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學파라치’ 기승…학원까지 등장

입력 2010.01.15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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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불법 위해 식품 판매 현장을 쫓아다니는 ’식파라치’에서 쓰레기 무단 투기를 잡아내는 ’쓰파라치’까지, 분야별로 신고 포상금 제도도 가지가지죠.



취업난까지 겹친 요즘 학원의 불법 영업을 적발해 포상금을 따내는 ’학파라치’가 큰 인기를 끌면서, 전문 학원까지 등장했다고 합니다.



김 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밤늦은 시각, 사교육 1번지로 통하는 서울 대치동 학원가.



40대인 김 모씨의 직업은 학원의 불법 영업을 적발해내는 일명 ’학파라치’입니다.



고성능 몰래카메라를 옷 안에 숨겼지만 감쪽같습니다.



<녹취>김 모씨(학파라치) : "보이지 않아요. 아무리 세세하게 전문가가 자세히 봐도 보이지 않습니다. 이 안에 있습니다."



학부모를 가장해 한 학원에 들어갑니다.



<녹취>학원 관계자 : "(아들이 고등학교 3학년에 올라가는데, 수학을 집중적으로 가르쳐보려고 하는데요?)금액은 주 3회에 40만 원입니다."



근처 다른 학원에서도 똑같은 수법을 씁니다.



<녹취>학원 관계자 : "(학원비 한 달에 얼마씩 내는 거예요?) 수학은 18만 원이고요, 영어 수학은 35만 원입니다."



두 학원 모두 정상 가격보다 돈을 더 받는 ’수강료 초과징수’ 위반!



이렇게 한 건 적발하는 데 5분도 채 안 걸립니다.



<녹취>김 모씨(학파라치) : "저는 2년 반 정도 됐습니다. 많이 벌 때는 (한 달에) 5백 정도."



실제로 지난해 하반기에만 학파라치 7백여 명이 15억 3천7백만 원을 신고 포상금으로 챙겨갔습니다.



지난해 7월 학원 불법 운영 신고포상금제가 전격 도입되면서, 포상금 전문 사냥꾼을 양성하는 학원까지 생겨나고 있습니다.



경기도 안산시의 한 교습소.



학파라치가 되는 법을 배우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녹취>학파라치 강사 : "분야별로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 학파라치는 포상금이 큰 쪽에 속하거든요. 그러니까 이쪽으로 사람들이 많이 (몰려요.)"



이들이 사용하는 장비는 영화에나 나올 법한 최신형 몰래카메라.



몸 안에 숨기면 엔간해선 눈치채기 힘든 초소형입니다.



<녹취>학파라치 강사 : "수학이면 수학, 영어면 영어, 그 과목이 순수하게 50만 원인지 40만 원인지에 대해 그 말을 100% 동영상에 담아야 돼요."



학파라치의 길에 들어선 이들의 사연도 각양각색입니다.



<녹취>수강생 : "인터넷으로 투잡(두 번째 직업) 찾다가 이게 돈이 된다고 해서..."



<녹취>수강생 : "귀가 얇아서 도박에 빠졌다가 집도 날리고 직장도 잘리고, 할 게 없더라고요."



학원가엔 비상이 걸렸습니다.



단속에 걸리면 꼼짝없이 벌금이나 영업 취소 등의 처벌을 받기 때문입니다.



포상금을 노린 학파라치들이 온갖 수법을 동원하며 활개를 치자, 심지어 일부 학원은 블랙리스트까지 공유하고 있습니다.



<녹취>학원 관계자 : "불법적이고 잘못되고 왜곡된 것을 고쳐내겠다는 것보다는 실적 위주로 진행이 되는 것이 취지하고는 안 맞지 않느냐..."



합법적인 단속의 대가인가, 법을 교묘하게 이용한 돈벌이인가, 공방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학파라치는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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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學파라치’ 기승…학원까지 등장
    • 입력 2010-01-15 20:31:13
    뉴스타임
<앵커 멘트>

불법 위해 식품 판매 현장을 쫓아다니는 ’식파라치’에서 쓰레기 무단 투기를 잡아내는 ’쓰파라치’까지, 분야별로 신고 포상금 제도도 가지가지죠.

취업난까지 겹친 요즘 학원의 불법 영업을 적발해 포상금을 따내는 ’학파라치’가 큰 인기를 끌면서, 전문 학원까지 등장했다고 합니다.

김 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밤늦은 시각, 사교육 1번지로 통하는 서울 대치동 학원가.

40대인 김 모씨의 직업은 학원의 불법 영업을 적발해내는 일명 ’학파라치’입니다.

고성능 몰래카메라를 옷 안에 숨겼지만 감쪽같습니다.

<녹취>김 모씨(학파라치) : "보이지 않아요. 아무리 세세하게 전문가가 자세히 봐도 보이지 않습니다. 이 안에 있습니다."

학부모를 가장해 한 학원에 들어갑니다.

<녹취>학원 관계자 : "(아들이 고등학교 3학년에 올라가는데, 수학을 집중적으로 가르쳐보려고 하는데요?)금액은 주 3회에 40만 원입니다."

근처 다른 학원에서도 똑같은 수법을 씁니다.

<녹취>학원 관계자 : "(학원비 한 달에 얼마씩 내는 거예요?) 수학은 18만 원이고요, 영어 수학은 35만 원입니다."

두 학원 모두 정상 가격보다 돈을 더 받는 ’수강료 초과징수’ 위반!

이렇게 한 건 적발하는 데 5분도 채 안 걸립니다.

<녹취>김 모씨(학파라치) : "저는 2년 반 정도 됐습니다. 많이 벌 때는 (한 달에) 5백 정도."

실제로 지난해 하반기에만 학파라치 7백여 명이 15억 3천7백만 원을 신고 포상금으로 챙겨갔습니다.

지난해 7월 학원 불법 운영 신고포상금제가 전격 도입되면서, 포상금 전문 사냥꾼을 양성하는 학원까지 생겨나고 있습니다.

경기도 안산시의 한 교습소.

학파라치가 되는 법을 배우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녹취>학파라치 강사 : "분야별로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 학파라치는 포상금이 큰 쪽에 속하거든요. 그러니까 이쪽으로 사람들이 많이 (몰려요.)"

이들이 사용하는 장비는 영화에나 나올 법한 최신형 몰래카메라.

몸 안에 숨기면 엔간해선 눈치채기 힘든 초소형입니다.

<녹취>학파라치 강사 : "수학이면 수학, 영어면 영어, 그 과목이 순수하게 50만 원인지 40만 원인지에 대해 그 말을 100% 동영상에 담아야 돼요."

학파라치의 길에 들어선 이들의 사연도 각양각색입니다.

<녹취>수강생 : "인터넷으로 투잡(두 번째 직업) 찾다가 이게 돈이 된다고 해서..."

<녹취>수강생 : "귀가 얇아서 도박에 빠졌다가 집도 날리고 직장도 잘리고, 할 게 없더라고요."

학원가엔 비상이 걸렸습니다.

단속에 걸리면 꼼짝없이 벌금이나 영업 취소 등의 처벌을 받기 때문입니다.

포상금을 노린 학파라치들이 온갖 수법을 동원하며 활개를 치자, 심지어 일부 학원은 블랙리스트까지 공유하고 있습니다.

<녹취>학원 관계자 : "불법적이고 잘못되고 왜곡된 것을 고쳐내겠다는 것보다는 실적 위주로 진행이 되는 것이 취지하고는 안 맞지 않느냐..."

합법적인 단속의 대가인가, 법을 교묘하게 이용한 돈벌이인가, 공방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학파라치는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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