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헌혈로 이웃 사랑을

입력 2010.01.21 (07:26) 수정 2010.01.21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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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대석 객원 해설위원(한국보건의료연구원 원장)]



새해 벽두부터 수술실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부족한 수술용 혈액이 신종플루에 이어 혹한까지 겹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하루 이틀을 넘기기 어려운 상황까지 이르렀습니다. 2003년 이후 매년 조류독감과 같은 전염병의 유행으로 군인과 학생들의 단체헌혈이 줄면서 국민건강을 크게 위협하고 있습니다.



수술실은 치열한 전투장입니다. 생명이 왔다 갔다 하는 사람들을 구해내는 의사들에게 가장 중요한 도구는 혈액입니다. 응급 환자나 심장수술, 간이식 등 주요 장기의 수술을 받는 환자의 경우 많은 양의 혈액이 필요합니다. 충분한 혈액이 확보되지 않으면, 의료진이 안심하고 수술을 시행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혈액은 아직 인공적으로 만들 수 있거나 대체할 물질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첨단과학의 시대를 사는 지금까지도 수혈에 필요한 혈액과 혈장은 인공적으로 만들어 낼 수가 없어 사람의 몸에서 직접 채취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 혈액은 살아있는 세포로 구성돼 오랫동안 보존할 수 없습니다.



혈액제제의 유효기간은 채혈일로부터 약 1개월이지만, 농축혈소판은 2-3일에 불과합니다. 이처럼 혈액은 장기간 보관할 수 없기 때문에 혈액이 필요한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 데에는 지속적인 헌혈만이 방법입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알부민 등 혈액 제제의 원료가 되는 혈장 공급이 매우 부족해서 필요량의 대부분을 수입하고 있습니다. 수입 혈액의 안전성 여부는 생산 국가에 의존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안전성을 보장하기가 어렵습니다. 특히 중국에서 수입하는 혈액이 문제가 됩니다. 중국은 매혈이 일반화되어 있고 에이즈 감염자도 증가하고 있는데다 혈액의 품질 관리가 철저히 이루어지지 않아 혈액 매개 질환으로부터 안전성이 떨어집니다.



응급상황에서는 제대로 검증하지 못한 상태에서 혈액이 이용될 수 있기 때문에 수입 혈액을 사용하는 것은 국내 혈액을 사용하는 것보다 위험성이 큽니다. 노령 환자일수록 수혈의 필요성이 증가합니다. 우리나라는 앞으로 주요 헌혈층인 10-20대는 감소하고 노령층이 증가함에 따라 혈액의 수요는 증가하고 공급은 감소할 우려가 있습니다.



우리는 언제 수혈을 받을 상황에 처할 지 모릅니다. 건강할 때 헌혈하는 것은 자신과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더 나아가 모두를 위한 사랑의 실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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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헌혈로 이웃 사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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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0-01-21 07:37:47
    뉴스광장 1부
[허대석 객원 해설위원(한국보건의료연구원 원장)]

새해 벽두부터 수술실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부족한 수술용 혈액이 신종플루에 이어 혹한까지 겹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하루 이틀을 넘기기 어려운 상황까지 이르렀습니다. 2003년 이후 매년 조류독감과 같은 전염병의 유행으로 군인과 학생들의 단체헌혈이 줄면서 국민건강을 크게 위협하고 있습니다.

수술실은 치열한 전투장입니다. 생명이 왔다 갔다 하는 사람들을 구해내는 의사들에게 가장 중요한 도구는 혈액입니다. 응급 환자나 심장수술, 간이식 등 주요 장기의 수술을 받는 환자의 경우 많은 양의 혈액이 필요합니다. 충분한 혈액이 확보되지 않으면, 의료진이 안심하고 수술을 시행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혈액은 아직 인공적으로 만들 수 있거나 대체할 물질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첨단과학의 시대를 사는 지금까지도 수혈에 필요한 혈액과 혈장은 인공적으로 만들어 낼 수가 없어 사람의 몸에서 직접 채취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 혈액은 살아있는 세포로 구성돼 오랫동안 보존할 수 없습니다.

혈액제제의 유효기간은 채혈일로부터 약 1개월이지만, 농축혈소판은 2-3일에 불과합니다. 이처럼 혈액은 장기간 보관할 수 없기 때문에 혈액이 필요한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 데에는 지속적인 헌혈만이 방법입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알부민 등 혈액 제제의 원료가 되는 혈장 공급이 매우 부족해서 필요량의 대부분을 수입하고 있습니다. 수입 혈액의 안전성 여부는 생산 국가에 의존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안전성을 보장하기가 어렵습니다. 특히 중국에서 수입하는 혈액이 문제가 됩니다. 중국은 매혈이 일반화되어 있고 에이즈 감염자도 증가하고 있는데다 혈액의 품질 관리가 철저히 이루어지지 않아 혈액 매개 질환으로부터 안전성이 떨어집니다.

응급상황에서는 제대로 검증하지 못한 상태에서 혈액이 이용될 수 있기 때문에 수입 혈액을 사용하는 것은 국내 혈액을 사용하는 것보다 위험성이 큽니다. 노령 환자일수록 수혈의 필요성이 증가합니다. 우리나라는 앞으로 주요 헌혈층인 10-20대는 감소하고 노령층이 증가함에 따라 혈액의 수요는 증가하고 공급은 감소할 우려가 있습니다.

우리는 언제 수혈을 받을 상황에 처할 지 모릅니다. 건강할 때 헌혈하는 것은 자신과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더 나아가 모두를 위한 사랑의 실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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