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장려금 받으려고 국내 원정출산 ‘기현상’

입력 2010.01.20 (20:3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원정 출산은 보통 아기를 낳으러 해외로 나가는 경우를 말했는데요.

요즘엔 국내 원정 출산도 등장했답니다.

바로 출산장려금 때문인데요.

출산장려금을 많이 주는 지역으로 허위 전입신고를 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하송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울 강서구에 사는 윤 모씨는 셋째를 갖자마자 시댁이 있는 분당으로 주소지를 옮겼습니다.

분당에선 출산장려금 100만원과, 취학 전까지 매달 10만 원씩 양육비가 지원돼섭니다.

<인터뷰> 윤00(서울시 강서구 거주) : "전입신고만 하면 돈 100만 원을 받을 수 있는데 안 옮길 이유가 없었어요."

출산장려금을 쫓는 원정출산은 강원도에서 특히 성행하고 있습니다.

첫째부터 출산장려금 20만원을 지급하는 고성군의 경우 지난 2007년 이래 출생신고를 한 98명 중 대다수가 도내 큰 도시나 수도권에서 전입해왔습니다.

주민들은 몇년간 이 마을에서 아이가 태어난 걸 본적이 없다고 말합니다.

<녹취> 주민 : "아이 울음소리를 들을 수가 없어요."

<인터뷰> 고성군 보건소 관계자 : "출생신고를 여기서 해도 금방 이사 가는 경우도 있는데 돈만 받고 다른 곳으로 간 거죠."

국내 원정출산이 늘고 있는 건 지역마다 천차만별인 출산 장려금 때문입니다.

셋째아이의 경우 경남 마산시는 부산 영도구보다 150배 많은 740만 원이 지원되고, 서울의 경우도 네째아이 기준으로 성북구는 20만 원, 강남구는 1000만원이 지급됩니다.

<인터뷰> 홍성애(경기도 수원시 율전동) : "어디는 주고 어디는 안 주는지. 주소 이전하면 받을 수 있는 거니까 할 수만 있다면 저도 하고 싶어요."

뒤늦게 강원도에선 출산장려금을 한번에 주지 않고 여러차례 나눠 지급하는 궁여지책을 도입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안진석(강원도 사무관) : "12번 혹은 36번으로 나눠서 지급하는 방법으로 점차 개선해 나가고 있습니다."

출생률을 높이기 위해 만들어진 출산 장려금.

그 의미는 퇴색하고, 원정 출산족만 양산하는 기현상을 빚고 있습니다.

KBS 뉴스 하송연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출산장려금 받으려고 국내 원정출산 ‘기현상’
    • 입력 2010-01-20 20:34:19
    뉴스타임
<앵커 멘트> 원정 출산은 보통 아기를 낳으러 해외로 나가는 경우를 말했는데요. 요즘엔 국내 원정 출산도 등장했답니다. 바로 출산장려금 때문인데요. 출산장려금을 많이 주는 지역으로 허위 전입신고를 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하송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울 강서구에 사는 윤 모씨는 셋째를 갖자마자 시댁이 있는 분당으로 주소지를 옮겼습니다. 분당에선 출산장려금 100만원과, 취학 전까지 매달 10만 원씩 양육비가 지원돼섭니다. <인터뷰> 윤00(서울시 강서구 거주) : "전입신고만 하면 돈 100만 원을 받을 수 있는데 안 옮길 이유가 없었어요." 출산장려금을 쫓는 원정출산은 강원도에서 특히 성행하고 있습니다. 첫째부터 출산장려금 20만원을 지급하는 고성군의 경우 지난 2007년 이래 출생신고를 한 98명 중 대다수가 도내 큰 도시나 수도권에서 전입해왔습니다. 주민들은 몇년간 이 마을에서 아이가 태어난 걸 본적이 없다고 말합니다. <녹취> 주민 : "아이 울음소리를 들을 수가 없어요." <인터뷰> 고성군 보건소 관계자 : "출생신고를 여기서 해도 금방 이사 가는 경우도 있는데 돈만 받고 다른 곳으로 간 거죠." 국내 원정출산이 늘고 있는 건 지역마다 천차만별인 출산 장려금 때문입니다. 셋째아이의 경우 경남 마산시는 부산 영도구보다 150배 많은 740만 원이 지원되고, 서울의 경우도 네째아이 기준으로 성북구는 20만 원, 강남구는 1000만원이 지급됩니다. <인터뷰> 홍성애(경기도 수원시 율전동) : "어디는 주고 어디는 안 주는지. 주소 이전하면 받을 수 있는 거니까 할 수만 있다면 저도 하고 싶어요." 뒤늦게 강원도에선 출산장려금을 한번에 주지 않고 여러차례 나눠 지급하는 궁여지책을 도입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안진석(강원도 사무관) : "12번 혹은 36번으로 나눠서 지급하는 방법으로 점차 개선해 나가고 있습니다." 출생률을 높이기 위해 만들어진 출산 장려금. 그 의미는 퇴색하고, 원정 출산족만 양산하는 기현상을 빚고 있습니다. KBS 뉴스 하송연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