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릉숲은 곤충들의 왕국

입력 2010.01.20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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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500년 동안 사람의 출입이 통제된 광릉숲이 '곤충의 왕국'으로 변했습니다.

원시림이 품은 그 신비한 세계로 박순서 기자가 안내합니다.

<리포트>

장수말벌 한 마리가 꿀벌 집 앞에서 정지비행을 하고 있습니다.

꽃가루를 날라오는 꿀벌을 낚아채기 위해서입니다.

몸을 흔들어 집단 경고하던 꿀벌들이 육탄공격에 나섭니다.

몸을 내던지는 꿀벌들, 결국 장수말벌이 격추됩니다.

참나무 수액이 풍기는 단내에 곤충들이 몰려들었습니다.

배벌과 나비들이 쫓겨나고 말벌과 사슴벌레의 한판 승부가 벌어집니다.

1차전은 사슴벌레의 패배, 하지만 결국 사슴벌레의 무쇠턱에 말벌은 죽음을 맞습니다.

곤충들의 약육강식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광릉숲,

곤충은 새들의 먹이가 되기도 하고, 나무에서 먹고 자라며 알을 낳아 숲의 순환을 돕습니다.

일주일의 번식을 위해 7년을 애벌레로 기다리는 매미는 곤충의 삶과 죽음을 잘 보여줍니다.

성충이 된다 해도 짧게는 하루, 길어야 여름 한철을 사는 곤충들, 4억 년을 버텨오면서 터득한 생존 기술로 탄생과 번식, 그리고 죽음을 되풀이합니다.

하지만, 숲 가까이에 사람들이 몰려들고 인공 불빛이 밝혀지면서 곤충들의 생존도 위험에 놓였습니다.

불빛에 끌려 숲 밖으로 나갔다가 죽음을 맞기도 합니다.

천연기념물 장수하늘소도 2008년 죽어 있는 한 마리를 마지막으로 발견되지 않고 있습니다.

곤충이 사라지면 새가 사라지고 나무와 숲도 살아갈 수 없습니다.

KBS 뉴스 박순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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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릉숲은 곤충들의 왕국
    • 입력 2010-01-20 21:58:48
    뉴스 9
<앵커 멘트> 500년 동안 사람의 출입이 통제된 광릉숲이 '곤충의 왕국'으로 변했습니다. 원시림이 품은 그 신비한 세계로 박순서 기자가 안내합니다. <리포트> 장수말벌 한 마리가 꿀벌 집 앞에서 정지비행을 하고 있습니다. 꽃가루를 날라오는 꿀벌을 낚아채기 위해서입니다. 몸을 흔들어 집단 경고하던 꿀벌들이 육탄공격에 나섭니다. 몸을 내던지는 꿀벌들, 결국 장수말벌이 격추됩니다. 참나무 수액이 풍기는 단내에 곤충들이 몰려들었습니다. 배벌과 나비들이 쫓겨나고 말벌과 사슴벌레의 한판 승부가 벌어집니다. 1차전은 사슴벌레의 패배, 하지만 결국 사슴벌레의 무쇠턱에 말벌은 죽음을 맞습니다. 곤충들의 약육강식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광릉숲, 곤충은 새들의 먹이가 되기도 하고, 나무에서 먹고 자라며 알을 낳아 숲의 순환을 돕습니다. 일주일의 번식을 위해 7년을 애벌레로 기다리는 매미는 곤충의 삶과 죽음을 잘 보여줍니다. 성충이 된다 해도 짧게는 하루, 길어야 여름 한철을 사는 곤충들, 4억 년을 버텨오면서 터득한 생존 기술로 탄생과 번식, 그리고 죽음을 되풀이합니다. 하지만, 숲 가까이에 사람들이 몰려들고 인공 불빛이 밝혀지면서 곤충들의 생존도 위험에 놓였습니다. 불빛에 끌려 숲 밖으로 나갔다가 죽음을 맞기도 합니다. 천연기념물 장수하늘소도 2008년 죽어 있는 한 마리를 마지막으로 발견되지 않고 있습니다. 곤충이 사라지면 새가 사라지고 나무와 숲도 살아갈 수 없습니다. KBS 뉴스 박순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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