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간접흡연 폐해 심각

<앵커 멘트>

간접흡연의 폐해를 다시 한번 보여주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간접흡연으로 인해 생긴 폐암은 치료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충헌 의학전문기자 나와 있습니다.

<질문> 간접흡연의 피해, 많이 알려져 있지만, 어느 정도입니까?

<답변> 담배가 타면서 나오는 연기는 필터를 통하지 않기 때문에 독성 화학물질의 농도가 훨씬 높습니다.

간접흡연으로 들이마시는 성분의 80%가 바로 이 연기인데요.

간접흡연은 폐암 발생위험을 24% 올리고, 폐질환으로 인한 사망률도 50%가량 높입니다.

간접흡연은 심장병 위험도 30%가량 높이는데, 이는 하루 한 갑씩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심장병에 걸릴 위험의 절반이나 될 정도로 높은 수칩니다.

아빠가 담배를 하루 한갑 피면, 아이는 세개비를 피우는 것과 같다는 연구결과도 있었습니다.

<질문> 간접흡연으로 인해 생긴 폐암은 치료 효과가 떨어진다면서요?

<답변> 네, 세브란스병원에서 담배를 피지 않는 폐암 환자 180명을 분석해 봤습니다.

특정 유전자 변이가 있으면 이레사 등의 폐암치료제에 잘 듣는데, 이런 변이가 있는 사람이 간접흡연에 노출되지 않은 사람은 61%였으나 노출된 경우엔 39%에 불과했습니다.

세브란스병원 암센터 조병철 교수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조병철(세브란스병원 암센터 교수) : "40년 이상의 간접흡연에 노출된 경우엔 흡연자만큼 돌연변이율이 낮아 약제 반응이 떨어져 수명이 줄어들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질문> 현재 간접흡연을 막기 위해 어떤 조치가 취해지고 있나요?

<답변> 현재 1000제곱미터 이상의 사무용 건물이나 공장 등은 건물 전체나 일부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하고 있습니다.

150제곱미터 이상의 음식점도 절반 이상을 금연구역으로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금연석에서 손님이 담배를 피워도 마땅히 제지할 방법이 없습니다.

금연구역인 사무실에서 담배를 피운다고 해도 대부분 동료이거나 직장 상사이기 때문에 피해를 호소하기 어렵습니다.

금연구역에서 담배를 피면 경범죄로 처벌이 가능하지만, 실제로 신고가 이루어지긴 어려운 게 현실이죠.

<질문> 그럼, 간접흡연 피해를 막기 위해선 어떤 조치가 필요할까요?

<답변> 선진국처럼 모든 실내공간에 대해 전면적으로 금연을 실시하자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아일랜드와 영국, 미국의 캘리포니아주 등에서 실내 전면금연을 실시하고 있는데요, 이렇게 함으로써 간접흡연의 피해가 현저히 줄었다는 보고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바깥공간에서도 간접흡연에 노출될 수 있어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금연거리를 선포하고 있지만, 강제성은 없습니다.

때문에 사람의 왕래가 많은 건물 출입구 반경 10미터 이내나 버스 정거장 등은 금연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