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원화·유가 고공행진…새해 경제 비상

입력 2010.01.12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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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연초부터 달러값이 급락하고 국제유가도 오름세가 이어지면서 기업들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회복세에 접어든 우리 경제에 찬물을 끼얹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김태욱 기자!

<질문> 요즘 환율이 걱정인데, 오늘은 시장이 어땠습니까?

<답변> 어제 외환당국에 구두 개입도 있었고요,

계속 환율이 급락한 데 따른 부담감도 작용하면서 오늘은 소폭 반등했습니다.

오늘 달러화에 대한 원화의 환율은 어제보다 3원 80전 오른 천123원 60전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그러나 원.달러 환율은 지난 2주 동안 47원 넘게 빠졌습니다.

말 그대로 급락셉니다.

새해 들어 이렇게 쉼없이 하락하다 오늘 비로소 조금 오른 셈입니다.

<질문> 환율이 이렇게 하락하는 이유는 뭡니까?

<답변> 환율이 하락한다는 건, 돌려 말하면 원화가 비싸진다는 얘기죠.

기본적으로 이런 원화 강세는 우리나라 경제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그 배경입니다.

다른 나라보다 경기회복세가 상대적으로 빠르기 때문에 앞으로 원화가치가 더 높아지겠구나,하는 기대감이 커진 탓입니다.

더구나 세계적인 달러화 약세 속에 낮은 금리의 달러를 빌려 우리나라 같은 신흥국에 투자하는, 이른바 달러 캐리 자금도 계속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원.달러 환율 하락, 즉 원화강세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입니다.

외환은행 관계자의 말 들어보시죠.

<인터뷰> 김두현(외환은행 선임딜러) : "미국 경기지표의 혼조로 금리인상 시기가 뒤로 늦춰질 수 있다는 기대감 속에 달러화에 대한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당분간 원달러 환율의 하락기조는 이어질 것"

<질문> 문제는 이런 원화강세 현상이 우리 수출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 아니겠습니까?

<답변> 수출기업들은 걱정이 큽니다.

단적인 예로 삼성전자는 환율이 100원 하락하면 3조 원의 비용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고요,

현대기아차는 환율이 10원 하락하면 연매출액이 2천억 원이나 줄어듭니다.

수출해서 받은 달러를 원화로 바꾸면 그만큼 손실이 나는 건데요,

이뿐 아니라 제품의 값도 오르게 돼서 결국 가격경쟁력도 떨어지게 됩니다.

특히나 더 신경쓰이는 부분은 일본의 엔화는 달러화에 대해 약세 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와 반대로 일본은 차츰 수출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는 셈입니다.

세계 시장에서 일본업체와 경쟁하는 전자부문이나 자동차 업계 등에는 비상이 걸렸습니다.

<질문> 그런데 요즘 국제유가도 오르고 있지 않습니까? 이래저래 새해 들어서자마자 경제가 또 걱정이군요?

<답변> 우리나라는 무역의존도도 높지만 원유수입 의존도도 높습니다.

고유가는 당연히 우리 기업들의 생산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고요,

내수 측면에서도 물가 상승을 부채질할 수 있어서 우리 경제에는 악잽니다.

지난해 1배럴에 평균 61달러 선이던 국유가는 이제 80달러를 넘어선 상탠데요,

국제유가가 10% 오르면 소비자 물가는 0.2%P 상승하고, 경제성장률은 반대로 0.2%P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또 국제유가가 10달러만 올라도 경상수지에 6,70억 달러의 적자요인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렇게 환율 하락과 함께 국제유가 추이도 우리 경제에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입니다.

<질문> 무엇보다 경제의 회복세가 꺾이지 않을까 걱정이네요?

<답변> 지난해 세계적인 경제 위기 와중에서도 우리나라가 비교적 선방할 수 있었던 데는 이른바 '3저현상'의 덕이 컸습니다.

원화가치와 유가, 금리... 이 세 가지가 모두 낮았기 때문에 경기 부양 효과가 나타났다는 얘긴데요,

더 이상 이런 상황을 기대하기가 어렵게 됐습니다.

전문가의 말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 이근태(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가격경쟁력 우위 효과가 올해는 거의 사라지게 된다는 점을 인식하고 치열한 효율화, 연구개발 투자를 강화하는 노력 기울여야"

경기 회복세를 유지하기 위해선 이제는 3저가 아니라 반대로 '3고'를 미리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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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01-12 23:3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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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연초부터 달러값이 급락하고 국제유가도 오름세가 이어지면서 기업들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회복세에 접어든 우리 경제에 찬물을 끼얹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김태욱 기자! <질문> 요즘 환율이 걱정인데, 오늘은 시장이 어땠습니까? <답변> 어제 외환당국에 구두 개입도 있었고요, 계속 환율이 급락한 데 따른 부담감도 작용하면서 오늘은 소폭 반등했습니다. 오늘 달러화에 대한 원화의 환율은 어제보다 3원 80전 오른 천123원 60전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그러나 원.달러 환율은 지난 2주 동안 47원 넘게 빠졌습니다. 말 그대로 급락셉니다. 새해 들어 이렇게 쉼없이 하락하다 오늘 비로소 조금 오른 셈입니다. <질문> 환율이 이렇게 하락하는 이유는 뭡니까? <답변> 환율이 하락한다는 건, 돌려 말하면 원화가 비싸진다는 얘기죠. 기본적으로 이런 원화 강세는 우리나라 경제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그 배경입니다. 다른 나라보다 경기회복세가 상대적으로 빠르기 때문에 앞으로 원화가치가 더 높아지겠구나,하는 기대감이 커진 탓입니다. 더구나 세계적인 달러화 약세 속에 낮은 금리의 달러를 빌려 우리나라 같은 신흥국에 투자하는, 이른바 달러 캐리 자금도 계속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원.달러 환율 하락, 즉 원화강세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입니다. 외환은행 관계자의 말 들어보시죠. <인터뷰> 김두현(외환은행 선임딜러) : "미국 경기지표의 혼조로 금리인상 시기가 뒤로 늦춰질 수 있다는 기대감 속에 달러화에 대한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당분간 원달러 환율의 하락기조는 이어질 것" <질문> 문제는 이런 원화강세 현상이 우리 수출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 아니겠습니까? <답변> 수출기업들은 걱정이 큽니다. 단적인 예로 삼성전자는 환율이 100원 하락하면 3조 원의 비용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고요, 현대기아차는 환율이 10원 하락하면 연매출액이 2천억 원이나 줄어듭니다. 수출해서 받은 달러를 원화로 바꾸면 그만큼 손실이 나는 건데요, 이뿐 아니라 제품의 값도 오르게 돼서 결국 가격경쟁력도 떨어지게 됩니다. 특히나 더 신경쓰이는 부분은 일본의 엔화는 달러화에 대해 약세 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와 반대로 일본은 차츰 수출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는 셈입니다. 세계 시장에서 일본업체와 경쟁하는 전자부문이나 자동차 업계 등에는 비상이 걸렸습니다. <질문> 그런데 요즘 국제유가도 오르고 있지 않습니까? 이래저래 새해 들어서자마자 경제가 또 걱정이군요? <답변> 우리나라는 무역의존도도 높지만 원유수입 의존도도 높습니다. 고유가는 당연히 우리 기업들의 생산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고요, 내수 측면에서도 물가 상승을 부채질할 수 있어서 우리 경제에는 악잽니다. 지난해 1배럴에 평균 61달러 선이던 국유가는 이제 80달러를 넘어선 상탠데요, 국제유가가 10% 오르면 소비자 물가는 0.2%P 상승하고, 경제성장률은 반대로 0.2%P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또 국제유가가 10달러만 올라도 경상수지에 6,70억 달러의 적자요인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렇게 환율 하락과 함께 국제유가 추이도 우리 경제에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입니다. <질문> 무엇보다 경제의 회복세가 꺾이지 않을까 걱정이네요? <답변> 지난해 세계적인 경제 위기 와중에서도 우리나라가 비교적 선방할 수 있었던 데는 이른바 '3저현상'의 덕이 컸습니다. 원화가치와 유가, 금리... 이 세 가지가 모두 낮았기 때문에 경기 부양 효과가 나타났다는 얘긴데요, 더 이상 이런 상황을 기대하기가 어렵게 됐습니다. 전문가의 말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 이근태(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가격경쟁력 우위 효과가 올해는 거의 사라지게 된다는 점을 인식하고 치열한 효율화, 연구개발 투자를 강화하는 노력 기울여야" 경기 회복세를 유지하기 위해선 이제는 3저가 아니라 반대로 '3고'를 미리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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