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키워드] 비운의 아이티

입력 2010.01.20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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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처럼 아이티는 강진의 여파로 참담한 상황인데요.



계속된 정치불안과 자연재해로 빈곤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비운의 땅 ’아이티’는 과연 어떤 곳인지 뉴스키워드에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프랑스령 식민지였으나, 1804년 중남미 최초로 노예혁명으로 독립을 쟁취한 자랑스런 역사를 가진 곳.



한 때 울창한 삼림과 사탕수수와 커피 재배로 매우 풍요로웠던 땅.



하지만 현재 아이티는 전 인구의 70%가 하루 2달러 미만으로 살아가는 최빈국으로 전락했습니다.



진흙에 소금과 마가린을 섞어 만든 ’진흙 쿠키’로 하루를 연명하는 아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인터뷰> 찰린 두마스 : “엄마가 요리를 해 주지 않을때는 이걸 많이 먹어요.”



가난의 주요인은 계속된 정치불안입니다.



미국의 지원을 받은 뒤발리에 부자의 장기 독재.



이후 1990년, 첫 민주 선거를 통해 가톨릭 사제 출신인 아리스티드가 대통령에 당선됐지만, 아이티인의 희망으로 부상했던 그도 부정부패에서 자유롭지 못해 축출됐습니다.



거듭된 군사 쿠데타로 정치 안정은 꿈도 꾸지 못했고, 2004년 유엔평화유지군이 들어온 뒤 지난 2006년 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아이티를 어렵게 이끌고 있습니다.



자연도 아이티를 외면했습니다.



원주민 말로 ’높은 산의 땅’이라는 의미의 아이티는 원래 국토의 60퍼센트가 산악지대였지만, 계속된 산림 채벌로 이제는 사방을 둘러봐도 나무 한그루를 찾아보기 힘들게 됐습니다.



허리케인이 통과할 때마다 어김없이 대규모 홍수와 산사태를 겪는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2004년에는 3천여명, 한달새 허리케인 4개가 강타한 지난 2008년에는 3백명 이상이 목숨을 잃고, 온 국토가 황폐해졌습니다.



<인터뷰> 세라니 노엘(홍수 이재민) : “우리는 모든 것을 잃었어요. 농장도 없고 집도 없어요.”



현재 미국과 프랑스 등 전세계 주요 국가들이 지진으로 폐허가 된 아이티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그 속내가 순수하지만은 않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카리브해의 지정학적 요충지인 아이티에서의 영향력 선점을 노리고 있다는 겁니다.



지진이 강타한 아이티에선 살기위해 약탈과 총격까지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비운의 아이티에 또다시 슬픔과 분노의 역사가 되풀이되는 건 아닌지, 아이티 국민들의 마음은 무너진 건물 잔해더미만큼이나 무겁습니다.



지금까지 뉴스키워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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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키워드] 비운의 아이티
    • 입력 2010-01-20 14:43:58
    지구촌뉴스

<앵커 멘트>

이처럼 아이티는 강진의 여파로 참담한 상황인데요.

계속된 정치불안과 자연재해로 빈곤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비운의 땅 ’아이티’는 과연 어떤 곳인지 뉴스키워드에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프랑스령 식민지였으나, 1804년 중남미 최초로 노예혁명으로 독립을 쟁취한 자랑스런 역사를 가진 곳.

한 때 울창한 삼림과 사탕수수와 커피 재배로 매우 풍요로웠던 땅.

하지만 현재 아이티는 전 인구의 70%가 하루 2달러 미만으로 살아가는 최빈국으로 전락했습니다.

진흙에 소금과 마가린을 섞어 만든 ’진흙 쿠키’로 하루를 연명하는 아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인터뷰> 찰린 두마스 : “엄마가 요리를 해 주지 않을때는 이걸 많이 먹어요.”

가난의 주요인은 계속된 정치불안입니다.

미국의 지원을 받은 뒤발리에 부자의 장기 독재.

이후 1990년, 첫 민주 선거를 통해 가톨릭 사제 출신인 아리스티드가 대통령에 당선됐지만, 아이티인의 희망으로 부상했던 그도 부정부패에서 자유롭지 못해 축출됐습니다.

거듭된 군사 쿠데타로 정치 안정은 꿈도 꾸지 못했고, 2004년 유엔평화유지군이 들어온 뒤 지난 2006년 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아이티를 어렵게 이끌고 있습니다.

자연도 아이티를 외면했습니다.

원주민 말로 ’높은 산의 땅’이라는 의미의 아이티는 원래 국토의 60퍼센트가 산악지대였지만, 계속된 산림 채벌로 이제는 사방을 둘러봐도 나무 한그루를 찾아보기 힘들게 됐습니다.

허리케인이 통과할 때마다 어김없이 대규모 홍수와 산사태를 겪는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2004년에는 3천여명, 한달새 허리케인 4개가 강타한 지난 2008년에는 3백명 이상이 목숨을 잃고, 온 국토가 황폐해졌습니다.

<인터뷰> 세라니 노엘(홍수 이재민) : “우리는 모든 것을 잃었어요. 농장도 없고 집도 없어요.”

현재 미국과 프랑스 등 전세계 주요 국가들이 지진으로 폐허가 된 아이티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그 속내가 순수하지만은 않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카리브해의 지정학적 요충지인 아이티에서의 영향력 선점을 노리고 있다는 겁니다.

지진이 강타한 아이티에선 살기위해 약탈과 총격까지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비운의 아이티에 또다시 슬픔과 분노의 역사가 되풀이되는 건 아닌지, 아이티 국민들의 마음은 무너진 건물 잔해더미만큼이나 무겁습니다.

지금까지 뉴스키워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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