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예비부모, 아들보다 ‘딸’ 선호

입력 2010.01.12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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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부모들이 남자보다 여자아이를 선호한다는 설문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여성의 지위가 상향되면서 뿌리 깊은 남아 선호 사상이 흔들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자세한 내용을 취재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질문> 최근까지도 남아 선호가 강해서 남녀 성비도 맞지 않아 걱정이었는데, 이제는 여아를 더 선호한다고요?



<답변> 네,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는 표어 기억하실텐데요.



불과 20년전 정부가 내건 표업니다.



그런데 이젠 부모들이 아들보다는 딸 낳기를 더 바라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실제 조사 결과 태어날 자녀가 딸이기를 바라는 여성은 38퍼센트로 아들이기를 바라는 31퍼센트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남성도 딸을 원한다는 답변이 37퍼센트였고, 아들을 원한 경우는 28퍼센트에 불과했습니다.



딸 선호 현상이 전국 단위 조사에서 뚜렷하게 드러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질문> 왜 이렇게 부모들이 딸을 선호하는 겁니까?



<답변> 우선 부모들은 아들보다는 딸 키우는 재미가 더 크다고 합니다.



딸이 있으면 집안 분위기가 화목하다는 얘기를 부모들이 많이 하는데요, 이런 정서적인 가치가 딸의 장점으로 꼽혔습니다.



실제로 6살짜리 딸을 키우는 주부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김수옥(주부) : "엄마 마음을 잘 알고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이제 옷 같은 것도 예쁘게 입힐 수 있고 머리라든가 요런 걸 꾸미는 재미가 굉장히 좋은 것 같아요."



이 주부는 네살짜리 아들도 함께 키우고 있는데요, 딸이 더 순해서 키우기도 쉽고 정서적인 교감도 더 잘된다고 합니다.



또, 여성의 경제 활동이 증가하면서 부모 입장에서는 아들과 딸의 구분이 희미해진 상황에서 딸의 장점이 부각된 것이 여아 선호의 요인으로 분석됐습니다.



<질문> 딸 키우는 장점이 부각되는만큼 아들 키우는 보람은 좀 줄어든 게 현실이 아닌가도 싶은데요?



<답변> 네, 특히 아들이 주로 맡아온 부모 봉양에 대한 기대가 많이 줄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병원에 장기간 입원하는 노인 간병은 딸이 맡고 있습니다.



노인 환자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임순심(환자) : "아무래도 좀 (딸은) 자상한 맛이 있잖아요. 아들은 키워서 장가를 가면 자기 가정이 있잖아요. 그렇게 저는 생각했어요."



부모 봉양의 책임을 사회 복지가 거의 전담하게 되면서 아들을 반드시 낳아야 한다는 관념이 점차 희미해진 것으로 분석됩니다.



또, 이제는 아들을 통해 대를 잇는다는 의식도 많이 약해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딸이 주로 해오는 노인 간병이나 가사 노동 등은 여전히 가족의 몫으로 남아있습니다.



아들 키우는 보람은 줄었지만, 딸의 가치는 여전하기 때문에



이것이 딸에 대한 선호로 이어졌다는 얘깁니다.



<질문> 여아 선호가 뚜렷하다는 소식이 놀랍기도 하고, 반가운 감도 있지만 특정 성별에 대한 선호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면서요?



<답변> 최근에 부는 여아 선호 바람은 남녀의 역할이 고정돼 있다는 걸 전제로 했기 때문에 오히려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딸이든, 아들이든 구분하지 않고 마음 편히 낳아서 기를 수 있는 사회가 바람직하다는 겁니다.



전문가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박혜경(이화여대 한국여성연구원 교수") : "보살피는 역할을 여성이 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 딸의 선호로 나타나는 건데 보살피는 영역으로 남성도 같이 들어와서 그 노동도 나누고..."



가족 내에서 남녀의 역할 구분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이제는 아들도 딸이 해왔던 역할을 나눠서 하는 교육을 시켜야 한다는 겁니다.



아들도 집안일을 돕는다거나, 부모의 대화 상대가 돼주는 등 작은 부분부터 역할 분담을 실천해야 특정 성별을 선호하는 현상이 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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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현장] 예비부모, 아들보다 ‘딸’ 선호
    • 입력 2010-01-12 23:3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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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들이 남자보다 여자아이를 선호한다는 설문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여성의 지위가 상향되면서 뿌리 깊은 남아 선호 사상이 흔들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자세한 내용을 취재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질문> 최근까지도 남아 선호가 강해서 남녀 성비도 맞지 않아 걱정이었는데, 이제는 여아를 더 선호한다고요?

<답변> 네,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는 표어 기억하실텐데요.

불과 20년전 정부가 내건 표업니다.

그런데 이젠 부모들이 아들보다는 딸 낳기를 더 바라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실제 조사 결과 태어날 자녀가 딸이기를 바라는 여성은 38퍼센트로 아들이기를 바라는 31퍼센트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남성도 딸을 원한다는 답변이 37퍼센트였고, 아들을 원한 경우는 28퍼센트에 불과했습니다.

딸 선호 현상이 전국 단위 조사에서 뚜렷하게 드러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질문> 왜 이렇게 부모들이 딸을 선호하는 겁니까?

<답변> 우선 부모들은 아들보다는 딸 키우는 재미가 더 크다고 합니다.

딸이 있으면 집안 분위기가 화목하다는 얘기를 부모들이 많이 하는데요, 이런 정서적인 가치가 딸의 장점으로 꼽혔습니다.

실제로 6살짜리 딸을 키우는 주부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김수옥(주부) : "엄마 마음을 잘 알고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이제 옷 같은 것도 예쁘게 입힐 수 있고 머리라든가 요런 걸 꾸미는 재미가 굉장히 좋은 것 같아요."

이 주부는 네살짜리 아들도 함께 키우고 있는데요, 딸이 더 순해서 키우기도 쉽고 정서적인 교감도 더 잘된다고 합니다.

또, 여성의 경제 활동이 증가하면서 부모 입장에서는 아들과 딸의 구분이 희미해진 상황에서 딸의 장점이 부각된 것이 여아 선호의 요인으로 분석됐습니다.

<질문> 딸 키우는 장점이 부각되는만큼 아들 키우는 보람은 좀 줄어든 게 현실이 아닌가도 싶은데요?

<답변> 네, 특히 아들이 주로 맡아온 부모 봉양에 대한 기대가 많이 줄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병원에 장기간 입원하는 노인 간병은 딸이 맡고 있습니다.

노인 환자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임순심(환자) : "아무래도 좀 (딸은) 자상한 맛이 있잖아요. 아들은 키워서 장가를 가면 자기 가정이 있잖아요. 그렇게 저는 생각했어요."

부모 봉양의 책임을 사회 복지가 거의 전담하게 되면서 아들을 반드시 낳아야 한다는 관념이 점차 희미해진 것으로 분석됩니다.

또, 이제는 아들을 통해 대를 잇는다는 의식도 많이 약해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딸이 주로 해오는 노인 간병이나 가사 노동 등은 여전히 가족의 몫으로 남아있습니다.

아들 키우는 보람은 줄었지만, 딸의 가치는 여전하기 때문에

이것이 딸에 대한 선호로 이어졌다는 얘깁니다.

<질문> 여아 선호가 뚜렷하다는 소식이 놀랍기도 하고, 반가운 감도 있지만 특정 성별에 대한 선호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면서요?

<답변> 최근에 부는 여아 선호 바람은 남녀의 역할이 고정돼 있다는 걸 전제로 했기 때문에 오히려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딸이든, 아들이든 구분하지 않고 마음 편히 낳아서 기를 수 있는 사회가 바람직하다는 겁니다.

전문가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박혜경(이화여대 한국여성연구원 교수") : "보살피는 역할을 여성이 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 딸의 선호로 나타나는 건데 보살피는 영역으로 남성도 같이 들어와서 그 노동도 나누고..."

가족 내에서 남녀의 역할 구분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이제는 아들도 딸이 해왔던 역할을 나눠서 하는 교육을 시켜야 한다는 겁니다.

아들도 집안일을 돕는다거나, 부모의 대화 상대가 돼주는 등 작은 부분부터 역할 분담을 실천해야 특정 성별을 선호하는 현상이 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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