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의 새 고통 ‘지진 고아’

입력 2010.01.20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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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번 지진으로, 무려 10만명의 아이티 어린이들이 부모를 잃고 말았습니다.

목숨은 건졌지만, 앞날이 막막합니다.

이들의 딱한 처지를 한창록 특파원이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어린이들이 어디론가 뛰기 시작합니다.

구호단체가 마을 어귀에 떨어뜨리고 간 비스켓 두 상자와 물 한 상자 때문입니다.

턱없이 부족한 비스켓을 놓고 이 어린이들간에 생존을 위한 투쟁이 벌어집니다.

한바탕 소동이 끝난 후 한쪽 구석,

몇몇이 울고 있습니다.

생존 투쟁은 커녕 제대로 의사표현조차 어려운 어린 아이들입니다.

투쟁에서 이긴 어린이들도 이렇게 밀린 이들도 모두 이번 지진으로 부모를 잃은 이른바 지진 고아들입니다.

<녹취>패시피에(8세) : "아무 것이나 주세요. 배가 고파요."

이처럼 먹을 것을 달라고 모여든 어린이들에게 물어봤습니다.

이번 지진으로 부모가 사망한 사람이 있느냐고...

상처도 덧난 채 온종일 먹을 것 찾기에 바쁜 지진 고아들...

이번 지진으로 10만명이 생겨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기존 고아수만도 38만명으로 추산되던 터입니다.

빈물통 하나씩을 들고 시내를 배회하는 제마도 그 가운데 하나입니다.

<녹취>제마(9세) : "어머니는 죽었고 아빠는 집에 없어요."

제마와 친구들이 가는 곳은 근처의 유엔군 기지앞.

마실 물이나 음식을 얻어 볼 요량이었지만 현실은 그리 만만치 않았습니다.

실망한 채 살고 있는 천막촌으로 돌아왔지만 기다리는 건 접시에 말라붙어 있는 음식 찌꺼기 뿐,

오늘도 누추한 넝마 속에서 잠을 청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녹취>제마(9세) : "먹을 것이 아무 것도 없어요."

지금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그 어떤 위로의 말보다 물 한모금, 빵 한 조각입니다.

아이티 포르토프랭스에서 KBS 뉴스 한창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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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티의 새 고통 ‘지진 고아’
    • 입력 2010-01-20 21:58:30
    뉴스 9
<앵커 멘트> 이번 지진으로, 무려 10만명의 아이티 어린이들이 부모를 잃고 말았습니다. 목숨은 건졌지만, 앞날이 막막합니다. 이들의 딱한 처지를 한창록 특파원이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어린이들이 어디론가 뛰기 시작합니다. 구호단체가 마을 어귀에 떨어뜨리고 간 비스켓 두 상자와 물 한 상자 때문입니다. 턱없이 부족한 비스켓을 놓고 이 어린이들간에 생존을 위한 투쟁이 벌어집니다. 한바탕 소동이 끝난 후 한쪽 구석, 몇몇이 울고 있습니다. 생존 투쟁은 커녕 제대로 의사표현조차 어려운 어린 아이들입니다. 투쟁에서 이긴 어린이들도 이렇게 밀린 이들도 모두 이번 지진으로 부모를 잃은 이른바 지진 고아들입니다. <녹취>패시피에(8세) : "아무 것이나 주세요. 배가 고파요." 이처럼 먹을 것을 달라고 모여든 어린이들에게 물어봤습니다. 이번 지진으로 부모가 사망한 사람이 있느냐고... 상처도 덧난 채 온종일 먹을 것 찾기에 바쁜 지진 고아들... 이번 지진으로 10만명이 생겨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기존 고아수만도 38만명으로 추산되던 터입니다. 빈물통 하나씩을 들고 시내를 배회하는 제마도 그 가운데 하나입니다. <녹취>제마(9세) : "어머니는 죽었고 아빠는 집에 없어요." 제마와 친구들이 가는 곳은 근처의 유엔군 기지앞. 마실 물이나 음식을 얻어 볼 요량이었지만 현실은 그리 만만치 않았습니다. 실망한 채 살고 있는 천막촌으로 돌아왔지만 기다리는 건 접시에 말라붙어 있는 음식 찌꺼기 뿐, 오늘도 누추한 넝마 속에서 잠을 청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녹취>제마(9세) : "먹을 것이 아무 것도 없어요." 지금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그 어떤 위로의 말보다 물 한모금, 빵 한 조각입니다. 아이티 포르토프랭스에서 KBS 뉴스 한창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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