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천 명 매장…눈물과 한숨으로 뒤덮힌 아이티

입력 2010.01.15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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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사상 최악의 강진이 휩쓸고 간 아이티는 공포와 통곡으로 뒤덮여 있습니다.

도시 전체가 묘지로 변해가는 가운데 한 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한 피 말리는 구조작업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보도에 김양순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진 발생 사흘째.

아이티의 수도 포르토프랭스는 집단 묘지로 변해버렸습니다.

건물 잔해 속에서는 시신들이 잇달아 실려 나오고 시신 안치소로 변한 도심 광장에는 산처럼 시신들이 쌓이고 있습니다.

<녹취>엘로이자(생존자) : "나의 모든 가족들이 죽었어요. 나의 조카딸, 여동생, 이모 그리고 엄마까지 죽었어요. 내 집은 파괴됐고 살 곳이 없어요."

무너진 집 앞에도, 도로 한가운데도, 사람들이 다니는 길가에도 천으로만 덮어놓은 시신들이 즐비합니다.

최대 10만 명이 숨졌을 것이란 추산까지 나오지만 지금까지 매장된 시신은 7천구.

아직 수습하지 못한 수만 구의 시신은 빠른 속도로 부패하고 있습니다.

<녹취>지미(생존자) : "왜 대통령은 우리를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습니까?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우리가 할 수 있는게 뭐가 있습니까? 우리는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트럭이 필요하다구요!"

혹시라도 가족이 살아 있을까 무너진 건물 아래를 맨손으로 파헤쳐 보지만 발견되는 건 절망뿐입니다.

<녹취>CNN 방송 : "차마 시청자들에게 보여줄 수가 없군요. 소녀인 줄 알고 잡아당겼더니 시신이네요. 구조하려던 소녀 옆에 시신이 있었어요."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대야할지 참혹한 현장에서 실종자를 찾는 작업은 더디게 진행되고, 시간이 지나면서 매몰된 부상자들이 눈 앞에서 죽어갑니다.

<녹취>샘 그레이(미국 구조팀) : "불행하게도 우리는 모든 사람들에게 갈 수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 있는 한 계속해서 구조하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간신히 목숨을 건진 사람들도 살 길이 막막합니다.

생존자들이 거리로, 거리로 쏟아지며 시내 곳곳에는 난민촌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구호물자를 먼저 차지하기 위해 아귀다툼을 벌입니다.

<녹취>주민 : "도와주세요. 도와주세요. 여기 이 사람은 여기서 살 수 없어요."

인접한 도미니카공화국으로 탈출하려는 행렬도 늘고 있습니다.

부상자를 쉬지 않고 후송해도 보내지는 사람보다 밀려드는 사람이 더 많습니다.

눈물과 한숨으로 뒤덮인 아이티.

악몽과도 같은 이 상황이 어떻게든 끝나길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양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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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천 명 매장…눈물과 한숨으로 뒤덮힌 아이티
    • 입력 2010-01-15 20:33:20
    뉴스타임
<앵커 멘트> 사상 최악의 강진이 휩쓸고 간 아이티는 공포와 통곡으로 뒤덮여 있습니다. 도시 전체가 묘지로 변해가는 가운데 한 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한 피 말리는 구조작업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보도에 김양순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진 발생 사흘째. 아이티의 수도 포르토프랭스는 집단 묘지로 변해버렸습니다. 건물 잔해 속에서는 시신들이 잇달아 실려 나오고 시신 안치소로 변한 도심 광장에는 산처럼 시신들이 쌓이고 있습니다. <녹취>엘로이자(생존자) : "나의 모든 가족들이 죽었어요. 나의 조카딸, 여동생, 이모 그리고 엄마까지 죽었어요. 내 집은 파괴됐고 살 곳이 없어요." 무너진 집 앞에도, 도로 한가운데도, 사람들이 다니는 길가에도 천으로만 덮어놓은 시신들이 즐비합니다. 최대 10만 명이 숨졌을 것이란 추산까지 나오지만 지금까지 매장된 시신은 7천구. 아직 수습하지 못한 수만 구의 시신은 빠른 속도로 부패하고 있습니다. <녹취>지미(생존자) : "왜 대통령은 우리를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습니까?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우리가 할 수 있는게 뭐가 있습니까? 우리는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트럭이 필요하다구요!" 혹시라도 가족이 살아 있을까 무너진 건물 아래를 맨손으로 파헤쳐 보지만 발견되는 건 절망뿐입니다. <녹취>CNN 방송 : "차마 시청자들에게 보여줄 수가 없군요. 소녀인 줄 알고 잡아당겼더니 시신이네요. 구조하려던 소녀 옆에 시신이 있었어요."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대야할지 참혹한 현장에서 실종자를 찾는 작업은 더디게 진행되고, 시간이 지나면서 매몰된 부상자들이 눈 앞에서 죽어갑니다. <녹취>샘 그레이(미국 구조팀) : "불행하게도 우리는 모든 사람들에게 갈 수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 있는 한 계속해서 구조하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간신히 목숨을 건진 사람들도 살 길이 막막합니다. 생존자들이 거리로, 거리로 쏟아지며 시내 곳곳에는 난민촌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구호물자를 먼저 차지하기 위해 아귀다툼을 벌입니다. <녹취>주민 : "도와주세요. 도와주세요. 여기 이 사람은 여기서 살 수 없어요." 인접한 도미니카공화국으로 탈출하려는 행렬도 늘고 있습니다. 부상자를 쉬지 않고 후송해도 보내지는 사람보다 밀려드는 사람이 더 많습니다. 눈물과 한숨으로 뒤덮인 아이티. 악몽과도 같은 이 상황이 어떻게든 끝나길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양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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