한 잔이요? 알겠습니다." 술을 마신 이용객들은 곧바로 리프트에 몸을 싣습니다. 초보자인 듯, 리프트에서 내리다가 넘어지는가 하면, 엉거주춤 스키를 타다가 엎어집니다. 스키장에서는 별다른 문제가 안되는 것 아니냐고 오히려 반문합니다. <녹취> 스키장 관계자: "추울 때 뭐 일단 캔맥주 하나라든가 정종 한 잔 먹는다고 해서 취한다고 볼 수 있는 건 아니거든요." 이러다 보니 음주스키를 단속하거나 제지하는 스키장 직원은 볼 수가 없습니다. 음주스키는 음주운전과 같다는 말이 무색합니다. 음주스키를 금지한다는 문구가 이렇게 간간이 붙어있지만, 그저 말뿐인 구호에 불과합니다. <녹취> 스키장 안전요원(음성변조): "술을 파니까요. 단속을 할 수는 없죠. 먹고 올라오는 고객님들 일일이 하나하나 음주 단속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스키장에서 술을 파는 것 자체는 불법이 아닙니다. 술을 팔 수 있는 음식점으로 허가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공식적으로는 음주스키를 금지하면서, 실제로는 음주스키를 부추기는 듯한 모순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스키장 감독권을 갖고 있는 자치단체의 인식은 안이하기 짝이 없습니다. <녹취> 정인교(용인시 교육체육과장): "조금 필요하다고 생각되는데, 몸 녹일 때 한 잔정도 마시는 것은 필요하다고 생각되는데…" 지난해 스키장 슬로프에서 일어난 각종 사고는 3백20여 건으로 한해 전보다 2배로 늘었습니다. 하지만, 음주 사고는 얼마나 되는지, 파악된 것이 전혀 없습니다. 현장추적, 최문종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