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예산 증액, 민원 예산 끼워넣기

입력 2010.01.04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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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 연말 국회 대치 끝에 통과한 새해 예산안이 당초 정부안보다 무려 1조원 이상 증가했습니다.

알고 보니 혼란의 와중에서 의원들이 지역 민원성 사업들을 증액시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정치외교팀 김덕원기자 나왔습니다.

<질문> 보통 예산안은 삭감되는 것이 정상이지 않습니까? 증액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인데요.

<답변> 그렇습니다.

최근 몇년 동안 정부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대부분 몇 천억원씩 삭감돼 왔습니다.

국민의 혈세를 쓰는 것인 만큼 국회 의원들이 불필요한 사업은 없는지 철저하게 심사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올해 예산은 어찌된 일인지 1조원이나 증액됐습니다.

알고보니 의원들의 지역구 민원성 사업들이 대거 증액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번 예산안 과정에서 4대강 사업 공방이 벌어지면서 예산안 대치가 이어졌는데 사실은 이 과정에서 지역구 민원을 챙길 만큼 챙겼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윱니다.

<질문> 그렇군요. 어떤 방법으로 증액됐나요.

<답변> 크게 두 가지 방법입니다.

먼저 정부가 만든 사업비를 늘리는 방법입니다.

준비된 그래픽을 보면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여수 국가산업단지의 진입도로 공사 사업이 있는데 당초 정부안은 천7백억원 공삽니다.

그런데 3백억원이 증가됐습니다.

또 부산의 신항 공사비는 660억원에서 2백억원을 늘려 무려 30%나 늘어났습니다.

경기도의 오리-수원 복선전철 공사비도 2백억원이나 증액된 것으로 확인 됐습니다.

이렇게 공사비가 백억원 이상 늘어난 사업만 11개, 수천억원에 이릅니다.

특히 지방자치단체의 호화청사 비난 논란 속에서도 충남도청과 경북도청 신축에 각각 50억원, 30억원이 증액되기도 했습니다.

두번째 예산안 증가의 원인은 당초 정부안에는 없던 사업이 예산심사 과정에서 끼워 넣어지는 경웁니다.

경북 포항 영일만 신항구에 들어가는 30억원 규모의 철도 사업이 신설됐고,

전북 익산역에 10억원 규모의 진입도로 건설 사업이 추가됐습니다.

<질문> 이렇게 될 경우 부작용은 없습니까?

<답변> 일단 갑자기 사업이 증액되거나 신규 사업이 끼워지는 만큼 졸속 예산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치밀하고 차분한 예산 심사가 쉽지 않습니다.

예산 타당성 측면에서도 부작용이 우려됩니다.

국회 예산 전문가의 얘기 들어 보시겠습니다.

<녹취> 국회 예산 전문가(음성변조) : "얼토당토 안하게 증액되는 사업이 있는데 결산 때 보면 전혀 집행이 안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4대강 예산을 놓고 여야가 대치하는 과정에서 막판에 여.야가 4대강과 일반 예산을 분리해 협상했죠.

이 과정에서 지역 민원성 예산이 집중적으로 처리됐는데 이 때문에 자유선진당 의원들이 한나라당과 민주당 의원들에게 강력히 항의하기도 했습니다.

자유선진당 김낙성 의원의 얘기 들어보시죠.

<녹취> 김낙성(자유선진당 의원) : "저희들끼리 나눠먹을 때는 문걸어 잠그고 나눠먹고 이게 뭐하는 짓이야."

예산안을 놓고 극한 대치를 벌였던 여.야이지만 지역 민원성 예산을 챙기는데는 여.야가 따로 없었습니다.

KBS 뉴스 김덕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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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현장] 예산 증액, 민원 예산 끼워넣기
    • 입력 2010-01-04 23:3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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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 연말 국회 대치 끝에 통과한 새해 예산안이 당초 정부안보다 무려 1조원 이상 증가했습니다. 알고 보니 혼란의 와중에서 의원들이 지역 민원성 사업들을 증액시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정치외교팀 김덕원기자 나왔습니다. <질문> 보통 예산안은 삭감되는 것이 정상이지 않습니까? 증액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인데요. <답변> 그렇습니다. 최근 몇년 동안 정부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대부분 몇 천억원씩 삭감돼 왔습니다. 국민의 혈세를 쓰는 것인 만큼 국회 의원들이 불필요한 사업은 없는지 철저하게 심사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올해 예산은 어찌된 일인지 1조원이나 증액됐습니다. 알고보니 의원들의 지역구 민원성 사업들이 대거 증액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번 예산안 과정에서 4대강 사업 공방이 벌어지면서 예산안 대치가 이어졌는데 사실은 이 과정에서 지역구 민원을 챙길 만큼 챙겼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윱니다. <질문> 그렇군요. 어떤 방법으로 증액됐나요. <답변> 크게 두 가지 방법입니다. 먼저 정부가 만든 사업비를 늘리는 방법입니다. 준비된 그래픽을 보면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여수 국가산업단지의 진입도로 공사 사업이 있는데 당초 정부안은 천7백억원 공삽니다. 그런데 3백억원이 증가됐습니다. 또 부산의 신항 공사비는 660억원에서 2백억원을 늘려 무려 30%나 늘어났습니다. 경기도의 오리-수원 복선전철 공사비도 2백억원이나 증액된 것으로 확인 됐습니다. 이렇게 공사비가 백억원 이상 늘어난 사업만 11개, 수천억원에 이릅니다. 특히 지방자치단체의 호화청사 비난 논란 속에서도 충남도청과 경북도청 신축에 각각 50억원, 30억원이 증액되기도 했습니다. 두번째 예산안 증가의 원인은 당초 정부안에는 없던 사업이 예산심사 과정에서 끼워 넣어지는 경웁니다. 경북 포항 영일만 신항구에 들어가는 30억원 규모의 철도 사업이 신설됐고, 전북 익산역에 10억원 규모의 진입도로 건설 사업이 추가됐습니다. <질문> 이렇게 될 경우 부작용은 없습니까? <답변> 일단 갑자기 사업이 증액되거나 신규 사업이 끼워지는 만큼 졸속 예산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치밀하고 차분한 예산 심사가 쉽지 않습니다. 예산 타당성 측면에서도 부작용이 우려됩니다. 국회 예산 전문가의 얘기 들어 보시겠습니다. <녹취> 국회 예산 전문가(음성변조) : "얼토당토 안하게 증액되는 사업이 있는데 결산 때 보면 전혀 집행이 안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4대강 예산을 놓고 여야가 대치하는 과정에서 막판에 여.야가 4대강과 일반 예산을 분리해 협상했죠. 이 과정에서 지역 민원성 예산이 집중적으로 처리됐는데 이 때문에 자유선진당 의원들이 한나라당과 민주당 의원들에게 강력히 항의하기도 했습니다. 자유선진당 김낙성 의원의 얘기 들어보시죠. <녹취> 김낙성(자유선진당 의원) : "저희들끼리 나눠먹을 때는 문걸어 잠그고 나눠먹고 이게 뭐하는 짓이야." 예산안을 놓고 극한 대치를 벌였던 여.야이지만 지역 민원성 예산을 챙기는데는 여.야가 따로 없었습니다. KBS 뉴스 김덕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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