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 “비운 끝내고 월드컵 포효”

입력 2010.01.06 (20:27) 수정 2010.01.06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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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얻어갈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 다시 한 번 (월드컵 출전)기회가 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라이언킹' 이동국(31.전북)이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을 통해 12년 만의 월드컵 출전에 도전하는 가운데 6일(한국시간) 남아공 루스텐버그의 올림피아파크 스타디움에서 이틀째 훈련을 하고 나서 결연한 각오를 밝혔다.

이동국은 전훈 명단 25명에 포함돼 후배들과 최종 엔트리 23명에 들려고 강도 높은 체력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남아공 월드컵이 마지막 무대가 될 수 있을지 모를 이동국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 19세의 나이로 참가했으나 이후 부상과 불운이 겹치면서 월드컵과 인연이 없었다.

프랑스 월드컵이 끝나고 프로축구 K-리그에서 7골을 사냥하며 시즌 총 11골 2도움의 활약으로 그해 신인왕에 올랐던 이동국(당시 포항 소속)은 이회택-차범근-최순호-황선홍의 뒤를 이을 `한국 스트라이커 계보'의 후임자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게으른 천재'라는 꼬리표가 붙으면서 2002년 한.일 월드컵 때는 당시 한국 대표팀 사령탑이던 거스 히딩크 감독의 낙점을 받지 못한 채 4강 신화 창조를 TV로 지켜봐야 했다.

월드컵 병역 특례를 받은 4강 태극전사들과 달리 이동국은 그러나 2003년 광주 상무에 입대해 짧게 깎은 머리처럼 심기일전한 마음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군 복무를 마치고 포항에 복귀한 그는 2006년 독일 월드컵도 자신을 위한 무대가 아니었다.

그는 월드컵이 열리기 두 달 전인 2006년 4월5일 인천 유나이티드와 경기에서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에 발목을 잡힌 것이다.

그는 수술과 재활을 위해 월드컵이 열린 독일을 찾았고 태극전사가 아닌 재활 선수로 한국의 본선 조별리그를 관전했다.

2007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미들즈브러에 입단했으나 한 골도 넣지 못한 채 성남 일화 유니폼을 입고 K-리그로 유턴한 그는 2008년에도 13경기에서 2골 2도움의 부진한 성적표를 받고 끝내 방출되다시피 해 전북에 새 둥지를 틀었다.

`재활 공장장' 최강희 전북 감독의 따뜻한 배려로 자신감을 찾은 그는 지난해 정규리그 20골 등 총 32경기에서 22골을 수확해 득점왕과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영예를 안았다. 또 `아시안컵 음주파동'의 아픔을 접고 2년1개월여 만에 대표팀에 복귀했다.

이제 그의 목표는 꿈에도 그리던 월드컵 출전과 그 무대에서 시원한 득점포를 가동하는 것이다.

A매치 75경기에서 22골을 넣었음에도 대표팀에선 2006년 2월15일 멕시코와 친선경기 이후 4년 가까이 골 소식을 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허정무 감독의 부름을 받고 출전한 지난해 8월 파라과이와 평가전 이후 네 경기 연속 무득점이어서 아쉬움이 크다.

이동국은 대표팀의 투톱을 주로 맡았던 박주영(AS모나코)-이근호(이와타)와 경쟁을 뚫어야 하고 장신의 젊은 공격수 김신욱(울산)과 하태균(수원)의 도전을 받고 있다.

그는 "장시간 이동하고 나서 훈련했고 고지대여서인지 몰라도 피곤하다. 하루 쉬고 훈련하면 좋아질 것"이라면서 "월드컵 공인구는 생각했던 공과 다르다. 킥이 올 때 낙하지점을 잡기 어려워 훈련을 통해 적응하고 상대 골키퍼가 두렵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비운의 사자' 이동국이 남아공 월드컵에 출전해 푸른 그라운드에서 포효하는 장면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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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동국 “비운 끝내고 월드컵 포효”
    • 입력 2010-01-06 20:27:24
    • 수정2010-01-06 20:3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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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얻어갈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 다시 한 번 (월드컵 출전)기회가 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라이언킹' 이동국(31.전북)이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을 통해 12년 만의 월드컵 출전에 도전하는 가운데 6일(한국시간) 남아공 루스텐버그의 올림피아파크 스타디움에서 이틀째 훈련을 하고 나서 결연한 각오를 밝혔다. 이동국은 전훈 명단 25명에 포함돼 후배들과 최종 엔트리 23명에 들려고 강도 높은 체력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남아공 월드컵이 마지막 무대가 될 수 있을지 모를 이동국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 19세의 나이로 참가했으나 이후 부상과 불운이 겹치면서 월드컵과 인연이 없었다. 프랑스 월드컵이 끝나고 프로축구 K-리그에서 7골을 사냥하며 시즌 총 11골 2도움의 활약으로 그해 신인왕에 올랐던 이동국(당시 포항 소속)은 이회택-차범근-최순호-황선홍의 뒤를 이을 `한국 스트라이커 계보'의 후임자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게으른 천재'라는 꼬리표가 붙으면서 2002년 한.일 월드컵 때는 당시 한국 대표팀 사령탑이던 거스 히딩크 감독의 낙점을 받지 못한 채 4강 신화 창조를 TV로 지켜봐야 했다. 월드컵 병역 특례를 받은 4강 태극전사들과 달리 이동국은 그러나 2003년 광주 상무에 입대해 짧게 깎은 머리처럼 심기일전한 마음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군 복무를 마치고 포항에 복귀한 그는 2006년 독일 월드컵도 자신을 위한 무대가 아니었다. 그는 월드컵이 열리기 두 달 전인 2006년 4월5일 인천 유나이티드와 경기에서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에 발목을 잡힌 것이다. 그는 수술과 재활을 위해 월드컵이 열린 독일을 찾았고 태극전사가 아닌 재활 선수로 한국의 본선 조별리그를 관전했다. 2007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미들즈브러에 입단했으나 한 골도 넣지 못한 채 성남 일화 유니폼을 입고 K-리그로 유턴한 그는 2008년에도 13경기에서 2골 2도움의 부진한 성적표를 받고 끝내 방출되다시피 해 전북에 새 둥지를 틀었다. `재활 공장장' 최강희 전북 감독의 따뜻한 배려로 자신감을 찾은 그는 지난해 정규리그 20골 등 총 32경기에서 22골을 수확해 득점왕과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영예를 안았다. 또 `아시안컵 음주파동'의 아픔을 접고 2년1개월여 만에 대표팀에 복귀했다. 이제 그의 목표는 꿈에도 그리던 월드컵 출전과 그 무대에서 시원한 득점포를 가동하는 것이다. A매치 75경기에서 22골을 넣었음에도 대표팀에선 2006년 2월15일 멕시코와 친선경기 이후 4년 가까이 골 소식을 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허정무 감독의 부름을 받고 출전한 지난해 8월 파라과이와 평가전 이후 네 경기 연속 무득점이어서 아쉬움이 크다. 이동국은 대표팀의 투톱을 주로 맡았던 박주영(AS모나코)-이근호(이와타)와 경쟁을 뚫어야 하고 장신의 젊은 공격수 김신욱(울산)과 하태균(수원)의 도전을 받고 있다. 그는 "장시간 이동하고 나서 훈련했고 고지대여서인지 몰라도 피곤하다. 하루 쉬고 훈련하면 좋아질 것"이라면서 "월드컵 공인구는 생각했던 공과 다르다. 킥이 올 때 낙하지점을 잡기 어려워 훈련을 통해 적응하고 상대 골키퍼가 두렵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비운의 사자' 이동국이 남아공 월드컵에 출전해 푸른 그라운드에서 포효하는 장면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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