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세계속으로] 방글라데시 비소오염

입력 2010.01.22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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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의 한 시골마을 논물이 붉게 물들어 있습니다.

물이 중금속에 심하게 오염돼있기 때문입니다.

이 물로 여인들은 빨래를 합니다.

바로 옆 펌프에서는 사람들이 물을 퍼가고 직접 마시기도 합니다.

문제는 이 물이 비소에 오염돼 있다는 점입니다.

<인터뷰>크리스노 쫀드로 라이(라즈노뿔 마을 주민) : “(이 물을 마시면 몸에 이상이 생긴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요?) 예, 비소가 섞인 물을 마시면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긴다는 걸 알고 있어요.”

사람들은 비소에 오염돼 있는 줄 알면서도 마실 물이 없어 이 물을 마십니다.

비소는 서서히 인체에 쌓여 피부병, 피부암, 신경계통 병 등을 일으켜 결국 죽음에 이르게 합니다.

국제기구가 정한 안전한 비소 농도 기준은 10ppb 이하.

하지만 방글라데시의 많은 시골 마을 지하수에서 검출된 비소농도는 300~400ppb에 달합니다.

샷바리아 마을의 샤이눌 씨입니다.

목과 뺨 곳곳에 피부발진이 생겼습니다.

큰 아들도 마찬가집니다.

비소 중독입니다.

<인터뷰>샤이눌 베굼(샷바리야 마을 주민) : “지난주에 수도 다카에서 의사선생님이 오셨었는데, 큰아들이 중독됐다고 하셨어요. 저희 옆집에도 큰아들이 비소 중독에 걸려 있어요. ”

샤이눌 씨는 뒤늦게 환경 단체의 도움으로 정수기를 설치했습니다.

정수기의 초기 설치비용만 4만원.

1~2년에 한 번 정수기 필터를 교체하는데 또 2만원의 비용이 듭니다.

1인당 GDP가 1400달러도 되지 않는 방글라데시 국민들로선 이런 정수기를 직접 사는 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인터뷰>무하맏 럼잔 세이크(바겔핫 삘정골 비리바리 마을 주민) : “(정수기 설치나 필터 사용이 어렵나요?) 아니요, 가능하지 않습니다”

주민들은 대안으로 빗물을 받아 마시기도 하지만 마을 주민들이 함께 쓰기엔 양이 너무나 작습니다.

더 깊은 곳에 관을 심어 오염이 덜 된 지하수를 끌어올려 쓰기도 하지만, 이 방법 역시 임시방편일 뿐입니다.

<인터뷰>무하마드 이핫 알리(샷바리아 마을 주민) : “저희 마을에 관우물 몇 개를 만들었었는데, 물에 소금기가 많아서 6개월 정도 사용하면 부식돼 버려요. 그나마 있는 관우물에서도 비소가 검출됐습니다.”

이 같은 이유로 정수되지 않은 물을 사람들이 그냥 마시면서 국민 3분의 2에 해당하는 8천만 명이 비소중독(위험에 노출됐다는게)이라는 게 민간단체인 농촌진흥위원회의 판단입니다.

방글라데시의 식수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없는걸까?

환경단체들마저 뚜렷한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사이 세계 물 전쟁은 이미 이곳 방글라데시에서 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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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릭 세계속으로] 방글라데시 비소오염
    • 입력 2010-01-22 14:2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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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의 한 시골마을 논물이 붉게 물들어 있습니다. 물이 중금속에 심하게 오염돼있기 때문입니다. 이 물로 여인들은 빨래를 합니다. 바로 옆 펌프에서는 사람들이 물을 퍼가고 직접 마시기도 합니다. 문제는 이 물이 비소에 오염돼 있다는 점입니다. <인터뷰>크리스노 쫀드로 라이(라즈노뿔 마을 주민) : “(이 물을 마시면 몸에 이상이 생긴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요?) 예, 비소가 섞인 물을 마시면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긴다는 걸 알고 있어요.” 사람들은 비소에 오염돼 있는 줄 알면서도 마실 물이 없어 이 물을 마십니다. 비소는 서서히 인체에 쌓여 피부병, 피부암, 신경계통 병 등을 일으켜 결국 죽음에 이르게 합니다. 국제기구가 정한 안전한 비소 농도 기준은 10ppb 이하. 하지만 방글라데시의 많은 시골 마을 지하수에서 검출된 비소농도는 300~400ppb에 달합니다. 샷바리아 마을의 샤이눌 씨입니다. 목과 뺨 곳곳에 피부발진이 생겼습니다. 큰 아들도 마찬가집니다. 비소 중독입니다. <인터뷰>샤이눌 베굼(샷바리야 마을 주민) : “지난주에 수도 다카에서 의사선생님이 오셨었는데, 큰아들이 중독됐다고 하셨어요. 저희 옆집에도 큰아들이 비소 중독에 걸려 있어요. ” 샤이눌 씨는 뒤늦게 환경 단체의 도움으로 정수기를 설치했습니다. 정수기의 초기 설치비용만 4만원. 1~2년에 한 번 정수기 필터를 교체하는데 또 2만원의 비용이 듭니다. 1인당 GDP가 1400달러도 되지 않는 방글라데시 국민들로선 이런 정수기를 직접 사는 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인터뷰>무하맏 럼잔 세이크(바겔핫 삘정골 비리바리 마을 주민) : “(정수기 설치나 필터 사용이 어렵나요?) 아니요, 가능하지 않습니다” 주민들은 대안으로 빗물을 받아 마시기도 하지만 마을 주민들이 함께 쓰기엔 양이 너무나 작습니다. 더 깊은 곳에 관을 심어 오염이 덜 된 지하수를 끌어올려 쓰기도 하지만, 이 방법 역시 임시방편일 뿐입니다. <인터뷰>무하마드 이핫 알리(샷바리아 마을 주민) : “저희 마을에 관우물 몇 개를 만들었었는데, 물에 소금기가 많아서 6개월 정도 사용하면 부식돼 버려요. 그나마 있는 관우물에서도 비소가 검출됐습니다.” 이 같은 이유로 정수되지 않은 물을 사람들이 그냥 마시면서 국민 3분의 2에 해당하는 8천만 명이 비소중독(위험에 노출됐다는게)이라는 게 민간단체인 농촌진흥위원회의 판단입니다. 방글라데시의 식수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없는걸까? 환경단체들마저 뚜렷한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사이 세계 물 전쟁은 이미 이곳 방글라데시에서 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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